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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
산속에만 있고 가을이 깊어가니 가슴이 허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래서 어디로 갈 것인가 고심했는데, 문득 지난 번 여수에서의 좋은 기억들과 함께 유명 맛집이 떠올라 여수로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했었는데, 지난 주부터 삼척 시청에서 우리 산속의 간벌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며칠 동안의 여행은 무리다, 여수는 최소한 2박 3일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1박 2일의 일정으로 가기에는 무리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나 혼자서 운전해서 가는데 최소한 5시간 이상 걸리고, 또 다음 날 아침 일찍 강원도 삼척으로 가는 건 너무도 피곤하고 무리라는 생각에 여행지를 통영으로 바꾸었다, 통영에서 함양과 대구를 거쳐 안동에서 당진-영덕 고속도로(2016년 개통)를 타면 통영에서 우리 산속까지 가는데 약 3시..
오랜만에 남해를 찿았다, TV나 유튜브에서 보긴 했지만, 남해의 독일인 마을은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온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푸른 언덕에 자리잡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팔각 모양의 지붕 구조와 붉은색 기와는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를 방문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하며, 유럽 여행을 했던 느낌과 분위기가 물신나면서 묘한 감정의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각종 관광 상품들과 카페와 먹거리, 특히 소세지와 빵, 맥주 등을 독일식으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으며, 모든 매장이 유럽의 어느 가게처럼 보인다, 평일인데도 커피숍과 디저트 카페, 베이커리, 잡화 상점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한국같지 않은 한국의 작은 마을이 있는 이국적인 섬이다, 지금은 남해가 섬이라기보다 육지라고 해야 맞는 것 같다, 사천에서 다리로 건..
여행은 집을 떠나 국내이든 외국이든 다른 세계로 승천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치면 여행을 가려고 하는 것 같다, 나처럼 과거의 아픔과 상처가 많은 사람은 아무리 현재의 집이 편하고 환경이 좋을지라도 집을 떠나게 되면 힘들고 고달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행을 가게 되는 것 같다, 마누라는 나보고 방랑벽이 심해서 그런다고 하면서 내가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너무 좋아한다, 나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마누라에게 "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을 찾기 위해 고난의 행군인 여행을 간다, 내가 가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험난한 수행이다, 그러니 나를 원망하지 말고 충분한 노자(路資, 먼 길을 떠나 오가는 데 드는 비용)나 충분이 준비하거라", 하고 엄숙한 표정으..
경남 고성은 참 오랜만에 가보는 여행지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교회에 다닐 때다, 여름 성경학교 수련회를 고성에서 개최했었는데, 그때 고향 함양 교회에 다니는 성경단원들, 남녀 고등학교 학생들 10명과 담당 전도사님이 함께 수련회에 참가하기 위해 갔었다, 여름 성경학교 수련회는 서부경남 지역의 교회에서 온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보며 신앙심을 더 깊게 하고, 성가 경연대회 및 레크레이션을 통해 친목도 다지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참 생각나는 게 있다, 당시 성가대 단원으로 합창대회에 참가해야 하는데,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이 나보고 너무 노래를 못한다고 제발 목소리를 낮추라고 한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서부경남 지역의 교회에서 온 남학생들과 여학생들이 휴식시간 때,..
오랫만에 고향으로 간다, 할아버지 산소에 인사도 올릴겸, 그리고 오래된 산소에 봉분을 새로 만들고 묘를 새로 단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함양에 간다, 하지만 이런 묘지 조성보다는 내가 태어난 고향 함양에 가고 싶은 원천적인 본능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릴 때 동네 옆에 있었던 신사탑이 있었던 자리에 새로 단장된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니 옛날 모습은 다 없어지고 대나무와 느티나무와 참나무들이 더 크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신사탑은 철거되고 6.25 참전 용사들을 위한 충혼탑으로 새로 단장되어 있었고,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 공원으로 바뀌어져 있어서 마치 새집을 구경하는 것만 같다, 도로도 2차선으로 넓히고 아스팔트로 포장했다, 옛날엔 1차선이었고 비포장 길이었는데,,,그리고 그 앞에 여름철 내내..
통영은 내가 자주 방문하고 요즘 유행하는 '한 달 살기'처럼 언젠가는 한번 살아보려고 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다, 우리나라의 유명 예술가들이 많이 태어나고 사랑해서만이 아니다, 날씨가 따뜻하고 바다와 가까운 아름다운 해안 도시라서만도 아니다, 오래 전부터 항상 살고픈 도시라서만이 아니다, 소설가 박경리(1926~2008)씨가 1962년에 발표한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인 통영이 '동양의 나폴리 또는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어서도 아니다, 또 내가 좋아했었던 여자가 살았던 곳이라서도 아니다, 통영 부둣가에 위치한 한의원 집 딸인 '강선옥'이라는 이름도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통영을 오려고 하는 것도 그때의 강선옥을 기억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아른한 추억이 안개가 피어오르듯 가물가물 그 ..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은 아미타여래 불상을 모신 부석사의 중심 건물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두 번째로 오래되었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우리나라 건축의 독특한 여백의 미와 조형미, 그리고 전통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절이다, 부석사하면 나는 혜곡 최순우 선생이 쓴 라는 책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사물의 이면을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하면서 부석사의 호젓하고 그윽한 아름다움을 생생히 떠올릴 수 있었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들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가을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었다. 무량수전, 안양문,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
2018년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석사는 경상 북도 영주시 부석면 봉황산 중턱에 있는 절이다. 676년(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 대사가 세웠다. 고려 시대에는 절의 이름을 선달사 또는 흥교사라고 하였는데, 정종 때 원융 국사가 이 절에 머무르면서 절을 크게 고쳐 지었다. 또, 공민왕 때인 1372년에는 원응 국사가 이 절의 주지로 있으면서 낡은 건물을 고치고 그 밖에 여러 건물들을 다시 세웠다. 그 후, 조선 선조 때인 1580년에 사명당이 다시 한번 고쳐 지었고, 영조 때인 1746년에 화재로 여러 건물이 불에 탔으나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석사의 크고 작은 건물 중에서 국보 제18호인 부석사 무량수전과 제19호인 부석사 조사당이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무량수전은 충청 남도 예..
온산이 예쁜 단풍으로 물드는 이맘 때가 되면, 길 양옆으로 노랗게 물든 부석사 은행나무길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랫만에 영주 부석사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지난 주에 가려고 했었는데, 강원도 영동지방에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이번 주 일요일(10월 30일)에 강원도 산속에서 영주를 향해 출발하였다, 탕곡으로 가는 길은 드라이버(driver)들에게 인기있는 도로다, 고도가 높은 산과 구불구불한 강의 옆길을 달리는 묘미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와 전혀 느낌이 다르다, 태백으로 가는 산길은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있다,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 등 알록 달록한 색깔로 물든 풍광을 배경으로 단풍을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며 산길을 달리니 기분이 업된다, CD에 내장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달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