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상반기(1월~7월) (31)
나의 산골이야기

지난 주 일요일(7월 7일) 서울 집으로 가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느라 산속의 아침을 매우 바쁘게 보냈다,그 중 하나가 개들한테 내가 없는 동안 충분한 사료를 사료통에 넣어주는 일이다, 특히 해리와 람보, 그리고 금동이는 각자의 집이 있기 때문에 따로 사료를 충분히 넣어주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3일이 지나서 11일(목요일) 오후 13시에 산속 집에 도착했는데, 내가 없는 동안 장맛비가 많이 내려서 개울에는 물이 많이 흐르고 있고 라멜, 방울이, 미미, 람보 등 개들도 반갑다고 짖어대고 야단이다, 그런데 보통 때 같으면 해리가 자기 집에서 자기도 반갑다고 짖어대는데 아무런 소리가 없다, 그러나 그냥 무심하게 지동차에 싣고 온 여러 가지 물건들을 집안으로 옮기고선 해리를 풀어주기 위해서 해리가 ..

산속의 여름은 휴식하는 시간으로 도시와 산속의 차이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계절이다,그런데 장마가 시작되면 산속은 비상이다, 장마 때 태풍이라도 오게 되면 산사태가 나고 임도 길도 끊겨서 야단이 난다, 그래서 임도 길에 물길을 내주고 산속 집도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예컨대, 자동차가 산속 집으로 갈 수 없는 상황를 고려해서 개 사료도 충분히 예비로 준비해야 하고, 개울에 있는 집으로 들어오는 고무 호스도 점검해서 단단하게 바윗돌로 고정해야 한다, 해마다 여름철 장마 때가 되면 어떤 변수가 생길 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지난 주부터 올봄 습설로 인해 무너진 파고라와 다육이를 키우던 다육이 집을 부시고 정리해 놓았다,그리고 작년에 간벌한 나무들을 렉스턴 스포츠 적재함 짐칸에..

강원도 산속은 여름에 더욱 빛이 난다,특히 30도가 넘어가는 한 여름철에 더욱 더 진가가 발휘된다, 산속에서는 정자나 평상에 앉아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쾌적하고 잠이 솔솔 쏟아져 내린다,어디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걸까? 우리 집이 있는 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 바람이 올 수가 없다, 그래서 바람이 어디에서 오는지 자세히 살펴 보니, 산속 집으로 오는 임도가 깊은 계곡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그 계곡의 깊은 골짜기를 통해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내가 사는 산속 집까지 올라 오는 거라는 걸 발견하였다, 20년 동안 산속에 살면서 보지 못했던 바람의 길을 이번에 발견하고 나니 너무 기뻤다, '바람의 길', 높은 산으로 둘려 쌓여 있지만 바람이 오는 길은 한 곳 뿐이다, 바다에서 산..

올해는 참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는 한 해인 것 같다,3월에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려서 산속 집으로 가지 못했는데, 특히 내린 눈이 습기 가득한 습설이어서 눈의 무게를 감당치 못한 수백 년된 나무들이 쓰러지고 나뭇가지들이 부러졌다, 게다가 내가 20년 이상 키운 대나무들이 절반 이상 쓰러지고 부러져서 대나무를 잘라내는 게 큰 일 중 하나였다, 작년에 산속에 간벌 작업을 하다가 베어낸 소나무, 참나무 등을 삼척에 사는 공인중개사 이 사장의 소개로 4군데에 쌓아 놓고, 소나무들을 400만원에 팔았다, 그런데 계약한 변 사장이라는 사람이 내가 표고버섯을 재배하려고 간벌 작업하는 포크레인 기사에게 돈을 주고 부탁해서 쌓아놓은 표고버섯 재배용 참나무 약 300개를 훔쳐갔다, 그리고 소나무와 잡목들을 다 가져갔다,..

올봄에 많은 습설이 내리는 바람에 4개의 파고라와 비닐 지붕의 다육이 선반대 3개가 부서져서 이번 주(6월 12일)에 집앞 파고라를 새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부서진 파고라 지붕 을 뜯어내고 천막도 제거하였다, 그런 다음 파고라에 쌓여 있는 통나무들을 근처로 하나씩 옮겼다, 그런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많은 양의 통나무를 하나씩 옮기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파고라를 뜯어내고 통나무를 옮기는데 꼭박 하루가 걸렸다, 이번에 새로 만들 파고라는 뼈대를 쇠파이프를 이용해서 예전 것보다 더 튼튼하고 더 크게 만들 생각이다, 비록 설계 도면은 없지만 내 머릿속으로 한 달 이상을 계획하고 설계하였다, 그런데 이 거창한 작업을 일꾼을 고용하지 않고 나 혼자서 하려고 하니까 여러 가지 실수가 반복되고 힘들다,..

산속은 지금 계절적으로 절정이다, 날씨도 시원하고 적당하게 쾌적함을 느끼게 하면서 산속에서 사는 게 즐겁게 느껴진다,깨끗한 공기와 맑고 건강에 좋은 물이 흐르고, 온갖 종류의 새들이 산속으로 몰려와 노래하며 둥지를 틀고선 알을 품고 새끼를 낳는다, 그리고 새끼들의 먹이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일을 많이 하지 않고 적당히 놀면서 일을 하게 되니 흡사 소풍을 와서 장난을 치는 것만 같다,고(故) 천상병 시인이 "우리 인생은 소풍을 와서 잠시 놀다 즐기다 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노래했었는데,참 멋지게 표현한 말이다, 산속에서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 하루가 일주일 단위로 흐르는 것 같다,빠르게 번개같은 속도로 날아가는 시간을 이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할 것들이 눈에 보이는데, 어느..

내가 사는 강원도 산속은 바다와 가깝다,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에는 유리창을 통해서 먼 바다를 볼 수 있고, 베란다에서도 바다가 보인다, 특히 내 영혼의 쉼터에 올라가서 보면 바다가 훤히 보인다, 산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가슴을 시원하게 하면서 산속 생활에서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산속에서 일하다가 피로하거나 지치게 되면 온천탕을 찾는다, 온천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거리 안에 세 곳이나 있어서 온천욕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울에서 근교의 온천지(溫泉地)로 온천을 하러 가려면 완전히 하루를 온천탕에 가는 것으로 잡아야 한다,이런 걸 생각하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천탕은 참 좋다, 건강에도 좋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최고의 방법이다,피곤한 몸을..

여름인지 봄인지 모를 산속은 바쁘다, 기상청에 따르면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올해는 특히 예년보다 많은 비가 오는 여름이 될 거라는 일기예보는 산속에 사는 나에게 경고성 위기의식을 발동시킨다, 그래서 바쁘다, 장마 시즌이 되면 산속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태풍이나 많은 비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고 임도가 망가져서 자동차로 산속 집에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았었기에 개들이 먹을 개 사료를 비상용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 근덕면 농협에서 개 사료를 10푸대 를 구입하였다, 집 베란다에 설치했던 개 사료통 집을 철거하였다, 원래는 현관 입구에 사료통을 놓았었는데, 밤에 쥐들이 와서 사료를 먹는데다가 비바람이 내리칠 때 사료통에 물이 들어가 사료가 썩는 일이 발생해서 비가 맞지 않는 ..

3년 전에 토종벌들이 거의 멸종되어 산속 작은 폭포가 있는 계곡 옆에 빈 벌통을 그냥 놔 두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자동차를 타고 산속의 산 정상을 향해 천천히 올라가면서 보니까 벌들이 몰려와 벌통 속으로 들어가고 나가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참 반갑다, 이게 얼마만인가, 난 우리 산속에 벌들이 보이지 않아서 벌들이 다 죽은 줄 알았다, 그 서운함과 아쉬움, 그리고 벌들이 없는 세상은 인간도 멸종된다는 인류학자들의 말에 두려움도 있었다,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가 언젠가 멸망된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답답했었는데, 토종 벌들이 살아서 내가 놓아둔 벌통에 들어온 것을 보니까 기쁜 나머지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2년 전부터 벌꿀을 채취하기 위해 벌통에 밀랍과 사양꿀과 막걸리를 함께 넣고 섞었다, 이것은..

작년 이맘 때쯤 산속에 눈개승마를 10포기를 심었는데 5포기가 죽었다,또 작년 가을에 더덕 100개를 산속에 심었는데, 단 한 개의 더덕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삼척 시장에 가서 눈개승마 100포기와 더덕 100개를 사가지고 와 산속에 심었다,더덕과 눈개승마는 산이 약간 경사진, 약 40도 정도의 지형이 성장하는데 좋고, 햇빛과 그늘이 반반인 곳에서 잘 산다고 한다, 그래서 작년에 벌채한 산속의 경사진 곳에 산마늘(명이나물)과 눈개승마, 그리고 더덕을 심었다,명이나물과 눈개승마는 건강에 좋은 산야초로 식감이 뛰어난 야생 식물이다, 명이나물을 간장과 설탕, 식초와 물을 같은 비율로 끓여 만든 간장 소스로 장아찌를 만들어서 고기를 먹을 때 함께 싸서 먹게 되면 특유의 향기가 입맛을 돋군다, 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