나의 산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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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가을비가 오는 산속,,(7)

영혼의 수도자 2024. 11. 11. 04:23

오후 3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을날 비가 오는 산속은 적막하고 기분이 좀 그렇다, 오후 5시가 되었는데 벌써 어둠이 찾아온다,

태양광은 어제부터 날씨가 흐려서 충전이 되지 않아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잠자고 있던 창고의 발전기를 오랜만에 켰다,

 

발전기 용량은 7.5 kw이지만 실제로는 5kw 용량의 전기만 나온다, 그래도 집안의 전등을 다 켜기로 한다, <실제론 전기를 아끼는 습관 때문에 거실에 있는 LED등 하나만 켰다> 라디오도 켜고, 냉장고도 켜고, 보일러도 가동시킨다, 갑자기 부자가 된 기분이다,

 

도시 문명의 편리함에 길들어져 있는 나에게 전기가 없는 산속생활은 좀 불편하다,

그래도 보통 때는 부엌과 거실, 화장실 등 부분적으로 전기를 켜고 절약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시간 동안만 냉장고를 가동시킨다,

 

산속에 비가 내리면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소파에 누워서 음악을 듣다가 아침 잠을 즐긴다, 약 한 시간 동안 즐긴 달콤한 아침 잠은 몸을 개운하게 하고 기분과 정신을 맑게 한다,

 

모카포트로 내린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창밖으로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보는데, 문득 산에 송이버섯이 나왔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커피를 마신 후 등산 잠바로 갈아 입고, 물 한 통을 배낭 속에 넣고 산행을 한다, 내가 사는 산은 가팔라서 지팡이를 필수품으로 가져가야 한다, 비가 오니까 개들은 나를 따라 오지 않는다,

 

매일 매일 8일 동안 산속을 헤매고 다니다 보니 다리는 튼튼해지고 건강해졌지만 참 피곤하다,

그래도 저녁에는 8시만 되면 깊은 잠을 자게 되고, 건강식을 내가 직접 요리해서 먹으니 혈압과 당뇨도 좋아졌다, 사실 내 건강에 제일 염려되는 부분이 무릎인데, 산에 매일 오르다 보니 무릎이 아프지 않은 것이 가장 기분이 좋다, 

 

비가 많이 오니까 송이와 낙엽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다 평소에 내가 잘 다니지 않는 산길을 걸어 내려오는데, 

길 옆에 3개의 송이버섯이 보인다, 그래서 반가워서 주위를 살펴 보니 근처에 또 송이버섯이 10개가 보인다,

 

와 대박이다, 이럴 수가, 매일 많은 비가 내리니까 송이버섯이 나지 않는 곳에서 송이버섯이 떼로 나왔다,

빗속에 송이버섯을 이렇게 한 곳에서 발견하는 건 흡사 금광을 발견한 금광 탐사꾼과 같은 심정이리라,

 

조심 조심 송이버섯을 캐서 배낭에 넣는데, 참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