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강원도 산속에 봄이 오는 소리,,(1)

영혼의 수도자 2023. 2. 24. 19:30

지금 강원도 산속은 낮의 온도가 10도가 되면서 꽁꽁 얼었던 산속의 개울과 집 마당에 쌓여 있던 눈들이 녹기 시작한다,  지붕 위에도 쌓여 있던 눈들이 녹아서 처마 밑으로 떨어진다,

 

나무들도 벌써 꽃눈이 터지면서 꽃망울<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를 터트릴 것 같은 봄 기운을 풍기고, 산밑의 매화밭에서는 매화꽃들이 피어나서 매화꽃 향을 휘뿌리고 있다,

 

오후 3시경, 산 입구에 있는 사과밭과 감나무에 전지를 하러 갔는데, 나무들은 벌써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감나무와 사과나무,대추나무 , 그리고 꾸찌뽕 나무들을 전지가위와 톱으로 자르고 가지치기를하는데, 개울에 살고 있는 개구리들이 산에서 내려와 떼창으로 노래하고 있다,

 

해마다 봄이 오면 경험하는 일이지만 신기한 것은 산속이나 개울물 속에 살던 개구리들이 이른 봄철이 되면 논에 고인 물속이나 개울물 속에서 짝짓기를 하려고 낮이나 밤이나 개골개골 하며, 온 계곡이 떠들석하게 울어대는 것이다,

 

이때의 개구리들은 산개구리가 제일 많고, 토종 개구리, 청개구리, 참개구리 등이 함께 몰려와 노래한다, 개구리 종류에 따라 울음 소리도 다르다, 그래서 더욱 더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는 사람들이 합창할 때 음역대별로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 엘토, 테너, 바리톤, 베이스 가수 등이 함께 어울려 멋진 하모니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파트별로 화음을 이루어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린다, 1년에 단 한 번만 경험하는 신기한 체험이다, 특히 고요한 밤중에는 더욱 더 요란하게 노래한다, 

 

난 이런 개구리떼들의 합창 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산에서 내려와 자동차에 앉아서 개구리들의 떼창을 듣는다, 조용히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개구리들의 합창 소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아름다운 교향시(詩)처럼 오래오래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렇게 요란스럽게 합창하고 노래하다가 어느 순간에 싹 다 사라진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도 없고 알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를 강원도 산골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신비한 세계가 오염되지 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속에서 지금도 존재한다,

 

움싹이 돋아난 것을 보니 올해는 봄이 예년에 비해 더 빨리 오는 것 같다, 이제부터 산속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것이다,

겨울이 휴식의 시간이라면 봄부터 가을까지는 바쁘게 일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올 봄에 해야할 일들을 순서대로 그냥 적어본다,

 

첫 번째, 내 영혼의 쉼터에 작년에 잘라 놓은 큰 소나무 두 그루를 사이즈에 알맞게 엔진 톱으로 잘라 두어야 하고,

두 번째, 작년에 간벌 작업을 통해 베어 놓은 통나무를 엔진 톱으로 잘라서 자동차로 운반하여 집앞에 쌓아 두어야 하고,

세 번째, 산 입구에 있는 퇴비를 운반해서 사과나무와 감나무에 퇴비를 주어야 하고,

네 번째, 산속 집 앞밭에 있는 감나무에도 퇴비와 비료를 주어야 하고, 

다섯 번째, 올해 표고버섯 재배를 위해 준비해둔 약 200개의 참나무들을 옮겨서 구멍을 뜷은 다음 다시 표고버섯 재배하는 곳으로 운반해야 한다, 

여섯 번째, 겨울 동안 집안에 있던 다육이들을 집 밖으로 옮겨 놓아야 하고, 서울 집에 있는 여러 종류의 화분과 꽃을  산속으로 운반해야 한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나의 마음을 바쁘게 한다,

그리고 올해는 꼭 낚시를 해야겠다, 작년엔 너무 바빠서 좋아하는 낚시를 한번도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캠핑과 낚시는 꼭 해야 한다고 굳은 결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