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사하라사막에서 일출을 맞이하다,,(1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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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사막에서 일출을 맞이하다,,(15)

영혼의 수도자 2024. 4. 28. 05:07

새벽에 심한 갈증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강원도 산속 집 같기도 하고 우리집의 내 방 같기도하고 어디인지를 도저히 모르것다,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 더듬거리며 내 머리맡에 놓인 후라시를 찾아서 방안을 비추어 보니 대나무가 보이고 나 혼자서 침대 메트리스 위에 누워 있다, 그래 이곳은 사막이지 하는 생각에 시간을 보니 새벽 3 시다, 물병을 찾아서 물을 반 병쯤 마시고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다,

 

카메라를 가지고 텐트에서 나오니 모두가 잠들었는지 조용하고 하늘에는 별들만 찬란하다,

텐트 뒤의 모래 사막으로 올라가 새벽 하늘의 별들을 보는데 아프리카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별들이 동쪽 끝에서부터 북쪽 끝까지 무수한 별들이 쏟아질듯 찬란하고, 수많은 보석을 하늘에 뿌려 놓은 듯 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큰 별부터 작은 별들까지 그 뒤에는 잔잔한 은하수들이 찬란하게 하늘에서 빛나고있다,

 

오페라의 <토스카>에 나오는 "별은 빛나건만", 이라는 오페라 아리아가  떠오른다, 그래서 나도 아 아아아~ 하고 소리쳐 본다, 사랑 죽음 슬픔 저주 원망, 그리고 복수 배반, 이 모든 아픈 단어들이 죽음 앞에서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모두가 다 시간 앞에서는 한 알의 모래 알맹이와 같은데,,,,

 

하늘을 보다가 모래 사막 위에 반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사막에서 오랜만에 긴긴 시간을 명상 속에서 보냈다,

사막의 새벽은 춥고 모래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오늘은 사막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어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해본다, 그 동안 숙제로 남겨진 나의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지금까지 공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그 답을 얻기 위해 구도자길을 계속할 것인지 그 여부도 결론내야 한다, 또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만 가장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도 사막에서 찾아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참선에 몰입하였다,

 

새벽의 사막은 무수한 별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으며, 차가운 겨울 바람은 얼굴에 얼음을 쏟아붙는 것처럼 차가웠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차적으로 온몸이 따뜻해지면서 몸에서 땀이 난다,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맑고 정신은 개운하다, 영혼까지도 다 맑아지는 것만 같다,

 

지금까지 없다고 생각했었던 해답들이 갑자기 머리와 가슴 속에서 움트기 시작한다, 맑은 시냇물이 흘러서 산속까지 흘러내려와 내 몸에 적시듯 그렇게 하나씩 적셔져 간다, 그 동안 그렇게 궁금해하고 찾으려했던 해답들이 모두 다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이었고, 내가 미처 깨우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씩 해답을 정리해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를 모르겠다,

 

우주와 내가 하나라는 답을 알게 되었다, 우주와 나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한 몸이라는 그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나서부터는 모든 답이 저절로 풀린다, 그 동안 고민하고 커다란 의문에 싸여 있었던 모든 궁금증들이 어려운 수학문제를 쉽고 간단하게 술술 풀어나가듯 그렇게 쉽게 풀려져 나간다,

 

내가 남은 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 문제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좀 방관자가 되어서 구경하며 편안하게 살아가라고 답이 나온다, 과거의 여러 가지 아픈 기억들과 슬픈 기억들, 사랑으로 기억되는 추억들도 그냥 다 흘러보내고, 잊어버리고 다 버리라고, 머릿속에서 번개를 치듯 그렇게 알려준다, 다 쓸데없는 것들이니 이제부터는 단순하게 살아가란다, 복잡하게 살지 말라고 답한다, 

 

그리고 그렇게 무서워 했었던 '죽음'이라는 단어도 그냥 다 순리대로 받아들이란다, 억지로 하기 싫다고 해도, 가기 싫다고 해도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순수하게 웃으면서 무서워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고 한다, 가족이라는 것도 이제는 그 무거운 굴레에서 벗어나라고 알려준다, 이제는 무거운 짐을 벗고 홀가분하게 살란다, 그냥 참견하지 말고 구경꾼이 되라고 알려준다, 걱정도 하지 말란다,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나무는 자라고 봄도 오고 아침 해는 떠오른다고,,,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이제는 다 벗어버리라고 그리고 다 버리라고 알려준다,

깨달음에 대해서도 답을 해준다,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깨달음은 내 마음 속에 다 있다고,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것이지 없는 게 아니라 저 하늘 어느 곳에서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그 깨달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쳐 준다, 다 별개 아니라고,,,

 

시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늘은 여명이 안개 속에서 벗어나듯 동이 트고 있다, 안개 속에 답답하게 갇혀 있다가 안개가 걷히듯 하늘도 서서히 어둠 속에서 무대에서 무대 커텐이 걷히듯 그렇게 밝아지고있다, 그 황홀한 답들을 얻고 나니 온몸이 하늘을 훨훨 날아갈 것만 같다,

 

사막의 모래 위에서 일어나려니까 발이 저리고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다, 온몸이 굳어버렸다, 시계를 보니 아침 6시 40분이다, 요가와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굳어진 몸을 풀고 간신히 모래 사장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모래 언덕 정상에 올라가서 사막 위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리라 생각하고 모래 언덕을 올라가는데, 발이 푹푹 모래 속에 빠지면서 걷는 게 힘들다,

 

아무런 발자국이 없는 모래 사장을 나 혼자서 걷는 게 이상하다,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잠속에 빠져 있는 모양이다,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본다고들 했는데, 사막 어디에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모래 언덕의 제일 높은 곳을 향해 한참 동안 올라가는데 점차 동이 터온다,

 

모래 언덕 정상에 겨우 올라서서 주변을 살펴보니 주변이 모두 사막이고 저 멀리 작은 마을이 보이기도 한다, 모래 언덕에 주저 앉아서 새벽 명상을 하면서 깨달은 화두들을 생각해보는데, 기쁨이 가슴 밑바닥부터 솟구쳐 올라와 이 상태로는 심장이 터져 버릴 것 같이 벌떡거린다, 가슴 속을 토해내야만 할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이~야~호, 하고 몇 번씩이나 고함쳐본다,

 

7시가 되자, 저 멀리 내가 잠잤던 텐트쪽에서 한 사람이 모래 언덕에 올라오는 게 보인다, 천천히 작은 점처럼 보이던 것이 점차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다, 아침의 여명 속에 그림자로 보이다가 실루엣이 되어 뚜렷하게 보인다, 조금 있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모래 언덕을 올라오는 게 보인다, 사람들은 모두 모래 언덕의 정상에 이르자 몹시 힘들어하며 가쁜 숨들을 토해낸다, 그리고 탄성을 지른다, 밝아오는 동쪽 하늘을 보며 감격해한다,

 

태양이 서서히 저 멀리 사막산 위에서 붉은 모양을 드러낸다, 작년 나미비아 사막에서도 해뜨는 것을 보기 위해 힘들게 모래 언덕을 올라가서 감격에 겨워 했었는데,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에서는 태양이 그렇게 크지도 않고 감격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매우 감격해하고 기뻐하며 기념 촬영들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아마도 단순히 사막위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려는건 해돋이 구경을 하려는 바람이 아니고 자기가간직

          하고 있는 소망을 기원하려는 원초적인 본능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얼굴 선이 굵고 젤로바를 입고 터번을 쓴 무하메드 가이드는 최고의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