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그리고 달콤한 휴식,,(3)
산속에 휴식이 찾아왔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육이 선반을 나 혼자서 만들었다, 이틀 동안 만든 거다,
나의 목공 기술에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작품이라고 나 자신을 칭찬하며, 보고 또 보며 기쁨에 젖어서 환호성을 지른다,
아 난 전생에 목수였던가, 아니면 천재적인 목공 기술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가, 라고 나 자신을 치켜세우면서 나를 칭찬하고 또 칭찬한다, 다육이들을 새로 만든 선반으로 옮겼는데, 그 주변과 개집 앞이 지저분하다,
그래서 이왕 시작된 다육이 옮기는 작업을 깨끗하게 마무리하자고 마음 먹고서 죽은 다육이를 심어 놓은 화분들의 흙을 깨끗히 버린 후 빈 화분들을 모아서 플라스틱 상자에 담고, 그 주변의 쓰레기 같은 것들을 모아서 커다란 비닐봉지에 담는 등 완전히 정리하고 나니까 집 마당이 깨끗하고 보기에도 좋다,
나는 참 변덕도 많고 5살 먹은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컨대 어떤 날은 기쁨에 차서 깊은 산속을 향해 '야호~' 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신이 나서 온 산속을 헤매다가도 또 어떤 날은 우울해져서 슬픔에 잠그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서도 다음 날은 두 번 다시 가기 싫다고 머리를 흔든다,
이제는 휴식이다,
김정운 교수의 <창조적 시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탄식한다,
나는 김정운 교수의 팬으로서 그를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내는 우리 시대의 몇 안 되는 천재 심리학자이면서 작가이고, 철학자이면서 화가이다,
김정운 교수의 책을 읽다 보면 재치있는 표현 속에 날카로운 메시지가 숨겨져 있는데, 인간의 알쏭 달쏭한 내면의 본질을 한마디로 딱 잘라서 논평해준다,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와 슬플 때, 등 인간의 마음을 해부학자처럼 잘 알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때로는 그가 깨달음을 얻은 현자(賢者) 같기도 하고, 선구자 같기도 하며, 도사(道士)님 같기도 하고, 종교 지도자 같기도 하며,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면서 마치 저 높은 곳에서 세상에 내려온 신처럼 여겨진다,
50대에 대학 교수로서 특유의 입담으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인기 강사였었고, <2011년 KBS에서 조영남, 최원정 아나운서와 함께 예술가와 예술작품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토크 버라이어티 '명작 스캔들'을 진행했다>, 개인 초청 연사(演士)로서 가장 모시기 힘든 강사로 최고의 보수를 받았으며, '휴테크 성공학', '노는 만큼 성공한다', '일본 열광',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 '에디톨로지',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등의 저술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유명 인사<요즘 말로 셀럽, celebrity>가 2012년 어느 날, 나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하면서 명지대학교 교수직을 그만두고, 그림 공부를 하겠다고 일본으로 혼자서 유학을 떠났다, 일본의 교토 사가예술대에서 일본화를 전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6년 귀국 후, 여수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금오도 라는 작은 섬에 바다가 보이는 경치 좋은 부둣가에 아름답고 개성있는 멋진 집<집 이름이 미역창고이다, 나도 직접 가보고 놀랐었다,>을 지어놓고서 바닷가 산책도 하고, 작은 배를 타고 낚시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음악도 들으면서 혼자서 살고 있는 괴짜 천재 교수이다,
참으로 멋진 인생을 사는, 저 먼 곳에 있는 남자로서 부럽고 본받고 싶은, 나에게는 신과 같은 존재다,
김정운 교수의 강연과 책을 읽어 보면, 세상의 지식과 그의 철학적인 지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깊고 풍부한지, 말하고 생각하는 게 날아다닌다, 무한한 상상과 창의의 나래가 펼쳐진다고 할까, 온갖 세상 지식과 창의성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완연(完然)히 다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독일에 괴테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김정운이 있다고,,,
난 두껍고 수많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창조적 시선>을 조심스럽게 읽고 또 읽는다,
흡사 성경 공부를 할 때처럼, 그리고 맛난 음식을 제일 나중에 남겨두고 음미하며 먹듯이,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을 되새김하면서 읽는다, 책을 읽는 시간은 참 행복하다, 그리고 이런 천재와 함께 사는 세상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