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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
강원도 산속은 나의 생명의 원천이자, 나의 삶의 활력소를 솟아나게 하는 나의 안식처다,통영 여행을 마친 후 지치고 피곤한 몸을 추스려 산속 집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먼저 두 달 전 새로 한 식구가 된 알마와 비바가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피톤치트가 가득한 산속의 깨끗한 공기가 나의 정신을 맑게 하며 기쁨으로 가득차게 한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내가 사는 산속에 눈이 내리지 않아서 자동차로 집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집으로 들어오는 호스 물도 얼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산속에서 사는데 어려움이 없다, 이런 작은 오두막집이 나에게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행복인지 모르겠다, 특급 호텔에서 잠자고 쉬게 되어도 한두 가지 불편한 것이 있기 마련인데, 산속 집에는 이런 ..
산속으로 가는 임도의 눈이 다 녹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강원도로 향했다,지난 번에 폭설로 인해 자동차로 올라가지 못하고 걸어서 올라갔기에 산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SUV 자동차 모드를 4륜과 눈길을 달리는 모드로 설정한 후 임도를 달리는데 조심스럽다, 산속 집으로 올라가는 임도의 햇볕이 많이 드는 곳은 눈이 녹았지만 음지에는 얇은 살얼음이 아직 녹지 않고 남아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다, 천천히 조심 조심 운전해서 산속 집에 도착하니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내가 산속 집에 없는 동안 미미가 강아지 새끼를 낳았다, 지난 번에 산속 집을 떠날 때 새끼를 낳을 기미를 보였었는데, 미미는 통나무를 쌓아 놓은 파고라의 나무 밑에 처음으로 강아지를 낳았다, 그래서 몇 마리를 낳았는지 알 수가 없고, 새끼 강아지들의 울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잡으려고 온 세상을 헤매는 것은 바보이든지 아니면 깨우침을 얻으려고 하는 자들이 걷는 길이다, 눈앞에 있어도, 바로 옆에 있어도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것을 붙잡으려고 온몸을 집중해서 몰입하는 것은 장님이 한국에서 혼자서 미국까지 가겠다고 길을 걷는 것과 비슷하다, 다행히도 옆에 길잡이가 있어서 손을 잡고 함께 길을 걸어가면 쉽게 갈 수 있지만, 나 혼자서 처음으로 갈려고 하면 물속에 빠지기도 하고 절벽에서 굴려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참선을 할 때나 명상을 할 때, 그리고 기수련을 할 때는 반드시 스승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나도 처음 강원도 산속에서 바위 위에 앉아서 명상을 하며 기수련을 할 때 이런 이상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즉..
지금 나는 호수물 속 저 깊은 곳 바닥에 누워있는 것 같다,마음은 편안하고 안락하다, 나는 가끔 임원항의 방파제를 밤에 찾아가 밤바다를 보며 상념에 잠긴다,캄캄한 밤바다에 등대의 불빛과 항구의 불빛이 비쳐서 기묘한 형상을 연출하고 있다,어둠의 바다는 출렁이는 파도 소리만 방파제의 테트라포포드(tetrapod, 방파제나 강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콘크리트 블록)에 부딪치며 노래를 부른다, 파도가 부르는 노래는 슬프다,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2024년은 참 놀라운 한 해였다, 여태것 이런 해가 없었다, 이 고난의 파고(波高)를 어떻게 넘길지가 걱정이다,너무도 급한 그리고 높은 파고를 어떻게 넘어갈지 걱정이다, 흡사 여우 두 마리가 서로 이기겼다고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꼴이다, 사냥꾼이 ..
강원도 북부·중부·남부 산지 등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적설량이 5cm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되는데, 기상청은 주말(21일)에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의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고 대설특보 확대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눈이 온다고 하니 강아지와 개들의 사료가 걱정된다, 그래서 목요일(19일) 아침 9시에 강원도 산속 집을 향해 출발하였다,다행히 영동고속도로는 평소와 다르게 자동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한가하다, 라디오(KBS 클래식 FM)와 USB 음악을 번갈아 들으면서 고속도로 주변 산에 쌓여 있는 눈을 보며 달리니 흡사 연주장에서 음악회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자동차 안에 크게 울리는 음악 소리와 노래는 나의 감정을 자극하며 가슴을 두드리는 것 ..
2024년의 마지막 달인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달인 12월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내년의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강원도 산속에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는 많은 눈이 내려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해서 야단이 났었지만, 의외로 동해안은 눈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다른 곳에선 비가 내렸는데, 산속에는 눈이 내렸다, 기온이 내려가 눈이 얼어 붙어서 길이 미끄럽고 위험하다, 사람도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깊은 산속은 다른 세상이다, 지리산 깊은 산속의 암자와 비슷하다, 그래도 암자에는 가끔씩 신자들이 암자를 찾아와 담소도 나누고 차도 마시지만, 내가 사는 산속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특히 겨울에는 눈이 쌓여 있어..
내가 사는 강원도 산속의 겨울은 매우 춥다, 마을보다 3도~5도까지 온도 차이가 난다, 예컨대, 동네 마을은 비가 오는데, 내가 사는 산속은 눈이 온다, 해발 400m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겨울 맞이 준비가 끝난 산속에서는 할 일이 없다, 눈이 오기 전에 올겨울 준비를 끝냈다,가장 힘든 통나무를 엔진 톱으로 자르고, 도끼로 통나무를 패고, 장작을 만들고 하는 작은 일들만 남아 있다, 겨울 산속에서 하루 일과 중 가장 큰 일은 황토방으로 내려가 아궁이에 두 시간 정도 불을 때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집안의 벽난로에 통나무를 넣고서 불이 꺼지지 않게 돌보는 일이다, 편안한 안락의자에 누워서 나따뜻한 벽난로의 불빛을 바라보며 지난 일들을 생각해본다,가족과의 관계와 마누라와의 관계 등 이제는..
겨울밤은 길고 또 길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긴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지새워야 하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요즘은 겨울 대비 외에는 산속에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일도 하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고 있는데, 아마도 쓸데 없는 걱정들 때문이리라, 머 난 우리나라를 걱정하기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자칭 애국자처럼 말하지만, 그건 작은 거짓말이고 나도 나를 모른다, 내 곁에 나를 따뜻하게 안아줄 님이 없기에 그렇다고 하는 게 가장 솔직한 말일지도 모른다, 참 위태 위태하다, 흡사 바람 앞에 놓여져 있는 등불같은 느낌이 지금의 우리나라다,그래서 뉴스를 보는 게 겁이 난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도 국가 정상화를 위해 얼마나 다급하고 나라가 걱정이 되었으면 그렇게 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12월의 강원도 산속은 땅도 개울도 얼었다,40일 된 새로운 가족 강아지 두 마리는 추운 날씨에도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다, 두 마리 수컷 강아지 이름을 알마(Alma)와 비바(Viva)라고 지었다, 알마비바는 칠레판 5대 샤또 그랑크뤼(Grand Cru, 뛰어난 포도원)라고 부르며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으로 꼽히는 프리미엄 특급 와인으로, 내가 매우 좋아하는 와인이다, 그래서 칠레 와인의 전형적인 풍부한 과일향과 프랑스 보르도의 섬세함이 조화로운 알마비바의 특징을 두 마리의 강아지 성격에 빗대어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괜찮게 잘 지은 것 같다, 이 두 마리 강아지들은 영리하고 나를 참 잘 따른다, 한 마리는 검정색인데 더 크고 더 용감하다, 아마도 나중에 성견이 되면 사냥을 잘할 것 같다,..
겨울철의 꽃들을 강원도 산속 집에서 서울집으로 가져왔다,호야와 박쥐란 등등이다,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모든 게 변해가는 것 같다, 특히 감정 변화가 심하다, 화도 잘내고, 인내심도 점점 사라지고 싫증도 잘낸다, 그리고 맛없는 음식을 먹지를 못하겠다,애니메이션 영화 에 나오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불안’, ‘당황’, ‘따분’, ‘부럽’ 같은 기존 감정들 말고도 내 안의 새로운 감정들이 나타나서 충돌하는데, 이러한 수많은 변화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되는 걸 느끼게 된다, 강원도 산속에서는 오로지 나 혼자만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럭 저럭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아가는데, 서울 집에 오면 갑자기 모든 게 변하게 된다, 마누라는 사사 건건 일일이 참견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