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이렇게 더운 날은 처음이다,

낮에는 산속도 마당이나 텃밭에 있으면 땀이 흐른다,

 

더위를 피해  정자에 앉아서 멍하니 있는데, 매미는 우렁차게 울어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숲속의 그늘은 햇빛이 비추는 마당과 온도가 다르다, 마당은 35도를 가리키는데, 정자 안 그늘은 서늘하다, 

 

정자에 앉아 있다가 돌로 만든 수조(水槽)에 담가 놓은 수박을 꺼내서 정자에서 먹는데 시원하고 맛있다, 날씨가 더울 때는 과일 중에서 수박이 최고다,

 

수박을 먹고 나서 지난 달 집 현관 앞에 있는 파고라 옆에 설치한 275L 대형 물통 속에 몸을 담근다, 그런데 이 물통 속이 약 160cm의 높이로 매우 깊어서 물통 안에 들어가려면 나무와 나무 사이에 연결한 대나무를 잡고 들어가기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물통 속에서 목욕을 하고 나올 때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스텐 발판을 물속에 넣고서 이것을 이용해 발판을 밟고 나오는데, 물통 속에서 나와서 다시 스텐 발판을 꺼낼 때 매우 힘들다,

 

그래서 지난 주에 다이소에 가서 5,000원짜리 플라스틱 2층 발판을 사가지고 와서 물통 속에 넣고서 나올 때 사용하니 참 편리하다, 이제는 물통 밖으로 나와서 발판을 꺼내려고 고생할 필요가 없다, 플라스틱이어서 물속에서 떠오른다, 이런 멋진 피서가 또 있을까, 자연의 순환를 헤치지 않고 만든 깨끗한 물통 속에서 나 혼자서 목욕하고, 사색하며 더위를 피하고 있으니 기분이 좋고, 피곤함도 저절로 풀린다,

 

일하다가 낮에는 뜨거워서 그늘에서 쉬기도 하지만 저녁이 되면 기온이 완전히 다르다, 도심의 온도와 산속의 온도를 비교하자면 5도에서 10도의 차이가 난다, 그리고 밤에는 온도가 20도로 내려가기 때문에 전기장판을 켜고 자든지 아니면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창문 등 모든 문을 다 닫고 자야 한다, 특히 새벽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져서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산속 집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없다, 어떻게 이런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지, 점점 내가 사는 산속이 귀중한 보물처럼 생각되어진다, 요즘 이상 기후로 인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도 더위 때문에 야단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전 세계가 펄펄 끓어오르고 있다, 8월 초에 유럽으로 여행을 갔던 내 친구는 날씨가 40도로 올라갈 정도로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고 한다,

 

올 여름은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동해안으로 피서를 온 모양이다, 속초를 거쳐 동해와 삼척, 내가 사는 장호항과 그 아래에 있는 울진까지 피서객으로 만원이다, 도시 사람들은 바닷가가 피서하기에 좋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건 착각이다, 동해안 바닷가도 뜨거운 태양 때문에 모래사장이나 그늘에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른다, 그래서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바닷가로 피서를 가지 않고 산에 있는 계곡으로 피서를 간다,

 

올해는 정말로 이상한 기후의 한 해다, 곧 9월이 되는데, 날씨는 덥고 비는 이틀에 한 번 꼴로 내린다, 그리고 비가 한번 내렸다 하면 게릴라성 폭우로 엄청난 소낙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그러다 보니 임도 곳곳이 망가져서 자동차가 다니기에 위험하다, 그리고 절벽에서는 바윗돌이 떨어져서 길을 막곤 한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삽으로 물길을 내주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임도길이 망가져서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산속에 살면 이런 일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아마 올해는 능이버섯과 송이버섯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숲속을 걷다 보면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식용인지 독버섯인지 정확이 몰라서 먹지 않는다,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버섯들만 채취해서 국에 넣어서 먹는다,

 

날씨를 보면 여름철인데, 과일나무들을 보면 가을이다, 배와 사과가 말벌들의 공격으로 많이 상했다, 그래서 배와 사과에 과일 봉지를 씌워 두었다, 또 배나무와 사과나무 밑에 퇴비 대신 경동시장에서 가져온 한약 찌꺼기를 듬뿍듬뿍 끼얹어 주었다, 배와 사과를 수확하게 되면 훨씬 더 맛이 있을 거라 기대된다, 

 

그렇게 무성하게 자라던 토마토가 계절이 바뀌게 되니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다음 주에는 토마토를 싹 뽑아내고 무우와 배추를 심을 생각인데, 날씨가 더워서 일하는 게 힘들다,

 

이제 곧 여름과 이별해야 하는가 보다, 내년에 또 다시 만나겠지만, '인생 한 치 앞을 모른다'는 말처럼 내년에는 내가 어떻게 변했을지 걱정된다,

 

항상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원 섭섭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가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고향이 함양인 나는 남계서원에 처음 가본다.

통영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방문하리라 마음 먹고서 함양군 수동면에 위치한 남계서원에 들렀다.

내 고향에 있으며 2019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적인 문화재를 보러 가보지 않는다는 것은 고향에 대한 모독 같기도 해서 천천히 네비에 의존해 가는데, 함양 읍내에서 약 15분 정도 걸렸다. 

 

남계서원은 일두(一蠹) 정여창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지방민의 유학 교육을 위하여 1552년(명종 7년) 개암(介庵) 강익(姜翼)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1566년(명종 21년)에 나라에서 ‘남계(蘫溪)’라는 사액을 내려 공인과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정유재란(1597년)으로 불타 없어진 것을 선조 36년(1603년) 나촌으로 옮겨 지었다가, 광해군 4년(1612년)에 옛 터인 지금의 위치에 다시 지었다. 남계서원은 경사의 지형 조건을 활용하여 앞쪽 낮은 곳에는 공부하는 강학 공간, 뒤쪽 높은 곳에는 사당을 두어 제향 공간을 이룬 전학후묘(前學後廟)에 배치를 하였는데, 서원의 독창적 건축 배치 형식의 기준을 마련하였고, 이후 건립되는 서원들의 전형이 되었다.

 

영주 소수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세워진 함양 남계서원은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고 남아있던 47개 서원 중 하나이며, 경남 유일의 존속 서원이다. 

안의에서 함양으로 가는 중간에 지곡면사무소가 있는 지곡면 개평마을이 있다. 이곳에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 있다. 우리가 조선시대 학문과 문벌의 양반을 평할 때 흔히 ‘좌안동 우함양’이라는 말을 하는데 우함양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정여창이다.

 

정여창(1450~1504)은 성리학의 대가로서 사서오경과 사기에 통달하였고,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문하에서 한훤당 김굉필과 함께 도학의 진수를 밝힌 도학자이다. 또한 사상가로서 지행일치(知行一致)를 실현한 실천 유학자였으며, 조선시대 5현<五賢, 성리학적 도리를 터득하고 실천한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을 지칭한다> 중 한 명이며, 문묘(文廟, 공자를 모신 사당)에 위패를 모신 동국 18현< 신라·고려·조선 시대에 걸쳐 국가의 최고 유학자로 인정받아 성균관·문묘에 종사(從祀)된 18인의 집합을 말함> 중의 한 명이다.

 

1494년 안음(현재 안의면) 현감으로 제수(除授)되어 현감으로 있는 동안 백성을 위한 왕도 정치를 펼쳤으며, 저서로 일두집(一蠹集)이 있다. 그러나 무오사화<1498년(연산군 4년) 성종실록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김일손이 제출한 사초와  안에 포함된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문제 삼아, 사초 작성에 관여한 인사와 김종직 문인,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던 대간 관원들을 처벌하기 위해 연산군이 일으킨 사건>에 연루되어 함경도 종성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타계한 후 갑자사화<1504년(연산군 10년)에 연산군의 친어머니 폐비 윤씨와 관련하여 많은 선비가 숙청된 사건> 때 부관참시(剖棺斬屍, 무덤을 파고 관을 꺼내어 시체를 베는 행위)되었다. 이후 중종반정으로 복관이 되어 의정부 우의정에 추종되었고, 1575년에 선조 임금이 '문헌(文獻)'이란 시호를 내렸다.   

 

정여창을 모신 서원은 전국적으로 9곳에 이른다고 한다.

내 고향 함양은 옛부터 안동 못지 않은 오래된 선비의 마을, 양반 고장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동네 곳곳에 정자와 서당이 있으며, 오래된 한옥 가옥들이 많이 있다. 특히 일두 정여창의 고향이자 500여 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개평마을에는 일두 고택을 중심으로 마을 곳곳에 유서 깊은 고택이 남아 있는데, 마을길 구석구석을 둘러보노라면 기품 있으면서도 수수한 시골 인심이 느껴지는 포근한 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강당,,경(敬)과 논(論)을 연구하고 학습하는 곳으로, 명성당(明誠堂)이라고 한다, 

사당,,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을 올리는 곳

남계서원 옆에 위치한 한옥 스테이,,

오늘이 처서<處暑, 24절기 중 14번째 절기로,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력 8월 23일경이다>라는데, 며칠 전부터 장마 때처럼 매일 비가 온다, 비가 내릴 때는 흡사 큰 양동이로 물을 쏟아붓는 것처럼 거세고 많은 비가 내린다,

 

비가 매일 오니까 집안에 있는 퓨즈<fuse, 과전류 보호 장치의 하나로 과부하 전류를 자동적으로 차단하는 부품> 박스의 차단기 하나가 고장이 나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원덕읍에 있는 전기 상점에서 차단기 두 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차창 앞이 보이지 않고 자동차는 마치 물속을 지나가는 것처럼 임도가 물속에 잠겨 있다, 몇 년 전 태풍이 왔을 때 이랬었는데, 걱정을 한 가득 안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며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는데, 개울은 많은 비로 인해 엄청 불어났다,

 

새로 구입한 차단기를 전기 가게의 사장이 설명해준 대로 설치하려는데, 잘 안된다, 그래서 자세히 차단기를 보면서 기존에 설치한 차단기의 나사를 하나씩 풀고서 다시 새로 산 차단기로 고정시킨 후 차단기 스위치를 올리니까 전기가 집안에 들어온다, 낮인데도 비가 많이 오니까 집안이 캄캄하다, 

 

그런데 차단기 하나가 누전이 되었는지 라디오와 연결된 전기선이 들어오지 않아서 라디오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놔두고서 소파에 앉아 있는데, 전기가 없는 집은 여러 모로 참 불편하다,

 

잠시 후 베란다로 나가서 비가 쏟아지는 정자로 향했다, 정자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비 구경을 하는데, 낮인데도 캄캄하다, 가끔씩 '우당탕탕' 하며 번개치는 소리와 함께 번개 빛이 순간 어둠 속에서 산속의 풍경을 밝은 조명이 비추듯 환하게 비춰 주는데, 참으로 기묘한 풍광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가 지금 살아 있는지 혹은 죽어서 이런 풍경을 보고 있는 건지 분간되지 않고 지금의 시간을 잃어버린다, 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여행을 온 것처럼 신기하고 행복해진다,

 

거센 비는 3시간 동안 내리다가 멈춘다, 그리고 다시 이슬비가 내리다가 멈축고 곧 태양이 나온다, 참 변덕스러운 날씨다,

장마가 지나간지 오래 되었는데, 이런 현상이 4일 동안 매일 일어난다, 

 

집 마당에 두 그루의 마로니아가 있는데, 나무 열매가 익어서 땅으로 떨어진 것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마로니아 열매는 알밤처럼 생겼지만 독성이 있어서 먹지를 못한다, 매일 수십 개의 열매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이 열매는 쥐들도 먹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집에서 호야와 양란 분갈이를 하고 있는데, 큰 포크레인이 산 위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작은 포크레인은 이런 소리를 내지 않아서 임도를 바라보니까 20톤짜리 큰 볼보 포크레인이다, 이 포크레인은 작년과 올해 내가 사는 산속을 지나서 산 정상 부근에 임도를 새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2년 동안 매일 아침 일하러 내가 사는 산속 집앞을 지나서 올라가고 내려가고 하는 내가 잘 아는 포크레인 기사이다,

 

포크레인을 세우라고 손짓을 하고서 기사한테 왜 벌써 내려오느냐고, 공사가 끝났느냐고 물으니까, 공사가 끝난 게 아니고 몸이 아파서 내려간다고 하면서 앞으로 자기 대신 다른 포크레인 기사가 와서 일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포크레인 기사의 얼굴이 노랗다, 좀 걱정이 되면서 앞으로 못볼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포크레인 기사에게 부탁할 게 있다고 하면서 임도 길 옆에 세워둔 바위를 집 입구로 옮겨 달라고 하였다, 바위를 놓을 자리를 지정해주니까 포크레인 기사가 큰 바위를 쉽게 운반하여 놓고서 포크레인으로 쾅쾅 내려치니까 임도 땅이 흔들린다,

 

난 고맙다고 말하며 포크레인 기사와 이별했는데,,,참 넌 잔인한 넘이다, 그래 아프다는 사람에게 그렇게 일을 시켜야 하느냐고, 나 자신을 책망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난 번에 영혼의 쉼터 입구 맞은편에 큰 바위돌을 운반해 달라고 포크레인 기사에게 미리 30만원을 주었기에, 이번에 이별하면 30만원을 그냥 날리는 게 아니냐고, 내가 뭐 자선 사업가도 아니고 잘한 일이다, 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바위돌에 새기고 싶은 글이나 생각하자고, 하며 바위돌을 바라보니 대문 겸 집 입구에 있는 장식돌이 이쁘다, 이제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바라보면서 나와 함께 할 것이고 내가 죽고나서도 이 바위돌은 이곳에 앉아 있겠지,,,

 

이 바위돌에 이끼를 입혀서 멋있게 옷을 입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요즘은 유독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서울 도심에도 여러 종류의 맛집들이 있지만, 이런 맛집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면 1시간에서 2시간씩 기다려야 한다, 겨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 혼자서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종업원의 눈치를 보면서 식사를 해야 하니 참 불편하다,

 

그래서 지방으로 여행 시 유명 맛집이나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아가는 게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통영에서 함양을 지나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나서 <15시경> 충북 영동에 있는 민물고기 어죽 잘하는 집을 찾아갔다, TV조선 프로그램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나온 민물고기 집이다, 난 강원도 산속에 살기에 강원도는 어죽이나 민물 매운탕을 하는 집이 드물기 때문에 며칠 전부터 유독 어죽의 맛이 그리웠다,

 

그런데 영동에 어죽을 하는 가게들이 많이 있는데, 정말 맛있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Chat Gpt에서 추천한 유명 맛집들을 찾아가는데, 그럴 때마다 핸드폰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이젠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오후 3시인데도 식당 안에는 손님이 10명쯤 있다,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하나씩 시켜서 맛보는데, 어죽이 참 맛있다, 혼자서 어죽과 도리뱅뱅이를 다 먹고 나서 기분 좋게 식당을 나왔다, 다음 번에도 어죽이나 매운탕이 먹고 싶을 때 이 집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하고서, 주인장한테 점심 때도 매운탕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까, 점심 때는 어죽 손님 때문에 바빠서 오후 2시 이후에 가능하다고 하면서,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오라고 말한다,

 

금산에서 영동 방면으로 아름다운 강을 따라 약 30분 정도 가면 도로 옆에 있는 맛집이니, 화려하고 멋지게 꾸며 놓은 청산식당에 가서 어죽 한 그릇 드셔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요,

 

<청산식당>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금강로 815 

전화번호: 043-742-2203

 

사천에서 깊은 잠을 자고 나서 광복절인 8월 15일, 아침 일찍 사천 용궁 시장을 찾았다, 내가 잠잔 '무니' 호텔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용궁 시장이 있다, 용궁 시장에는 이름 아침인데도 손님들이 없다, 지난 번에 말린 바다장어를 샀던 가게를 찾는데 찾을 수가없다, 주인 할머니 얼굴을 보면 알겠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가게에서 사기로 마음 먹고 완전히 말린 장어를 찾아보는데, 반건조 상태의 장어만 판매한다, 커다란 반건조 장어 5마리 가격이 3만원이다, 전에 왔을 때 완전히 말린 장어 한 마리 가격이 1만원이었는데, 장사하는 사람이 완전히 건조시킨 장어보다 반건조 장어가 더 맛있다고 반건조 장어를 사라고 말한다,

 

그래서 반건조 장어를 6만원어치 사고서 시장을 구경하는데, 국산 갈치가 싱싱하다, 비늘이 반짝이고 서울보다 싼 것 같다, 우선 수입 갈치가 아닌 국산 갈치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5만원에 6마리의 갈치를 또 샀다, 갈치를 먹기 좋게 잘 토막내서 얼음을 넣고 꼼꼼하게 포장해서 준다, 통영의 서호 시장보다 좀더 싼 것 같다,

 

사천하면 쥐포다, 그래서 건어물 가게에서 쥐포 2봉지를 구입하였는데, 이건 내가 좋아해서 산 게 아니라 순전히 마누라를 위해 산 거다, 나 혼자서 여행하고 나 혼자 맛있는 것를 사먹으니 쪼금 미안해서 마누라님이 좋아하는 쥐포를 산 거다,

 

아침을 먹기 위해 9시30분에 통영으로 향했다, 사천에서 통영까지는 약 40~5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서호시장 내에 있는 복어국 맛집 '만성복집'으로 가는데, 통영은 내일(8월 16일)까지 한산대첩 축제를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이 위치한 통영 항구는 양편으로 도로에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있고 통영 항구 주차장에 가려고 자동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어제밤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냥 통영에 왔다면 큰일날 뻔 했다, 만약 어제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그냥 왔더라면 좋은 숙소는 고사하고 잠잘 곳을 잡지 못할 뻔 했다, 천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면서 서호시장에 가기 위해서 도로에 정차된 자동차 뒤에 서있는데, 갑자기 내 앞의 길 옆에 주차한 자동차가 빠져 나온다, 와 이런 행운이! 아마 하나님께서 불쌍하다고 나에게 이런 행운을 주신 것 같다, 잽싸게 길 옆에 주차시켜 놓고 서호사장으로 향한다, 참고로 통영은 어느 곳에 자동차를 주차시켜도 위반 딱지가 없고 감시 카메라도 없다, 감시 카메라가 있어도 작동되지 않는다,

 

서호시장 내 만성복집은 내가 통영에 올 때마다 찾아가는 복국 전문점이다, 이 집은 통영에서 복국을 제일 잘하는, 그야말로 숨어 있는 유명 복국집이라서 유명 연애인 뿐만 아니라 많은 식도락가들, 그리고 통영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복국집이다, 

 

3개월만에 찾아온 만성복국집은 유명세에 맞게 여전히 만원이다, 종업원의 안내로 자리에 앉아 참복지리를 시켰는데, 가격이 2만원으로 올랐다, 전엔 17,000원이었는데,,, 그래도 서울의 복국집과 비교하면 엄청 싼 가격이다, 그리고 참복을 많이 준다, 6개의 참복덩어리가 복국탕 속에 들어가 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나서 '하삼동 커피점'에 가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고 나오는데, 예전에 통영에 올 때마다 매번 방문했던 커피를 직접 볶아서 파는 커피 사장이 나를 보더니만, 으아해 하며 아는 체 한다, 왜 자기 집에 오지 않고 이런 싸구려 커피점에 가느냐고 하는 것 같다,

 

참 당황스럽다, 사실 이 집은 예전에는 커피 맛이 좋아서 통영에 갈 때마다 갔었지만, 어느 날부터 커피 맛이 이상해졌다, 가격이 비싼 건 좋은데, 맛이 좋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것이 내 성격이다,

 

그래서 이제는 통영에 가게 되면 '하삼동 커피점'를 찾는다, 커피 가격이 싸고 커피 맛이 아주 좋다, 그리고 바리스타 사장과 여종업원 또한 친절하다, 그러니 누가 비싼 돈을 주고 맛없는 커피점을 찾겠는가,,,그런데 이 집은 에스프레소 잔이 없어서 큰 아메리카노 커피잔에 준다, 그래서 이번에 여행을 마치고 나서 다이소에 가서 예쁜 에스프레소 잔을 하나 사서 자동차에 실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통영 꿀빵을 산 후 거제도에 가서 하룻밤 자고서 구경을 할까 생각하다가 8월의 마지막 휴가가 끝나는 시점에서 거제도에 갔다가 숙소와 식당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거라는 예감에,

 

또 TV 뉴스에서 내일 일요일(8월 16일)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를 접했기에 그냥 고향 함양에 가리라 작정하고 통영을 빠져나왔다, 나중 서울에 와서 뉴스를 보니까 거제도에 하루에 960mm의 폭우가 내려 산사태가 나고, 집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끊기는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상상을 초월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 내가 하룻밤 거제도에서 잠잤더라면 집으로 올라오지 못할 뻔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서울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통영에 온 것 같다,

통영은 참 맛있고 매력적인 도시다, 그러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바가지 요금이 극성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안되는데 말이다,

 

서호시장,,

복집으로 유명한 통영 <만복식당>,,

장마가 지나고 나서도 비가 자주 온다, 그래서 특별히 할 일이 없어진다,

또 한가하다 보니 심심해서 호야나 난초들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여름 산속에 살다 보니 슬슬 방랑끼가 발동되어서 몸이 근질거린다, 그래서 어딘가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통영과 사천, 그리고 거제도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은 8월 7일이 나의 생일인데, 누구 하나 제대로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솔직히 섭섭했다, 그나마 미국에 사는 아들넘으로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전화가 왔었지만, 마누라도 딸도 내 귀중한 생일날을 기억하지 못해서 생일인데도 미역국을 먹지 못하고, 다음 날 북경오리 전문점에서 간단하게 생일 파티를 치렀다,

 

어렸을 때는 내 생일날이 잔치날이었다, 떡도 하고 고기도 굽고, 근처에 사는 친척들이 다 몰려와 잔치를 치를 정도였는데, 지금은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더더욱 슬프고 가슴이 아리고 허전하다, 그래서 허전한 가슴을 달랠 겸, 또 옛날의 추억도 되새길 겸 이런 저런 이유와 사연을 가지고 이번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통영과 사천, 그리고 거제도는 한 방향이고 강원도 삼척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면 약 4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거라는 예상에 금요일(8월 14일) 아침에 강원도 산속을 출발하였다, 그런데 출발하기에 앞서 아침에 보니까 내가 아침마다 복용하는 홍삼 액기스를 다 먹었다, 

 

그래서 풍기의 인삼시장에 들러 홍삼 액기스를 구입하고 사천으로 가리라 작정하고서 울진을 거쳐서 풍기에 가는데, 오늘이 말복날 이라는 것을 알고서 풍기 톨게이트 맞은편에 위치한 삼계탕 집으로 향했다, 홍삼 삼계탕이라는 것을 시켰는데, 홍삼  세 뿌리가 들어간 것 말고는 별게 없다, 그냥 그렇다,

 

풍기 인삼시장은 여름철이어서 그런지 손님이라곤 나 뿐이다, 가을철의 풍기인삼 시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경기가 나빠서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손님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심각하다, 그래서 15만원에 판매하는 100% 홍삼 액기스를 만원 깎아서 14만원에 구입하고 사천으로 향했다,

 

사천은 지난 번 여행 때 물가도 싸고 음식도 맛있고 인심도 좋았다는 기억 때문에 잠자리를 사천에서 해결하리라 작정하고서 '무니'라는 호텔<055-832-0090>에 숙소를 정했다, 

 

이 호텔은 주말이어서 가격이 8만원인데, 시설이 깨끗하고 주인 여자가 직접 청소하고 친절하다, 무엇보다 침대가 안락하고 베개 역시 푹신하고 좋다, 난 침대와 베개에 민감해서 매트리스가 좋지 않고, 베개가 좋지 않으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아주 나쁜 고질병이 있다, 그래서 호텔을 정할 때 이 점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가격 대비 이 호텔의 만족도가 매우 좋다, 화장실도 깨끗하다, 욕조가 설치되어 있고, 샤워 부스와 화장실이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밖에  와이파이도 잘되고 넷플렉스도 볼 수 있다, 물론 난 티비를 거의 보지 않기에 관계 없지만 말이다,  

 

원래는 저녁 식사로 통영이나 거제도에서 장어탕을 먹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사천에도 유명한 숨겨진 장어탕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벌리동 골목에 위치한 '창선식당'을 찾아가 장어탕을 시켰다, 12,000원 하는 장어탕이 너무 맛있다, 바다 장어를 갈아서 시래기와 들깨 가루를 넣어서 만든 장어탕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또 장어를 썰어서 고기 씹는 맛도 곁들인 여름 최고의 보양식인 것 같다,

 

이런 즐거움은 꼭 보물을 캔 기분이다, 주인 부부와 음식을 서빙하는 딸도 친절하고 자기들이 만드는 음식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하다, 그럴만 하다, 요즘은 모든 물가가 비싼데도 이 집은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고 그대로 받고 있다, 싸면서도 맛있고 또 친절하고,,,이런 즐거움 때문에 여행을 하는 거라고 나 혼자 웃고 배를 두드리며 행복한 감정을 간직한 채 호텔이 위치한 사천항으로 돌아왔다,

 

배가 너무 불러서 차를 주차시킨 후 산책할 겸 사천항을 천천히 구경하는데, 통영의 항구와 사천의 항구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초라하고 쓸쓸하다 못해 꼭 페허의 항구에 와 있는 것 같다, 왜 사천에 관광객이 없는지를 깨닫게 된다, 통영과 다르게 관광객이 많지 않으니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물가가 싸다,

 

다음 번에도 사천에 다시 와야겠다고 결심하고 호텔에 와서 샤워한 후 깊은 휴식에 들어갔다, 

 

사천 용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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