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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
지난 주 월요일(4월 22일), 산 입구 사과밭이 있는 개울에 사방뚝을 쌓고 다리를 놓았다,5년 전 불어닥친 초강력 태풍으로 인해 사과밭 뚝이 무너지고 다리가 떠내려갔는데, 우여곡절 끝에 이제서야 겨우 뚝을 쌓고 다리를 놓았다, 그 당시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삼척 지역에 대해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고, 더불어 삼척시의 모든 마을과 산에 피해 복구를 다 해주었었는데, 오직 내가 농사짓고 있는 두 곳의 뚝과 다리는 복구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마을 이장을 통해서 원덕읍에 왜 내가 농사짓는 곳에만 복구를 해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니까, 이번에는 모르고 빠졌다면서 다음 번에 꼭 뚝과 다리를 놓아주겠다는 약속을 하였으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원덕읍과 삼척 시청에 민원을 넣고 몇 번씩 담..
산속에 봄이 되니 온갖 종류의 봄꽃들이 동시에 피어난다, 매화꽃과 살구꽃, 벚꽃, 복숭아꽃, 배꽃, 홍두화 등의 꽃들이 피어난다, 지금 산속은 낮에는 28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4월 중순인데 완전 여름철 날씨다,3월 말까지만 해도 갑작스럽게 내린 눈 때문에 자동차 운행이 어렵고, 영하의 날씨였었는데, 4월이 되자 겨울에서 여름으로 순식간에 바뀐 것 같다, 이젠 봄이 없어진 것 같다, 봄 날씨가 28도 라니,,, 아마도 산신령님께서 나이가 많이 드셔서 노망끼가 있으신 것 같다,봄인지 여름인지를 헷갈리셔서 겨울에서 여름철로 순서를 혼동하여 뒤바꾸어 놓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표고버섯도 갑자기 피어난다, 올해처럼 풍성하게 표고버섯들이 많이 나오는 해가 없었다,산속에서 힘들게 농사지은 보람이 느껴진다..
올봄은 참 여러 가지 고난이 있었던 한 해였다, 100년만에, 그것도 새순이 돋아나는 봄철에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쉬지 않고 내린 폭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강원도 지역에 50~70㎝의 많은 눈이 내렸는데, 이는 1904년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사상 최대의 3월 적설량 기록이라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내린 눈으로 인해 수백 년된 소나무들이 부러지고, 뿌리가 뽑혀져서 널부러져 있는 산속은 너무나 처참해서 그야말로 할 말을 잃게 하는 참혹한 봄이었다, 그리고 3월 말까지 낮에는 따뜻하다가 밤이 되면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의 변덕스러움 때문에 산속에 있는 수많은 벚꽃 몽오리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들이 얼어서 떨어지는 바람에 벚꽃이 피었는데도 듬성듬성 피어서 보기에 민망하다..
강원도 산속에서 밤을 맞이 했다, 산속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하늘은 청명하고 밤하늘엔 별들이 찬란하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포근한 봄바람이 부는 산속은 겨울철 얼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듯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아서 훈훈하고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는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날. 저녁에 막걸리 두 잔을 마시며 흥에 취해 본다, 비록 나 혼자서 막걸리를 마시지만 내 옆에 내 친한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친구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야 병탁아, 니 정말로 나쁜 새끼다, 내가 그렇게 얼굴 한번 보자고 애원해도 왜 쓸데 없는 고집을 피우며, 나를 안 볼려고 그랬냐? "라고 내가 말하니까, "야 니넘의 얼굴 판대기가 보기 싫고, 니 잘난 척하는 꼴 보기 싫어서 안봤다, 왜 화나냐?"라고 대답한다, "야 이제는 우리..
강원도 산속은 이제서야 눈이 다 녹았다, 전부가 아니고 거의 다 녹았는데, 아마도 이번 주에는 눈이 다 녹을 거라 예상된다, 눈이 녹고 난 산속집 마당은 처참하다 ,흡사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후의 상태 같다, 습설로 인해 붕괴된 평상 지붕과 가마솥 지붕을 하나씩 분해하며 정리하는데 한숨만 나온다, 파고라 지붕을 짓느라 온 정성을 들이고 고생한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인생인 것을, 다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니 겨우 마음이 진정된다, 한 달 전부터 집안의 벽난로에 이상이 생겼는데, 벽난로를 피우려고 하면 난로에서 연기가 나와서 추운 겨울인데도 불을 피우지 못했다, 벽난로를 아무리 살펴 보아도 원인을 모르겠다, 그래서 눈이 다 녹은 후 벽난로를 수리해보고, 수리가 안되면 벽..
3월에 4번에 걸쳐서 내린 눈 때문에 3월 마지막 주 목요일(3월 27일)에 산속으로 향한다, 3월 말이어서 온도는 20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대관령으로 들어서자 온도가 5도로 내려간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동안 산속에 가지 못해 도시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려고 하니 온몸이 근질거리고 답답해서 죽을 뻔했다, 강원도 산속은 단순히 나의 휴식처가 아닌 나의 생명의 원천이다, 도시에 살게 되면 온갖 걱정과 스트레스에 정신이 혼란해지고 방황하게 되며, 수많은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 사기꾼 정치인들이 내뱉는 거짓말에 구역질이 나고, 의사들이 자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으로 데모하며 위선적인 말들을 쏟아내는 것도 구역질이 난다, 이런 저런 세상 소식은 나를 우울하게 하고 빨리..
지난 주 금요일, 임원 마을 이장으로부터 산속 집으로 가는 임도를 포크레인으로 다 치워서 산속 집으로 갈 수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오늘 아침(3월 12일, 화요일) 9시 30분에 출발했는데, 횡성을 지나면서부터 산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눈이 내린다, 서울에는 비가 오는데, 작은 나라에서 날씨의 변화가 이렇게 다르다, 강릉을 지나면서부터는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게 보인다, 근덕 농협에서 개 사료와 눈삽 2개를 구입한 후 산속 집으로 향하는데, 산속으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다, 지난 번 포크레인으로 치운 덕분에 자동차가 다니는 임도길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산속 집으로 올라가는 비탈길 언덕, 즉 산속 집에서 150m 거리의 임도에는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약 30cm..
3월 1일(금요일), 강원도 산속으로 가기 위해 아침 7시에 집을 나왔다, 원래는 수요일날 출발하려고 하였으나 강원도 산지에 계속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목요일날 오전에 임원의 마을 이장한테 전화를 걸어 날씨 상황을 물어 보았다, 이장은 눈이 많이 와서 산속은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을 거라고 하면서 내려오지 말란다, 그래도 안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책임감과 산속에 대한 궁금증이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그리고 사료가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개들에게 사료를 주기 위해서 눈이 많이 왔는데도 강원도로 향했다, 삼일절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고속도로에 차가 많이 막힐 것 같아서 일찍 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영동고속도로는 차량 급증으로 교통 정체가 극심하다, 마음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을 오지라고들 한다, 서울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는 강원도 삼척은 우리나라에서 오염이 안된 도시들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삼척에는 화학공장 등 공업단지가 모여 있는 공장이 단 한 곳도 없으며, 그나마 시멘트를 만드는 레미콘 공장이 몇 개 있을 뿐, 제조 공장이 거의 전무한 도시라서 클린 시티(Clean City)라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 도시라고들 한다, 그런 삼척에서 오지 중의 오지인 자양박골에 살고 있는 나를 삼척 사람들조차도 옛날에는 화전민들이 살았었다고 하면서 사람이 살 곳이 안되는 그런 곳이라고 하며 고개를 젓는다, 옛날 같았으면 큰 죄를 지은 사람을 귀향 보내는 곳이 바로 오지인데, 내가 사는 이곳에는 현대인들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전기가 없을 뿐..
남쪽에서는 매화꽃이 피고, 예년에 비해 20일 빨리 봄이 온다고 봄소식을 전해 오는데, 강원도 산속은 지금도 많은 눈이 쌓여서 추운겨울과 같은 3월을 맞이하고 있다, 봄은 따뜻한 바람과 함께 날아서 온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차가운 바람만 산속에 휘몰아쳐서 눈도 녹지 않고 눈속 세상을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힘든 산속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할 일들이 매일 매일 쌓여져 있는 산속에서의 생활은 점점 힘이 부친다, 다리도 아프고 조금만 힘든 일을 해도 빨리 지친다, 어떻게 사는 게 가장 현명한 삶일까를 매일 고민하고 있다, 처음 산속에 들어와 살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명상하고, 기(氣) 수련을 하기 위함이었고, 그 끝은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