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산속은 바쁘다,,(3)
산속은 이제 봄이 아닌 초여름인 것 같다, 낮에는 기온이 27도로 올라갈 정도로 완전 여름 날씨다,
올해 처음으로 두룹 딴 것과 표고버섯을 내가 존경하는 한 회장님께 소포로 부쳐드렸다,
산속에 살면서 그냥 편하게<?> 쉬면서 살아도 될 텐데 내 팔자가 그런지 아니면 내 성격이 그러한지 그냥 가만히 앉아서 쉬지를 못한다, 벚꽃이 산속 집과 황토방 근처 모두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데도 이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서 막걸리를 마시고 노래하며 휴식을 취하면 좋을 텐데,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
산속 집 아래와 집 주변, 그리고 황토방 근처에 있는 꽃들과 나무들한테 퇴비를 주고 비료를 준다, 그리고 잠시 쉬다가 집앞에 있는 작은 텃밭에 고랑을 파고 복합비료를 준 후 살충제 가루를 뿌리고 다시 그 위에 퇴비를 준다음 상추와 고비 등의 채소 씨앗을 뿌리고 살짝 덮어준다, 올해는 상추 등 각종 채소의 모종을 사지 않고 직접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서 수시로 먹을 생각이다,
그리고 작년 가을에 '영혼의 쉼터<텃밭 위에 위치하고 있다>'에 심어 놓은 여러 종류의 모란과 작약에도 골고루 흙을 더 높여 주었고, 올 3월에 새로 구입한 덩쿨 장미 12주를 심어 놓았으며, 서울 집에서 가져온 여러 가지의 꽃들을 밖에 내놓았다, 집에서 가져온 꽃 종류만 30가지가 넘고 숫자만 50개 정도 된다, 그중에 제일 많은 것은 호야 종류다,
호야를 100개 이상 죽이고 나니 이제 겨우 죽이지 않고 살리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다육이 종류는 현재 100개 정도 남았는데, 400개 정도를 죽이고 나니 다육이를 잘 키우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육이 키우는 것이 시시해져서 그냥 키운다, 내 변덕스러움이 나의 취미도 바꾸는 것 같다,
올해 강원도 산속은 상상할 수 없는 폭설이 내렸다, 작년에는 2m의 눈이 쌓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수백 년 된 큰 소나무도 부러지고 넘어지고 심지어 산사태도 난다, 또 절벽에서 큰 바위돌들이 떨어져서 임도를 막기도 하고, 절벽에 있는 큰 소나무가 쓰러져서 자동차가 다닐 수가 없다, 이런 곳이 바로 강원도 산속이다, 이제는 조금 적응이 되었지만, 그래도 산속에서 살려면 모든 걸 초월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 우선이고, 대량의 습설에 구조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튼튼하고 견고하게 해야 한다,
올해도 3월에 내린 많은 눈(습설)으로 인해 평상 지붕이 다 찢어져서 새로운 지붕 텐트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였다,
작년에 통나무를 쌓아 놓은 파고라가 대량의 습설에 의해 쓰러진 것을 교훈 삼아 평상 지붕의 철골 구조물에 대나무 8개를 추가로 덧대어 눈이 많이 와도 지붕 천막이 찢어지지 않게 새로 조립해서 만들었는데, 태풍이나 많은 눈이 와도 견딜 수 있는견고한 평상 지붕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앞으로도 널려 있으니, 벚꽃이 아름답게, 화려하게 또 예쁘게 아무리 많이 피어나도 그냥 쓱 한번 바라보면서 '참 좋다'하고 감탄사 한 마디 내뱉고 또 다시 일하러 간다,
그런데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일을 하는 게 참 즐겁다,
난 퇴비를 나무에 주고 비료를 주면서 나무들과 이야기를 한다, 이 퇴비를 나무들이 먹고 더 튼튼하게 잘 자라길 바란다, 그리고 내년에는 더 아름다운 꽃들을 피어주길 바란다,
작년에 내린 폭설로 인해서 황토방 옆에 있는 버스 위로 오래된 산벚꽃나무가 쓰러졌다, 버스 지붕 위로 비스듬히 쓰러져 있어서 이 산벚꽃나무를 베어 버릴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버려두고 퇴비를 주었었는데, 올해 벚꽃이 활짝 피어났다, 버스 지붕 위에 벚꽃들이 뒤덮여 있어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아름다움을 펼쳐 놓는다,
나무를 자르지 않은 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감동의 물결이 일렁인다,
계곡 개울에는 눈이 녹으면서 많은 물이 흐른다,
그래서 황토방에 불을 피운 후 개울로 가서 옷을 다 벗고 개울물에 뛰어들었는데, 아직은 물이 너무 차갑다, 흡사 겨울철 차가운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찌릿한 전율이 온몸에 흐르며 온몸이 마비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한번 더 물속에 몸을 푹 담그고선 서둘러 물 밖으로 나왔는데, 오히려 밖이 따뜻하다, 아직은 개울물 속에 목욕하는 건 무리인 것 같다,
그래도 차가운 물속에서 목욕을 하고 나니 기분이 참 좋다, 그래서 정자에 앉아서 상쾌하고 맑은 기운과 기분으로 명상을 하는데, 정자에서 바라보는 버스 위에 펼쳐진 벚꽃은 나를 황홀경 속으로 인도한다, 봄날의 명상은 완연 다른 세계다,
집안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풍경,
황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