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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 라 포르투나 시내,,(52)

영혼의 수도자 2024. 1. 12. 05:32

다음 날 아침, 윤사장 부부를 식당에서 만났는데, 윤사장 부인 오여사가 나를 반기며 어젯밤 매우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고 하면서 신이 나서 얘기를 해주는데,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어젯밤 9시경에 윤사장 부부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맨 꼭대기에 있는 온천장에서 온천을 즐기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두운 밤길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나란히 걸어오는데, 처음엔 외국 사람인 줄 알았단다, 그런데 한국 말이 들려 누구지? 하고 가까이에 가서 살펴 보니, 부산에서 온 대머리 교수와 그의 친구 부인이더란다,

 

이번 여행에 부산에서 4명<남자 2명, 여자 2명>이 왔다, 그런데 2명은 부부이고, 2명은 부부가 아니다, 남자 두 사람은 대학 동창으로 교수라는데, A, B로 호칭하겠다, A교수는 여행하는 첫날부터 감기에 걸려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인 행동으로 결국 나와 윤사장은 물론 모든 사람들을 감기에 걸리게 한 원인 제공자이고, 대머리 B교수는 점잖은 사람으로 2월에 정년 퇴임이란다, 그리고 함께 온 여자 두 사람은 친구 사이인데, 이들도 편의상 C, D로 호칭하겠다,

 

여자 C는 A교수의 부인으로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데 정확히 교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친구인 여자 D는 교사인데, 말이 별로 없고 2월에 명퇴한단다, 이들 네 사람은 자기들끼리 있으면 말도 많이 하고 재미있게 지내는 것 같은데, 우리 팀 모두가 모여 있을 때는 우리의 눈치를 보고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나마 성격 좋은 오여사가 2명의 여자들과 말을 섞으며 얻어낸 정보들이다,  

 

오여사는 우리 팀 모두가 안티구아에 있는 관광 상품점에 들어갔을 때 자기가 옆에서 분명히 들었다면서 얘기하는데, 여자 D가 물건을 고르며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사지 않으니까, 바로 옆에 있던 B교수가 여자 D한테 다가가 "맘에 들면 사라, 내가 사줄 테니까!"하더란다,

 

그래서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이들의 관계를 수상쩍게 생각하고 부산 팀을 한 동안 지켜보았는데, B교수를 상대로 여자 C와 D가 서로 질시하는 게 눈에 보이더란다, 여자 C가 B교수한테 잘하면 여자 D가 삐쳐서 여자 C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뚱해 있거나 멀찍이 각자 떨어져서 걸어가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타바콘 리조트에서도 그것이 여실히 드러났단다,

 

A교수는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서 아예 온천탕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그의 부인인 여자 C가 B교수한테 찰싹 달라붙여 있자, 여자 D가 삐쳐서 윤사장 부부와 내가 있는 온천장에 와서 함께 온천을 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 밤, B교수와 여자 C가 수영복 차림으로 함께 온천장에 나타난 것이다, 깊은 밤 그것도 늦은 밤에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가장 높고 인적이 없는 곳에 부부가 아닌 친구의 부인과 남편 친구가 함께 온천을 하러 온 것도 이상하고 수상한데, 두 사람의 행동이 더욱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면서 아마도 온천탕에서 거시기를 한 번 정도는 했을 거라고, 윤사장 부인은 눈알을 굴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오여사가 여자 C한테 왜 두 사람만 오고, 나머지 두 사람은 오지 않았느냐고 물으니까, 두 사람 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못왔다고 하면서, 마치 불륜 현장을 들킨 남녀처럼 몹시 어색해하며 부리나케 자기들 부부를 피해 계곡 아래로 내려가더란다, 난 나 혼자서 지내는 외로움을 말하면서 남자와 여자가 각각 오랫동안 혼자서 밤을 세우게 되면 그럴 수 있겠다고, 두 사람의 행동이 부럽기만 하더라고요,

 

오여사는 남편과 함께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왔다갔다 하며 온천을 즐기다가 내려왔는데,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두 사람이 사람이 없는 으슥한 온천장에서 함께 온천하고 있더란다, 머 온천만 했는지 거시기도 함께 했는지는 모른다고 하면서, 두 사람은 자기들 부부를 못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실수한 게 있다고 말을 덧붙이는데, 가만히 숲속에서 두 사람을 지켜봤어야만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고 하면서 온천을 하고 나니 너무도 피곤해서 그냥 내려온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아마도 못다한 한을 푸는 건지도 모른다고 이해하라고 말하였는데, 아니 젊은 사람도 아니고 대학 교수라고 하며 교양이 풍부한 척 목에 힘주고 여행온 늙은 영감과 어떻게 고렇게 남편이 아파서 방에 혼자 있는데 밀회를 하느냐고, 얼굴을 붉히며 항의하는데, 난 아마도 윤사장 부인이 남편이 밤마다 거시기를 안해주어서 그런가 보다고, 그래서 남이 연애하는 꼴을 볼 수가 없고 질투가 나서, 또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 갑다고 짐작하면서도 이야기가 재미있고 즐겁다,

 

어떻게 여행을 와서 남편이 아픈데 간호는 커녕 남편 놔두고 남편 친구와 단둘이서 온천을 할 수 있는지 자기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간단다, 혹여나 친구인 D와 함께 셋이 왔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둘만 온 것은 여자 C가 두 사람한테 거짓말하고 온 게 뻔하면서 자기가 여자 C를 쭉 지켜봤는데, 남편 A교수가 아픈데도 챙겨주는 모습을 한번도 못보았고, 긴 여정 동안 자기는 매일 남편 양말과 속옷, 그리고 겉옷을 빨아서 드라이기로 말려서 입히는데, A교수의 행색을 보면 어찌나 추레한지 진짜 부부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오여사의 추측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번 여행에서 오여사의 입담 때문에 너무 즐거웠고 지루하지 않았는데, 부산팀에 관한 에피소드가 그 중 하나였다, 그래서 난 이 대머리 교수와 친구 부인이 새롭게 보여서 보고 또 보면서 여행을 즐겼다,

 

 

          라 포르투나 시내에 있는 관광 상품점,,

                                초콜릿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