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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 시에나,,(5)

영혼의 수도자 2024. 9. 22. 05:06

시에나는 나에게 추억이 어린 정겨운 도시다,

10년 전 시에나에 왔을 때, 시에나의 골목길에 있는 오래된 이태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식당은 백상현씨가 쓴 <이태리 소도시 여행>이라는 책자에 소개된 맛집으로 시에나 캄포 광장 뒷골목에 위치해 있는데, 책자에 나온 주소를 가지고 시에나 주민에게 물어서 간신히 찾은 기억이 난다,

 

이 식당의 여사장은 내가 한국의 백상현이라는 여행작가가 쓴 책을 보여주면서 여기에서 소개하여 찾아왔다고 하니까 반가워하며 극진하게 나를 대접하였다, 이태리의 가정식 전문 식당답게 내가 주문한 음식 외에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도 가져다주고, 와인도 자기가 직접 담근 와인이라고 하면서 그냥 병 채로 가져다주었다,

 

맛있는 음식에 배가 부르고 자꾸만 권하는 와인에 취해서 나는 이 여사장과 수다를 떨었다, 이 여사장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한다, 그러나 이태리 말로 유창하게 떠든다, 내가 알아듣던지 말던지 상관하지 않고 혼자서 떠드는데, 나는 대강 눈치로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또 주방에 있던 인도 출신의 요리사가 나와서 나의 짧은 영어를 서툰 이태리말로 번역하여 여사장한테 전달하였는데, 우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서로 의사가 통하고 이해하게 되어 얼마나 친해졌는지 모른다,

 

그래서 기념 사진도 찍고, 메일 주소로 사진을 보내주기로 약속하고선 아쉬운 이별을 하였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메일로 사진을 보내주었지만 메일 주소가 잘못 되었는지 반송되어 왔다,

 

그래서 이번 패키지 여행에 시에나가 포함되어 있어서 여사장에게 주려고 그때 찍은 사진을 찾아 크게 확대해서 코팅하여 가져갔다, 다행히 현지 가이드가 시에나에서 우리 여행객들에게 2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 식당을 찾아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그때 찾아갔던 감으로 이 식당을 찾으려 했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현지 이태리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물어서 간신히 찾아갔는데, 그때의 여주인은 식당을 다른 사람에게 팔고 없다, 추측컨대 코로나 시절에 관광객들이 오지 않아서 운영하기 힘들어 식당을 판 것 같다, 

 

새로운 식당 주인에게 내가 가져온 사진을 보여주니까 가끔 여사장이 식당에 놀러온단다, 그때 사진을 전해 주겠다고 말하는데 좀 섭섭하다,  6년 전 피렌체에 갔을 때도 T본 스테이크를 잘하는 삼형제가 운영하는 식당<이 식당도 백상현 작가가 여행 책자에서 소개한 맛집이다>에 가서 10년 전에 찍은 사진을 전달해 주었는데, 감동은 커녕 반가워하지도 않고 너무나 시큰둥한 반응에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이태리는 나에게 여러 가지 감동과 교훈을 가져다준 요상한 나라다,

이 나라 사람들은 말하는 걸 너무도 좋아해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수다를 떤다, 함께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기 말을 듣던지 말던지 상관하지 않고 서로 떠든다, 이런 신기한 모습은 옆에서 보아도 재미있고,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다, 

 

그래서 외국 사람들과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냥 쉴 새 없이 떠든다,

시칠리아의 소도시 카타니아를 가려고 시외버스를 탔었는데, 버스 운전기사와 운전기사 옆에 앉은 할머니가 서로 신나게, 흡사 기관총 쏘는 것 같은 빠른 말로 서로 정신없이 떠드는데 난 간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이 도시로 가는 길은 좁고 꼬불꼬불해서 살짝만 핸들을 틀어도 높은 절벽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위험한 도로이다,

이처럼 유리창 밖은 아찔한 광경인데 운전기사는 쉴 새 없이 할머니와 떠든다, 버스에 타고 있던 모든 승객들<대부분이 관광객들이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얼어붙어서 새파랗게 질려 누구 하나 말하지 못하고 조용한데, 두 사람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며 속사포로 떠든다,

 

또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포지타노에 4일간 있었는데, 이때도 마을 노인들과 친해져서 함께 커피도 마시고 와인도 마시며 친하게 지냈던 게 생각난다, 이때도 노인들은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다, 손짓 발짓 몸짓으로 대화를 나눴음에도 우리는 서로 다 통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핸드폰으로 번역기 어플을 다운받으면 말을 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다 번역할 수 있으니 영어나 이태리어를 못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여행하기에 참 좋은 세상이다,

 

 

 10년 전, 시에나 <Il Carroccio 레스토랑> 사장님과 함께 찍은 사진,,

 

시에나 두오모 성당,, 12세기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14세기 말에 완공된 성당으로 근처 피사의 대성당의 영향을 받아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되었으며, 아름다운 고딕 양식이 추가되어, 로마네스크-고딕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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