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산속,,(3)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은 일하는 게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신이 난다,
흡사 장난하듯 아니 흥이 나고 즐겁다,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개울 기슭에서 물장난을 치며 노는 것 같기도 하고, 젊을 때 신나게 디스코 클럽에서 춤추며 노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흥겨운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손잡고 데이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산속에서의 하루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고 진행된다,
나무를 새로 심고, 옮기고, 물주고, 퇴비와 비료를 주는 일들이 모두 즐겁고 신이 난다,
그래도 이런 일을 하루 종일 하고 나면 밤에는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끙끙댄다, 그러나 황토방에서 뜨거운 열기로 몸을 덥히고 하룻밤 자고 나면 아침에는 멀쩡하다,
매일 반복되는 이런 일을 하면서 사는 나를 도시에 사는 나의 지인들은 이해를 못한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참 안됐다고 동정의 말을 하지만 난 그냥 웃는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이 기쁨을, 이 만족감을 어떻게 설명하고 그들을 이해시킬 것인지 설득하지 못한다, 결코 이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그래서 난 나를 이해해 달라고 하지 않고 그냥 나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산다,
집 마당 정원에 태양열 발전기를 이용해서 켜는 정원등이 몇 개 있는데, 태양열 발전기를 통해 저장된 전등을 정원등으로 켜는 건 전기를 많이 소모하기에 정원등을 켜지 않는다, 대신 몇 년 전부터 중국산 태양광 전등을 몇 개씩 설치해서 정원을 밝히고 있다,
또 황토방 앞 정원에도 5개의 태양광 전등을 설치해서 불편함 없이 잘 이용하고 있는데, 화장실이 문제다, 그동안 캄캄한 밤에 화장실에 가려면 손전등을 가지고 가야만 했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이번에 태양광을 화장실 지붕에 설치한 후 화장실 내부에 전등을 설치하였더니 밤중에 화장실에 갔을 때 밝은 전등불이 환하게 밝혀 주니까 너무 좋다, 심지어 화장실에서 한밤중에 책을 읽어도 될 만큼 아주 밝다,
그래서 나 스스로에게 칭찬을 했다, "역시 넌 천재야. 어떻게 이런 구상을 하고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를 냈느냐"고 웃으며 나를 칭찬한다, 아 나는 진짜 천재인가 봐! 하고 웃고 또 웃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집 정원에 새로운 태양광 전등 3개를 추가로 더 설치했다,
우선 마른 소나무 기둥 3개를 준비해서 소나무 껍질을 벗긴 다음 오일을 바르고 말렸다, 그 다음 전등을 설치하고자 하는 장소에 약 50cm 정도의 구멍을 깊게 판 후 소금을 구멍 안에 넣었는데, 소금을 넣어 놓으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나무를 썩지 않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 다음에 소나무 기둥을 넣고 잔돌을 꽉 채운 후 큰 쇠망치로 돌을 두들겨 단단하게 기둥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양광 전등을 설치한다,
태양광 전등 3개 중 첫번 째 전등은 어렵지 않게 잘 설치했다, 그런데 태양광 전등 두 번째 것을 설치하기 위해서 구멍을 파는데, 20cm의 땅 구멍 아래에 큰 바윗돌이 있다, 다행히 이 바위는 잘 부서지는 바위라서 큰 망치와 바윗돌을 깨는 쇠망치를 이용해 바윗돌을 부수는데, 처음에는 쉽게 생각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이게 쉽지가 않다, 평지가 아니어서 깊숙이 판 땅 구멍 속에 있는 바윗돌을 부수는 건 참으로 힘들다,
난 밑바닥을 망
약 2시간 동안 큰 망치를 내려치는데, 팔이 너무 아프다, 쉬다 부수다를 반복하며 일하고 나니까 나중에 오른팔은 위로 들어올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기나 긴 작업 끝에 50cm가 넘는 깊이까지 바윗돌을 부수고 땅 구멍을 만들었다, 이어서 구멍 속에 소금을 넣은 다음 소나무 기둥을 넣고 태양광 전등을 설치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태양광 전등은 정자 앞에 설치했다, 모든 설치 작업을 마치고 나서 마지막으로 태양광이 작동되도록 ON 스위치를 켠 다음 두 번째 기능<해가 뜨면 자동으로 태양열이 충전되고 해가 지면 자동 점등된다>으로 작동시켰다,
이날 밤, 3개의 전등이 정원을 밝게 비춰준다, 이젠 한국전력의 전기가 필요 없다,
솔직히 중국산 태양광 전등의 성능은 아주 대단하다, 그리고 가격도 싸다, 예전에 태양광 전등 한 개에 3만원 정도 하던 것이 태무(Temu) 쇼핑몰에서는 한 개에 12,000원 정도 하는데 집까지 배달해준다,
산속에 살면서 가장 불편한 것 중의 하나가 전기인데, 이젠 냉장고와 냉동고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고, 라디오 뿐만 아니라 TV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TV를 잘 보지 않기 때문에 산속 집에는 TV가 없다, 그리고 전화와 인터넷이 안되는 것이 좀 불편한데, 오히려 이것이 더 좋다,
저녁에 잠자려고 황토방에 가서 오른 팔목과 어깨를 보니 퉁퉁 부어 있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차가운 물에 어깨와 등허리를 샤워를 한 다음 뜨거운 황토방에서 땀을 흘리며 잠자고 나니까 괜찮다,
아침에 일어나 황토방 앞 연못을 바라보는데, 이른 아침의 연못은 신비로운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물안개와 함께 세 개의 작은 대나무통을 통해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들이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그냥 이대로 석고(石膏)가 되어 영원히 이대로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못가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연못을 바라보다가 일어나서 자리를 옮긴다, 정자가 있는 나의 또 다른 쉼터 개울가 벤치로 가서 새로운 정취를 느낀다,
참 좋다, 정말 좋다,
야생 산마늘(명이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