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2023년 상반기(1월~7월)

봄 그리고 산속에 사는 이유들,,(5)

영혼의 수도자 2023. 5. 6. 01:00

사람들이 시골에 내려와 몇 년을 살다가 전원생활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가는, 즉 귀농에 실패하는 사례들을 유튜브를 통해 보았다, 

 

사실 도시에서 살면서 농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또 시골 생활 경험이 없어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사건들을 몇 번씩 경험하게 되면, 특히 시골 사람들의 텃세를 경험하고 나면 정나미가 떨어져 시골에서 살고픈 생각이 없어진다,

 

나도 처음 강원도 삼척의 오지 중의 오지인 이곳 산속이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거리가 먼데도 많은 고초와 어려움을 겪었는데, 너무나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들을 몇 번씩이나 경험하였다, 

 

내가 산속에 살려고 하니까 마을 번영회 회장이라는 김 OO가 매달 돈을 요구하였다, 솔직히 처음에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과 잘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을에 기부한다 생각하고 매달 50만원씩 주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 돈을 마을을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김 회장 개인 돈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이후부터 돈을 주지 않으니까 내 자동차를 뒤쫒아와 온갖 욕설을 퍼붇는 거였다, 

 

나보다 열살이나 아래이고, 동네에서 질이 아주 나쁜, 악질이라고 소문난 놈이라서 <살인미수로 교도소에서 6년을 살다 나온 전과자다>  싸우지 않고 피했었는데, 하도 욕설을 하길래, 마지막으로 경고하였다, 너 앞으로 한번만 더 나한테 이렇게 욕설을 하면 우리 사돈되는 사람이 경찰청장인데, 너를 그냥 두지 않겠다고 말하니까 그 이후부터 나한테 돈을 요구하지도 욕설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집을 지을 때도 동네의 나쁜 놈들이 내가 산속에 호화 주택을 건축한다고, <전혀 호화 주택이 아닌데도> 삼척 MBC에 고발을 해서 방송을 하고, 또 삼척시청에 민원을 넣었다, 삼척시청에서도 허가를 내주었지만 민원이 들어오니까 내가 포크레인으로 산속을 팠다는 명목으로 내게 벌금을 부과하여  200만원을 내기도 했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내가 산속에 개를 풀어 놓고 키운다고 경찰서에 고발을 해서 파출소 경찰들이 몇 번씩이나 우리 산속에  찾아와 개들을 묶어서 키우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나는 경찰들에게 내가 우리 산속에 장뇌삼과 더덕, 그리고 표고버섯 등을 재배하는데 동네의 나쁜 도둑넘들이 와서 다 훔쳐간다, 심지어 사다리도 가져가고, 개 사료와 비료도 가져가더라, 그러면 경찰이 이런 도둑을 잡아서 내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 내가 개들을 풀어 놓지 않고 묶어서 키우면 내가 없을 때 몰래 들어와서 돈이 되는 것은 다 훔쳐갈 거다, 라고 반론을 제기하니까 경찰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가곤 했었다,

 

사실 산 입구의 논에 수연과 백연을 해마다 전라도 무안에서 사가지고 와서 심어놓았는데, 해마다 이걸 모두 다 캐서 훔쳐갔다, 4년 동안 되풀이되는 도둑질에 지쳐서 그 이후부터는 논에다가 수연과 백연을 심지 않았다, 또 1년에 1200만원에서 1500만원을 투자해서  3년생 장뇌삼을 산속에 심어놓았는데, 이것도 모두 다 훔쳐가서 5년 동안 하다가 지금은 장뇌삼을 심지 않는다, 

 

그리고 진돗개 해리집 옆에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는데, 봄철과 가을철마다 내가 없는 사이에 몰래 들어와서 표고버섯을 싹쓸이해간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동네 이장한테 이야기하니까,  나보고 CCTV를 설치해서 도둑놈을 찾아 경찰서에 고발하라고 하더라, 나중에 CCTV를 설치해서 확인해보니까 동네에서 질이 안좋기로 소문난 김만수라는 나쁜 넘이다, 그래서  경찰서에 고발하지는 못하고 경고만 했었다,

 

9월 추석을 전후로 우리 산속에는 송이버섯이 많이 난다, 그런데 이 송이버섯을 동네 사람들이 80%는 다 따간다,

처음에는 기분도 나쁘고 괘씸해서 산속에 숨어서 지키다가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동네 사람들을 잡아 이곳은 사유지로 들어오면 안되는데,  왜 이곳에 들어왔느냐고 물으면, 어떤 사람들이 몰라서 들어왔다고 하면서 다시는 들어오지 않겠다고 말하며 돌아가지만 그 다음날 보면 또 송이버섯을 따러 들어온다, 그래서 지금은 포기했다, 송이버섯을 따서 맛만 보면 되지 팔 것도 아닌데, 하고 포기하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이렇듯 산속에 혹은 시골에 귀촌하게 되면 여러가지 형태의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한다, 이런 것을 대부분의 도시 사람들은 이해하지도 상상도 못하기에 참지 못하고 시골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도시로 돌아간다,

 

그리고 시골 생활은 하루 하루가 엄청난 노동을 요한다,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해서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밭에서 일해야 한다, 퇴비나 비료를 줘야 하고, 농약을 쳐야 하고, 가지치기도 해야 한다, 뜨거운 여름철에는 잡초를 뽑아야 하고, 모기나 날파리, 진드기에 물리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시골에서의 삶은 고달픔과 손해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유기농으로 힘들게 농사지은 채소나 과일들이 생각 만큼 잘 자라지도 않고 수확도 많지 않다, 나처럼 농사짓는 것을 즐겁게 여기고, 나무들이 커가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고 살지 않으면 시골의 농촌 생활은 비료, 퇴비, 농약 값도 나오지 않는 고달프고 수입이 적자인 삶을 살게 된다,

 

나는 일하는 게 좋아서 나무에 퇴비주고, 비료주고, 하는 일들이 즐거워서 힘든 줄 모르고 일하고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고행의 여정이다, 지금까지 20년 동안 산속에 살면서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지 모른다, 아마도 10억 이상의 돈을 쏟아부었을 것이다,

 

그런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건강과 행복함과 즐거움을 산속에서의 삶이 가져다준다,

내가 수천 억의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건강하지 않아서 몸이 아프거나 잘 걷지도 못하고 암에 걸려 있다면 어떤 게 더 큰  소득일까, 내가 아는 지인들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지만 암이나 지병으로 일찍 죽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행복한 삶, 건강한 삶, 그리고 즐겁고 신나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최고의  삶이라고,,,

 

산속에서 아침에 눈을 뜨게 되면 신이 난다, 오늘은 또 어떤 일부터 먼저 시작할까, 산속의 깊은 숲에서 품어 나오는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는 삶의 활기를 불어 일으킨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는 말처럼,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시골에서의 삶이 행복해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