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에서는 농지 전수조사 때문에 난리다, 농지 전수조사는 이번 정부에서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농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전국 농지의 소유 및 이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조사로, 대한민국이 탄생한 이래 처음이고 여태껏 없었던 일이기에 농촌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오늘날 농촌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데다, 비료와 농약을 비롯한 각종 농자재 가격까지 비싸 농사를 지을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60~70대 노인들로, 평생 농사를 천직으로 여겨 온 사람들이기에, 달리 생계를 꾸릴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농사를 이어 가는 것이 농촌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리고 부모님으로부터 논이나 밭을 물려받았지만, 직장생활 때문에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한 채 오랫동안 농지를 방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모님이 질병이나 고령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려워져 친척에게 경작을 맡기거나 이웃에게 농지를 임대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사정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며, 농지를 당장 경작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 또한 다양하다,
그런데 농지 소유주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방치할 경우, 농지를 처분하도록 명령받거나 이행강제금 <농지법 위반으로 인한 처분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농지를 처분할 때까지 매년 부과되는 금액> 까지 부과받을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지금 농촌에서는 농지를 팔고 싶어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처분하기조차 쉽지 않다, 농지 투기는 아파트 단지 조성이나 계획적인 도시 개발처럼 땅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에서나 발생하기 쉽다, 주변에 개발 가능성도 없고 별다른 변화도 없는 농촌의 논밭을 대체 누가 선뜻 사려고 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 나서자 농촌에서는 농지가 반값으로 떨어지고, 누구도 농지를 구입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농지를 처분하라고 하면서도 정작 팔 곳은 마땅치 않은 현실, 농사를 짓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지만 직접 농사를 짓기도 어려운 현실, 이러한 농촌의 복잡한 사정을 외면한 채 법과 원칙만을 앞세운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작고하신 어머니가 사셨던 용인 원삼면에 있는 집을 허물기 위해 철거 전문 회사를 알아보는데, 각 회사마다 가격이 다르고 왜 이렇게 복잡한지를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쓸데없는 법과 행정 절차가 너무도 복잡하다, 헌 집을 철거하려고 해도 전문 면허가 있는 업체가 공사를 해야 하고 정부에 제출하는 서류가 수십 가지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나라다, 용인 집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수많은 추억이 깃든, 내 삶의 수많은 순간이 고스란히 스며 있는 곳이자, 고향 집보다도 더 깊은 애착이 깃든 집인데, 막상 허문다고 생각하니 그 동안 쌓인 추억들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며칠 전(10월 13일), 내가 가장 존경하는 고향 선배이자 친 형님처럼 모셨던 한 회장님<모 대기업의 회장님이셨다>의 사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올해 강원도 산속은 송이버섯이 거의 나오지 않아서 조금 채취했는데, 그 중 가장 크고 괜찮은 것 송이 10개를 한 회장님댁으로 택배를 보냈다, 그래서 송이버섯을 받으신 사모님께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전화를 하신 것이다,
사모님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 기쁘고 반가웠지만, 가슴 속은 불안했다, 그 동안 한 회장님께서는 치매로 치료 받고 있어서 직접 전화 통화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모님을 통해 집 사람이 소식을 전해주는 게 전부였기에 그냥 모른 척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모님을 통해 일 년만에 한 회장님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한 회장님은 그 동안 치매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계셨는데, 사모님께서 올초에 폐암 수술을 받게 되어 한 회장님을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다가 가족들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치매로 발전해서 올봄에 치매 전문 요양원에 입소했단다, 다행히 사모님은 폐암 수술이 잘 되어서 집에서 요양하고 있었는데,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무릎까지 안 좋아서 두 무릎을 수술 받으셨다고 한다,
사모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니 눈물이 흘러서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좋으신 분이 편안하게 마지막 인생을 즐기다 가셔야 하는데,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로 고생하신다는 이야기는 슬픈 영화 속 이야기 같다, 한 회장님께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베푸시고 봉사 등 좋은 일을 많이 하셨지만, 지금까지 연락 오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변치 않는 마음에 매우 고마워하신다,
인생이란 이런 건가? 왜 마음씨 좋고 착한 사람은 불행해지고 나쁘고 독한 사람들은 더 오래 살고 더 행복하게 사는 걸까?
과연 신이 존재하는 걸까? 어떻게 하나님은 이런 현상을 보고도 못본 척 두 눈을 감고 계시는 걸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힘들 때 나를 도와주시고 어려움에서 빠져나오게 해주셨던, 고마우신 한 회장님이 그립다,
너무 보고 싶다, 그래서 내가 이별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한 회장님을 뵙고 싶다고 하니까 사모님께서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 세계에서 사시는 한 회장님를 보면 가슴이 아플 거라고 하면서, 외부인은 면회가 안된단다, 가족들만 일주일에 단 한 번 얼굴만 보고 온단다,
사모님과 전화를 끊고서 하루 종일 울고 우울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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