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물건들,,(1)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쓴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이 있다,
남자의 물건이라면 은밀한 곳의 '그 물건'을 떠올릴 텐데, 여기서 말하는 남자의 물건이란 만년필, 책상 등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말한다,
2012년도에 발간된 이 책에서 김정운 교수는 관계에 치이고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린 남자들에게 사소한 행복을 추구하며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저자 특유의 입담과 예리한 통찰은 읽는 내내 유쾌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책에는 유명인들이 소지하고 있는 소장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인 김정운 교수 또한 여러 종류의 만년필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만년필을 구입한 동기와 애지중지하는 만년필을 소개하고 있다,
나 역시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의 물건들을 취미로 구입하여 소장품으로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칼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좋은 칼이라고 하면 사죽을 못쓴다, 내가 젊었을 때 바둑을 많이 두면서 방의 천장이 바둑판으로 보이고, 꿈속에서 조차 바둑판이 보였던 때와 비슷 하다고나 할까?
칼 명인이나 칼을 잘 만드는 장인이 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후 잠자리에 누우면 프로그램에서 봤던 그 칼이 내 눈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며 꿈속에서도 칼이 보인다,
그래서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사모은 칼들이 참 많다, 일본 칼<사시미 칼, 장도 등>, 중국 칼, 우즈베키스탄 칼, 소련제 칼<여러 개의 칼 중 유명 귀족이 소유했던 보석이 칼자루에 새긴 칼도 있다>, 스페인 칼, 아랍의 다마스커스 칼, 독일 칼, 스위스 칼, 미국의 잭 나이프 종류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유명 장인이 만든 칼들, 특히 장인이 만든 대검, 진검, 장검 등등 무수한 종류의 칼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칼을 잘 만드는 장인이나 대장간을 알게 되면 일부러 그 대장간을 찾아가서 구입하였다, 예컨대 EBS TV 프로그램 <극한직업>에서 방영된 남원의 '변사또' 칼을 사기 위해서 남원에 있는 대장간을 찾아가 직접 만드는 과정도 구경하고, 식칼부터 온갖 종류의 칼을 구입하였고, 이곳에서 판매하는 낫도 종류별로 구입하였다, 이처럼 좋은 칼을 얻기 위해 우리나라의 수많은 대장간과 장인들을 많이도 찾아가고 만나 보았었다,
해외에서 유명한 칼을 구입해서 캐리어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오다가 한국 세관에 걸려서 압수당한 칼들도 많다,
나는 이런 무수한 칼들을 그냥 보관하며 보고만 있다,
그런데 칼은 강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명 장인이 만든 전통 한국 장도는 지금도 내 침대방에 간직하고 있는데, 이 칼을 구입하기 위해서 칼을 만드는 장인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찾아가 1년 동안 공을 들이고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이 장도를 처음 양도 받았을 때의 감격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검도를 수련하는 검객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이런 칼을 갖고 싶어하는지 그 이유를 나도 나를 모르겠다,
일본의 유명 장인이 만든 일본도는 그 만드는 과정이 정신과 육체를 수련하고 기도한 후 좋은 철을 단련하는데,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접고 또 접기를 100번에서 150번씩 쇠를 달구고 접어서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칼은 가격이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일본 대검을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로 본 적이 있는데, 감동 그 자체다,
칼은 기운을 내뱉고 간직하고 있다, 내가 오래 전부터 기수련을 하다 보니까 일반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기운을 운용하고, 기운이 강하게 서린 곳을 점검할 수가 있다, 기(氣)를 운용하다 보면 아픈 곳도 치료할 수가 있고, 몸의 정기도 운용할 수가 있다, 그래서 칼의 강한 기운을 내곁에 두게 되면 머리와 뇌가 맑아진다,
내가 제일 많이 사용하는 칼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칼 명장이라는 사람이 만든 칼도 몇 개가 있고, 독일제 칼과 중국제 칼, 그리고 독특한 문양과 강하기로 유명한 시리아의 다마스커스 칼 등을 가지고 있는데, 역시 다마스커스 칼은 예리하고 단단해서 날이 잘 무뎌지지도 않고 계속해서 사용하는데 애착이 간다,
또 일제 사시미 칼과 우리나라 장인이 만든 사시미 칼도 몇 개 가지고 있는데, 너무 예리해서 다치기 쉬워 잘 사용하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다마스커스 칼 만드는 과정을 보니 이게 완전 예술이다, 강철과 연철을 번갈아 수십 수백 겹 겹친 쇠뭉치를 화로에 넣어서 1430도의 융해점에서 녹기 시작한 쇠뭉치를 꺼내 수백 번 두드려 펴고 다시 잘라 겹치기를 수십 겹, 많게는 1천 겹까지 겹쳐진 원형을 칼 모양으로 만들어 날을 세운다,
이처럼 다마스커스 칼의 매력에 빠진 나는 인터넷으로 다마스커스 칼을 한 개 구입했는데, 받아 보니 중국제다, 사진과 다르게 조잡하다, 그래서 미국 쇼핑몰 '아마존'에서 다마스커스 칼을 검색해 보니까 내가 원하던 다마스커스 칼이 있는데, 세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들한테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 칼을 구입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들로부터 칼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문한지 10일 후에 다마스커스 칼은 서울 세관 통관 검사에 걸려 한동한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소장용 물품으로 통과되어 아들 집으로 배달되었다고 한다, 아들은 칼이 참 멋지다고 하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한테 선물한다고 하면서 나한테 건네준다,
35cm 길이의 캠핑용 다마스커스 칼은 장인의 오랜 시간과 힘든 과정을 거친 칼날에 쇠가 접힌 물결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칼을 만든 장인의 싸인도 칼에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 칼을 내 침대방 머리 위에 놓고 잠을 자려고 청하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따뜻한 물로 몇 번의 샤워를 하고 잠을 자려고 시도해 보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느낌이 이상하다, 침대에서 일어나 명상을 통해 새로 구입한 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칼의 양쪽 끝을 잡고 칼의 기운을 조정하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더니 그제서야 좋은 기운이 내 몸에서 움직이며 잠이 온다, 머리도 개운하고 맑다, 이날 밤 깊고 깊은 잠을 푹 잤다,
명장이 만든 좋은 칼은 일반 칼과 확연히 다르다,
칼날이 예리하고 잘 무뎌지지 않으며, 잘 부러지지도 않으면서 칼의 정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번에 아들이 선물로 준 다마스커스 칼도 강한 기운이 서려 있다, 이 기운을 잘 운용하면 많은 기(氣)를 받을 수 있다,
나의 귀중한 소장품으로 이 좋은 칼을 간직하리라,
그런데 내가 왜 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칼에 대해 집착을 갖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단순히 기(氣) 때문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생각을 깊게 할수록 내가 여태껏 알지 못했던 칼에 대한 애정을 조금 알게 된다,
명도(名刀)는 칼을 만드는 장인의 혼과 정신이 깊이 새겨진 최고의 예술로, 쇠에 있어서 최고의 정점에 도달한 완성품이며 예술품이다,
칼을 만드는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단순히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 생산한 칼들과 개인이 직접 손으로 만든, 소위 핸드 메이드 칼이 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온 전통 칼을 만드는 주조법은 좋은 쇠를 찾아서 쇠를1000도 이상의 고온의 가마에 넣고서 고온으로 수십 번씩 달구고, 그 달궈진 쇠를 함마로 두드리고, 접고 , 비틀기를 수십, 수백 번 실시한 후 약품이 들어간 물속에 담근다,
그리고 이러한 칼을 만드는 과정에서 장인의 혼이 스며 들어서 하나의 위대한 작품이 탄생된다,
이외수 작가가 쓴 장편소설 <칼>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칼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서 칼을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데 참으로 감동적이다, 좋은 칼을 만들기 위해서 새벽에 내린 이슬로 칼을 숫돌에 간다는 글을 읽으면서 새벽의 이슬을 모아서 물대신 이슬로 칼을 가는 명인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감동으로 가슴이 요동친다,
칼을 만들기 위해서 제일 먼저 목욕재계를 하고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하면서 칼에 대해 혼신의 열과 정성을 들인다고 하며, 어떤 칼은 만드는데 1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정성과 열과 혼이 담긴 칼을 단순히 자르는데 사용하는 '칼'이라고만 생각할 수가 없다, 이런 좋은 칼은 쇠도 자른다고 하며, 날이 무뎌지지 않고 또 부러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명도를 만들기 위해 장인의 혼이 깃든 칼, 그래서 내가 이런 혼이 서린 칼을 소유하고 싶어하고 애착과 애정이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며칠 전, 우리나라에 칼을 잘 만드는 장인이 있다고 해서 유튜브와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경남 김천의 <대박 김씨 공방>에서 다마스커스 칼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또 한 번 감동을 했는데, 내년에 고향 함양에 갈 때, 이 <대박 김씨 공방> 대장간을 찾아가볼 생각이다, 그리고 좋은 칼 하나를 구입해서 소중히 간직해야겠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이번에 아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다마쿠스 켐핑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