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사는 건 어쩌면 원초적인 본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나 혼자 살다 보니 본능에 의한 어떤 간섭이나 시선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냥 나 하고 싶은데로 하면서 살고 있는데, 이게 보통 편안하고 좋은 게 아니다,
그런데 전기가 고장나서 산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다 보니 완전 원시시대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전기가 없는 산속은 라디오도 안되고 핸드폰 충전도 안되니 그냥 1,000년 전쯤으로 타이머신을 타고 원시시대로 돌아가 살고 있는 느낌이다, 물과 불만 있는 시대,,,그래서 마당에 있는 원형 돌 화덕에 통나무를 태우며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증거를 모닥불로 징표를 흘린다,
이렇게 나 혼자서 고요하게 자연에 적응하면서 내가 농사지은 채소와 과일들만 먹고 어느 날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그래서 가을철에 먹을 배추와 무우 모종을 심으며, 이게 내가 겨울철에 먹을 귀중한 양식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정성들여서 하나씩 심는다, 가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날씨는 덥고 여름철 날씨다,
호야를 좋아하는 내가 지금 키우고 있는 호야만 해도 약 50개가 넘는다, 정자와 평상, 그리고 파고라에서 키우고 있는데, 다 키우기에 자리가 부족하다, 그래서 요즘 더위도 심하고 비가 자주 오기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비가 그치는 시간대에 호야를 키우는 집을 새로 하나 만들기로 작정하였다,
파고라에 쌓아둔 나무들을 꺼내서 적당한 크기의 길이로 톱으로 자른 후 못과 알루미늄 못들을 준비해서 조립하듯 뼈대를 하나씩 만드는데, 망치질이 서투른 나에게는 철못이 금방 구부러진다, 그래서 스텐 못으로 나무 기둥에 힘차게 박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오랜만에 하는 작업인지라 금방 지친다, 땀이 비오듯 그렇게 흐른다, 그러면 집안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커피도 마시고 박카스도 마시고 레몬 쥬스도 마시며 활기를 되찾아 일을 시작한다, 2시간이면 충분히 끝낼 줄 알았는데, 하루 종일 걸린다,
비를 맞지 않게 하고 눈이나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지붕으로 예전에 사두었던 플라스틱 지붕재를 사용하기로 하고, 플라스틱 지붕재 두 개를 서로 연결해서 지붕을 씌우는데, 혼자서 하다 보니 쉽지가 않다, 사다리를 이용해서 힘들게 지붕을 씌우고 튼튼하게 고정시킨 후, 완성된 호야 집을 바라보는데 내가 대견스럽다,
그런데 20%가 부족하다, 호야 집 지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할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는데 동남아나 남미의 바닷가 해변에 있는 비치의 파라솔 지붕이 떠오른다, 야자수 잎으로 만든 파라솔 지붕은 시원하고 운취가 있기에, 호야 집도 그렇게 지붕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득 들었다, 그런데 알다시피 내가 사는 산속은 야자수가 없다, 대신 싸리나무나 선죽<대나무과 작은 대나무>들이 많으니까 이것을 잘라서 낚시줄로 묶은 다음 지붕에 올려 지붕에 덧씨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 역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라고 판단해 곧 생각을 바꾸었다,
호야 집 지붕이 야자수 잎으로 씌워져 있다고 나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서 야자수 잎으로 멋들어지게 장식된 지붕을 갖춘 호야 집이라고 상상하면서 생각과 개념을 바꾸니까 멋진 호야 집이 보인다, 야자수 잎으로 덮힌 호야 집에서 꽃을 피운 수많은 호야들이 향기를 풍기며 나를 즐겁게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같은 사물이라도 생각과 사고를 바꾸니면 다르게 판단되고 다르게 보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연수 중에 강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유리컵에 물이 반 컵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에이 물이 반 컵 밖에 남지 않았네." 하며 불안해하고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똑같은 물 컵을 보고 "아직 물이 반 컵이나 남아 있네,"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똑같은 물컵을 보고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살아 가는 동안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 온다고 했던 심리학 교수의 말이 평생 동안 나의 기억에 남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산속의 숲을 바라 보니 지금까지 보았던 숲속이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벚꽃나무는 벚꽃이 활짝 피어 있고, 매화나무는 매화꽃이 만발하고, 살구나무는 살구꽃을 활짝 피웠다,
이곳이 천국이구나, 그런데 난 이런 것도 모르고 그냥 장님이 꽃 구경하듯 그렇게 헛되게 살았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서 웃는다, 크게 웃는다, 그리고 신이 나서 징을 신나게 두드리고 춤을 춘다,

이번에 새로 만든 호야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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