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의 산골이야기/2022년 하반기(9월~12월) (22)
나의 산골이야기

강원도 산속은 겨울이 되면 사람이 살기엔 힘들다, 산속의 온도는 산 아래 마을보다 훨씬 더 춥다, 겨울이 되면 5도의 온도 차이가 난다, 마을이 영상일 때도 산속은 마이너스 온도를 기록한다, 그리고 눈이 왔을 때 눈의 양도 마을보다 훨씬 더 많이 쌓이고 잘 녹지 않는다, 그리고 바람도 더 거세게 분다, 또 태양도 한 시간 이상 빨리 지고 더 늦게 뜬다, 아침에 오전 9시가 되어야 햇빛이 겨우 보인다, 눈이 많이 내린 산속은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다, 전기도 없고, 전화도 안돼고,티비도 없고, 또 유일한 교통편인 자동차도 산속에서 마을로 내려갈 수 없기에 그냥 눈속에 갇히게 된다, 처음에는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산속에 갇히게 되니까 하루, 이틀, 사흘까지는 답답하고 안절부절못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그..

난 아주 오래 전부터 생들기름을 매일 아침 소주 잔으로 한 잔씩 먹고 있다, 약 40년 전 내가 역삼동 단독 주택에 살 때다, 집 근처에 연대 의대를 나와 내과 병원을 운영하면서 연대 의대 교수를 겸직하는 여의사가 있었다, 성격도 쾌활하고 친절해서 우리 가족 모두가 단골로 다니는 병원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 가슴의 심장 부근이 뜨끔거리고 아프다, 그래서 이 병원에 가서 여의사와 상담을 했더니, 여의사가 X-ray를 찍어보잔다, 엑스레이 사진을 본 여의사는 나에게 심장이 언제부터 아팠느냐고 묻더니 심장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현대아산병원의 심장 전문 과장을 소개해준다, 다음날 아침 일찍 현대아산병원에 가서 접수를 하고 박OO과장이라는 우리나라의 유명 심장병 전문가와 상담하였다, 박과장은 지금 ..

강원도 날씨는 일기예보와는 맞지 않는다, 그동안 12월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었었는데, 내가 서울 집으로 온 하루만에 영하 10도까지 내려갔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강원도 영동지방의 경우 따뜻한 영상(零上)의 날씨가 계속된다고 했었는데, 내가 그 말을 너무 믿었나 보다, 내가 애지중지(愛之重之)하며 키운 대명석곡이 거의 다 얼어죽고 말았다, 유튜브에서 대명석곡을 꽃 피우는 방법 중 하나가 영하 5도까지의 극한 상황에 적응하도록 대명석곡을 차가운 날씨 속에서 키우라고 하기에 햇볕과 통풍이 좋은 다육이를 키우는 키핑장에 놔두었는데 영하 10도의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만 것이다, 참담하고 안타까워서 차마 바라볼 수가 없다, 서둘러 집안으로 들여놓긴 했지만 대명석곡의 푸른 잎은 누렇게 변하고 냉해..

한 달 전 산속의 황토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어지려워서 그만 이불 위에 주저앉고 말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한 이상 증세였다, 그래도 이불 위에 그대로 앉아서 진정되기를 한참 동안 기다린 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는데, 그래도 어지럼증이 사라지지 않고 약간 남아 있다, 방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동안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뇌출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유튜브에서 의사들이 하는 이야기와 내 주변의 여러 사람들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뇌출혈 초기 증세로 대표적인 것이 어지럼증을 동반한 헛구역질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첫번째 신호와 두번째 신호가 오며, 세번째는 쓰러지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번째 신호가 왔을 때 이 신호를 무시하..

강원도 산속에서 키울수 없는 동양난과 서양란 종류, 호야 종류, 칼라데아 종류, 스토키 종류, 열대 나무 종류를 내 작은 골방에서 키우고 있다, 이들 모두 봄이 오면 강원도 산속 집으로 가져가야 할 식물들로, 명상을 할 때는 이 작은 골방에서 꽃들을 보며 명상에 잠긴다, 좋은 그림도 아름답고 멋이 있지만, 살아 숨쉬는 식물들은 그 무엇보다도 더 생명감이 느껴지고 아름답다, 최고의 화가가 똑같은 꽃을 그린다고 해도 살아 숨쉬는 생생한 꽃의 신비한 생명력은 그리지 못하리라, 식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식물들도 감정을 느끼고 서로 교감을 나눈다고 한다, 그래서 꽃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환경을 만들어주면 더 튼튼하게 자란다고 한다, 요즘은 명상을 할 때 이 작은 골방 나의 '케렌시아'에서 내가 좋아 하는 ..

강원도 산속은 이제 겨울 초입이다, 그러나 올해는 겨울 초입인데도 날씨가 초봄 날씨 같다, 그래서인지 봄에 피어야 할 꽃들이 피어나기도 했다, 아마도 이런 꽃나무들도 봄이 온줄 착각을 해서 꽃을 피운 것이리라, 그래서 나 또한 산속의 겨울 준비에 늦장을 부리며 한가롭게 늦은 가을의 정취를 즐긴다, 마당에 있는 꽃나무와 금목서, 치자나무, 대명석곡난 등을 집안으로 옮기지 않고 밖에 그대로 두었다, 특히 대명석곡난은 3년이 지나고 잎이 싱싱한데도 꽃을 피우지 않고 있기에 난을 키우는 사람들과 꽃 장사하는 사람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대명석곡난의 꽃 피우는 방법을 배웠다, 대명석곡난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10월에서 11월까지 햇빛을 많이 쪼여 주어야 하고, 또 한 달 동안 물을 주지 말아야 하며, 11월 ..

11월 마지막 주일이다, 지금은 월드컵 경기로 전 세계가 축구 열기로 관심이 집중되어서 자기 나라 축구팀이 열심히 축구 경기를 하도록 응원하고 광기어린 열기로 인해 야단법석이다, 그러나 강원도 산속은 이런 세계적인 축제와 무관하다, 흡사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나무와 식물들, 그리고 동물들은 겨울 준비에 들어갔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개 사료통 집을 만들기로 했다, 3년 전부터 만들기로 마음 먹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개 사료통 집은 자꾸만 뒤로 뒤로 미뤄지기 시작했다, 지난 주에 삼척 시내에 있는 철물점에서 지붕에 쓸 플라스틱 15개를 사오고, 올봄에 준비한 각목들 가지고 머릿속으로 설계한 사료통 집을 만들기로 했다, 생각대로라면 하루면 충분할 것 같..

11월 중순의 산속은 아침 저녁에는 온도가 많이 내려간다, 밤과 낮의 온도 차이가 15도 이상이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날씨는 훨씬 더 따뜻하다, 그래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산속의 날씨라서 집 마당에서 키우던 다육이들과 꽃나무 등을 집안으로 옮기기로 마음먹고선 다육이들부터 집안으로 옮기는데 다육이 숫자가 너무도 많다, 이번 여름철에 반 이상의 다육이들이 죽었는데도 다육이가 의외로 많이 남아 있다, 이젠 절대로 다육이에 대해서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플라스틱 바구니에 다육이를 6개씩 넣고 운반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거실 뿐만 아니라 침대방까지 다육이를 가득 채우고서야 겨우 끝났다, 다육이를 키우던 내가 만든 키핑장에는 다육이의 명찰과 빈 화분이 널부러져 있는데, 흡사 사람이 죽으면 묘지에 묻히..

늦가을인데 밤부터 거센 비가 내린다, 황토방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는데, 파고라의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일기예보는 내일 오전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늦은 밤중에 비가 내리고 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밤 12시 30분이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면 산속 집에서 황토방으로 가는 길에 개울 물이 넘쳐서 오솔길을 엉망으로 만들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면 개울물이 잘 흐르도록 물길을 터주어야 한다, 이번에 산속에 간벌작업을 하면서 개울물길을 포클레인이 자갈돌로 막아서 자동차가 잘 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물길을 막아 놓았기 때문에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많은 물이 임도길을 따라 흐르면서 흙을 깊게 파놓고 여러가지 ..

강원도는 해마다 산불로 인해 넓은 산이 불타고, 이로 인해 수십 년에서 수백 년된 나무들이 불타고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5월에도 울진과 동해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많은 면적의 산들이 불타고 나무와 숲이 사라졌다, 특히 울진 산불이 났을 때, 그 생생한 현장을 가까이에서 목격하고 산불의 위력과 무서움을 실감했었다, 지금도 그때 산불이 난 울진과 동해에서 불에 탄 나무를 자르고, 나뭇가지들을 수거하느라 야단이다, 다행히 내가 살고 있는 산은 불의 피해가 없었지만 또 언제 산불이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산불 발생 예방 차원에서 국유림과 우리산 경계에 산불을 방지하는 작업을 해달라고 삼척 시청에 요청하였는데, 산불담당 과장이 흔쾌히 나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시청으로부터 허가가 났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