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는 강원도 산속,,(7)
3월에 4번에 걸쳐서 내린 눈 때문에 3월 마지막 주 목요일(3월 27일)에 산속으로 향한다,
3월 말이어서 온도는 20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대관령으로 들어서자 온도가 5도로 내려간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동안 산속에 가지 못해 도시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려고 하니 온몸이 근질거리고 답답해서 죽을 뻔했다,
강원도 산속은 단순히 나의 휴식처가 아닌 나의 생명의 원천이다,
도시에 살게 되면 온갖 걱정과 스트레스에 정신이 혼란해지고 방황하게 되며,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 사기꾼 정치인들이 내뱉는 거짓말에 구역질이 나고, 의사들이 자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으로 데모하며 위선적인 말들을 쏟아내는 것도 구역질이 난다,
이런 저런 세상 소식은 나를 우울하게 하고 빨리 산속으로 도망가고 싶어진다, 그런데 강원도 산속으로 가는 길은 왜 이렇게도 험난한지 모르겠다, 작년만 해도 이맘 때는 따뜻한 봄이라서 삼척 맹방으로 벚꽃 구경을 갔었는데, 올해는 봄 같지 않은 봄이고 겨울이다,
산속이 궁금해서 미치겠다, 15일 이상 산속 집에 가지 못해 개들이 걱정된다,
걱정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고, 삶의 즐거움을 빼앗아가며, 식욕도 감퇴시켜서 먹는 게 소화도 잘 안된다, 그래서 나의 퀘렌시아 방에 헌릉양재동 꽃 도매 시장과 인터넷에서 구입한 호야 종류와 박쥐란 종류, 그리고 서양란 종류를 사가지고 와서 산속에 가지 못하는 답답함을 달래본다,
그러나 이런 꽃들을 키우는 게 쉽지가 않다, 특히 호야는 물을 주는 게 어렵다, 물 주는 것을 잠깐만이라도 깜박 잊어버리면 금방 잎이 시들고 죽어버린다, 서양란들도 마찬가지다, 꽃들마다 물을 주는 시기가 다른데, 고급 품종일수록 더욱 더 어렵다, 유튜브를 통해서 꽃을 키우는 것을 배우는데도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들마다 각각 키우는 방법이 다 다르고, 분갈이 하는 방법도 다르고 물 주는 시기 또한 다르다,
키우는 꽃이 시들고 죽었을 때, 그 꽃을 바라볼 때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꽃 종류가 다양하고 너무 많다 보니, 거실과 내 방과 퀘렌시아 방에 꽃들로 가득하다, 마누라는 결벽증이 있는 여자라서 물 한 방울, 먼지 하나, 흙 한 톨이라도 나오면 잔소리를 해대며 그 즉시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로 깨끗하게 닦는데, 연속적으로 기관총을 쏘듯 잔소리를 한다,
처음에는 이런 마누라가 내 마음을 몰라준다는 섭섭함에 화를 내고 싸우곤 했는데, 이제는 그냥 듣고만 있다,
꽃을 더 이상 사지 않겠다는 약속을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번번히 그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내 마음이 허전해서 사고, 내가 슬퍼서 사고, 내 친구가 암에 걸러서 사고, 내가 보이스 피싱을 당해서 너무 분해서 사고, 또 추석이라서 사고, 설날이라서 사는 등등 매번 약속을 어기는 일들이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마누라도 지쳤는지 '니 맘대로 하소서' 하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이 많은 꽃들을 관리하는 게 힘들다,
호야 꽃 종류만 22개다, 그 동안 죽은 것들까지 합하면 50개가 넘는 호야 꽃들을 종류별로 샀었다,
그런데 며칠 전 호야를 키운지 3년만에 호야 꽃이 3개가 피어났다, 처음으로 호야 꽃을 피운 것인데, 그 감격이란,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사실 호야 꽃들과 서양란 등을 키우면서 식물 전용 조명과 선풍기를 계속해서 켜고 틀고 있다,
이런 정성을 다해도 꽃들은 시들고 죽는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꽃이 시들고 죽을려고 할 때, 물 1L에 설탕 한 숟가락과 아스피린 한 개를 넣고 시든 꽃을 그 물 속에 한 시간 동안 담가 두면 싱싱하게 되살아난다는 꽃 키우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서 나도 시든 긴기아난과 호야 꽃에 설탕과 아스피린을 넣은 물속에 2시간 동안 담가두었더니, 참 신기하게도 시들어서 곧 죽을 것 같던 호야와 긴기아난이 살아났다,
빨리 산속에 가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도 산속에 가기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렸다,
오늘 산속에 가려고 합니다, 자동차가 집까지 못가면 눈속을 걸어서라도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제 뉴스를 들으니 강원도에 또 많은 폭설이 내려서 강릉과 근덕 7번 국도에서 자동차들이 눈속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데요, 참으로 올해는 이상한 해입니다,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제발 무사히 자동차가 산속 집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오후 13시 30분경에 산속 입구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산속 입구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를 사륜구동으로 바꾸고선 천천히 산길로 올라가는데, 산속 집으로 가는 길 옆에 눈이 보이긴 하지만, 다행히 임도는 눈이 없고 다 녹았다,
산속 집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자동차로 집 앞까지 온 것은 한 달만이다, 그런데 집 앞은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 있다,
개들도 모두 다 무사하다, 그런데 눈이 녹고 난 집 앞의 창고와 파고라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 없다, 이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새로 수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도 좋다, 참 좋다, 나의 정신적 고향인 동시에 나의 휴식처, 나의 생명의 원천 산속 집이 너무 좋다,
3년만에 핀 호야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