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이태리 - 친퀘 테레,,(2) 본문

해외여행/유럽지역

이태리 - 친퀘 테레,,(2)

영혼의 수도자 2024. 9. 13. 04:52

내가 처음으로 이태리를 여행을 했었던 때가 1981년이다, 그때의 이태리는 선진국으로서 잘 사는 나라답게 주택의 규모가 크고 외관이 고급스러울 뿐만아니라 데코 또한 아름다워서 최고의 낙원이라고 느꼈다, 무엇보다 이태리 사람들의 옷차림이 개성이 있고 멋있었는데, 특히 노인들의 옷차림이 멋져서 감탄만 했다,

 

알다시피 이태리는 찬란한 역사와 예술의 나라이다, 로마 제국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로마, 화산 폭발로 유명한 폼페이, 패션의 도시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같은 유명한 예술가들이 활동했던 피렌체 등등,,,서구 문명의 발상지로서 법률, 정치, 건축,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유산을 남긴 조상들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을 상대로 관광만으로도 잘 사는 너무도 부러운 나라였었다,

 

1980년대, 이때는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아주 부자거나 특수층이나 갈 수 있는 시기였었다,

그 당시 유럽을 여행하면서 우린 언제 이런 나라처럼 잘 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며  부러움과 놀라움, 안타까움과 열등감 등으로  여행 내내 함숨만 쉬었던 게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이태리가 너무 좋아서 10번 정도 이태리를 방문했었고, 10년 전에 나 혼자서 배낭여행으로 이태리 남부 시칠리아에서부터 로마까지 30일 동안 여행을 했었는데, 이태리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보다 더 가난하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감지(感知)할 수 있었다,

 

그 이후 코로나 이전인 6년 전에 이태리에 왔었는데, 이때 역시 이태리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었는데, 이번에 이태리 여행을 통해서 보니까, 이태리 사람들의 옷차림과 가게들, 자동차들, 길거리의 모습 등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눈으로 보인다,

 

관광객들이 도시마다 넘쳐나서 식당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고 호텔들도 만원이지만, 이태리 경제는 파탄 수준이다,

방문하는 도시마다 중국산 싸구려 물건들이 넘쳐나고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태리 사람들이 이런 중국산 물건을 사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Made in Italy' 하면 알아줄 정도로 이태리 사람들이 만든 옷이나 물건들이 상점 가게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제는 '메이드 인 이태리' 물건은 보기 힘들고 중국 사람들이 공장에서 생산한 옷이나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옷이나 가방 등 일용품들의 품질이 형편없고 사고 싶은 것이 없다, 다만 아직도 커피는 이태리에서 만든 커피이고 가격도 10년 전 가격 그대로이다,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1유로에서 1.5 유로를 받는다, 10년 전의 가격과 동일하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는데는 너무도 힘들다고 한다, 장사를 해도 부가세가 50% 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0% 인데, 전기요금도 우리나라의 3배라고 한다, 모든 물가가 비싸고 품질은 떨어지고 국가 재정이 적자이다 보니, 이태리 사람들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 그래서 예전에 그 여유롭고 친절하며 명랑하던 이태리 사람들 본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건 하나 있다, 쉴 틈 없이 말한다는 것 , 이건 남자와 여자가 다 똑같다, 카페에 앉아 말하는 것을 즐기는 이태리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들과 절대로 말하지 않고 몇 시간이고 입을 다물고 있는데, 이태리 사람들은 남자나 여자 모두가 상대가 모르는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말을 걸고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상대방이 듣던지 말던지 소풍 나온 아이들처럼 떠드는데, 참 재미있는 건 대화하는 상대방이 서로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떠드는 모습이다,

 

국가 재정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이태리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라는 MOU를 체결(2019.12.3.)하였는데, 도로 및 철도 등 인프라 협력을 약속하고 제노바, 팔레르모, 트리에스테, 라벤다 등 4개 항구에 대한 합작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탈리아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G7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한 이유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대중국 수출 증가는 예상에 훨씬 못미쳤고, 오히려 수입이 늘어나며 만성 무역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게다가 구찌, 아르마니, 프라다 제품을 생산하는 프라토시는 아예 중국 저장성 윈저우 사람들의 도시로 변했다, <인구18만명 중 5만명이 중국인이라고 한다> 즉, 중국에서 수입한 원단을 이태리에서 가공해 럭셔리 상표를 붙여 전 세계에 유통함으로써 중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메이드 인 이태리'의 제조 거점이 되고 만 것이다, 그리하여 중국은 이태리 현지 패션업계의 생산 라인을 완전히 장악했하게 되었고, 이태리 사람들은 중국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을 뿐만 아니라 이태리 북동부에 위치한 트리에스테 항구를 중국에 내주고 말았다, 

 

이태리 사람들은 중국이 이 항구를 통해서 마약이나 밀수품<중국산> 을 수입하는 중국용 항구로 변모하고 말았다고 한숨을 쉬고 , 중국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2023년 12월 7일 일대일로 정책 탈퇴 선언을 했지만 그 휴유증은 너무도 크다고 한다,

 

이태리는 지금 중국 사람들이 완전히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유럽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작금의 이태리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마피아와 중국 사람들이 이태리를 점령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로마의 콜로세움 원형극장(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예약을 해야 하고, 입장권이 100유로 라고 하는데, 이 입장권을 구입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란다, 이 입장권들도 이태리 마피아가 다 장악해서 싼 입장권을 100유로에 판매한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명 관광지들의 입장권이나 관광지 주변의 식당들과 호텔들을 마피아가 다 장악해서 독점으로 운영하여 떼돈을 벌고 있으며, 이런 마피아와 경찰 공무원들이 서로 공존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심지어 바티칸 교황청도 마피아와 공존한단다,

 

이것은 불법적이지만 그 규모가 상상 이상으로 커진 마피아의 존재에 정부는 손들고 세금도 제대로 못걷는단다, 그리고 만만한 보통 사람들 서민들만 세금을 내게 하니까 탈세하는 건 일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서민들만 힘들게 산다고 한다,

 

그래서 작금의 이태리는 마피아와 정치인들만 배부르고, '빈익빈부익부' 구조가 고착화되어서 부자는 더욱 더 잘 살고, 힘있는 마피아는 더욱 더 세력이 커져서 정부도 어쩌지 못하는 마피아 공화국이다, 앞이 캄캄한 이태리아를 보는 내 가슴이 답답하다, 

 

친퀘 테레는 예전에 왔었던 곳으로 다섯 개의 마을들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사들이 다섯 개의 마을 중에서 두 곳의 마을을 방문하는데, 이번 노랑풍선 여행사에서는 단 한 곳만 둘러보게 되어 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