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강원도 산속은,,(1)
붉은 자귀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금낭화 꽃도 화려하게 피어 있다, 외래종의 화려한 꽃들도 아름답고 보기 좋지만, 원래의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들도 자세히 보면 예쁘고 수더분하면서 애잔하고 묘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서양의 미인과 수줍고 단아한 우리나라 미인을 비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토종 야생화들은 보일듯 말듯 기묘한 그늘진 숨겨진 미가 있다,
그래서 난 나의 '영혼의 쉼터'에 여러 가지의 수입 꽃들과 우리나라 여러 종류의 꽃들과 야생화들을 함께 섞어서 심어놓았다, 다양한 종류의 어린 꽃들이 함께 뒤엉켜서 자라도록 꽃밭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꽃들이 매력이 있다, 맨드라미와 수많은 야생화들, 그리고 수입산 꽃들이 어우러져서 자연친화적이면서 안락하고 자유스러운 꽃밭을 이루어 놓았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다른 차원의 세계를 상상하고 꿈꾸게 된다,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마음이 변하고 생각도 변하고 기분도 변한다는 것을 이곳에서 알게 된다,
먼 바다가 보이고, 높은 하늘과 소나무 숲과 꽃밭은 기묘한 정경을 연출한다,
앞으로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잠자고 놀 생각이다,
그리고 텐트 안에 포터블 라디오를 크게 틀어 놓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동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의 놀이터이자 나의 쉼터, 내가 더욱 더 친해야 하는 나의 쉼터는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다듬는 놀이공원이 될 것이다,
명상하기 좋은 장소를 골라서 명상과 기(氣)수련을 하려고 생각했다,
명상은 참 이상하고 신비한 동작이다, 혈압이 올라갈 때 명상을 하면 금방 혈압이 내려가고, 화가 날 때도 명상을 하게 되면 화가 가라앉는다, 또 피곤할 때도 명상을 하고 나면 피곤이 풀리고, 사람의 수명도 늘려준다고 하는 신비한 행위다,
그런데 명상은 장소에 따라 더 깊고 더 높은 차원의 명상이 있는 것 같다,
경치가 좋으면서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높은 산의 바위에 앉아 명상을 하거나 깊은 숲속의 빈 터나 깊은 계곡의 강 옆에 있는 바위에 앉아 명상을 하게 되면 훨씬 더 높은 차원의 명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이나 높은 산의 바위 같은 곳, 그리고 동굴 같은 곳에서 스님들, 특히 고승(高僧)들이 참선하고 명상하는 등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고행의 수련을 하는 것 같다, 시간도 이른 새벽의 시간 때에 명상을 하게 되면 훨씬 더 깊은 명상 속으로 들어간다,
올 여름철 장마는 비가 조금 밖에 오지 않아서 산속은 가뭄이 들었다,
개울에도 물이 조금 밖에 흐르지 않아서 개울에서 목욕을 하고 있으면 차갑지가 않고 미지근해서 시원한 맛이 없다,
그래서 한참 동안 물속에 있어야 비로소 시원해진다, 옷을 다 벗고 혼자서 헤엄치고 물속에 있는 바윗돌을 옮기고 장난치는 내가 어릴 때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 같아서 즐겁다,
물속에서 한참 동안 놀다가 텃밭에 가서 오이와 호박을 따서 집으로 가져온다,
집앞 텃밭에 심어둔 토마토와 가지도 따가지고 와서 먹어보는데, 토마토의 맛이 시중에서 파는 토마토와 완전히 다르다,
입맛이 까다롭다는 딸과 손자도 내가 농사지은 토마토가 맛있다고 야단이다, 이럴 땐 참 기분이 좋다,
그런데 산속에 있는 여름 철새들이 잘 익은 토마토를 쪼아 먹는다, 그래서 절반 정도의 토마토는 새들이 먹어치운다,
그래도 괜찮다, 산속에서 새들과 함께 사는 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