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시작되었다, 늦은 가을 아니 겨울 초입이라고 해야 할것같다,

 

늦은 가을밤에 피우는 모닥불은 특이한 감정을 일어나게 하는 것 같다,

갑자기 산속의 온도가 0도로 내려가니까 초겨울처럼 춥다, 그래서 장작불을 마당에서 피우는데, 따뜻한 열기와 함께 후드득 후드득 소리를 내며 불티가 모닥불 주위에 어지럽게 날아다닌다, 캄캄한 밤이 되어 활활 타오르는 불빛을 보고 있으면 몽환의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것 같다,

 

그 동안 집 마당에 쌓여 있던 나무들과 마른 나뭇가지들, 그리고 통나무를 커다란 돌을 원형으로 쌓아 둥글게 만든 돌화로 안에 불을 피우는데, 운치가 있다, 나뭇가지에서 튕기는 탁탁거리는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젊었을 때 모닥불을 피워 놓고 밤을 새워 이야기꽃을 피우던 캠프파이어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대학시절, 바닷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모닥불 주변에 모여 앉아 남자 여자 친구들과 함께 기타치며 노래하고 춤추던 기억들이 머리에서 떠오르고, 그때 함께 했었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그러나 그 당시 밤새도록 노래하며 춤추고 놀았던 친구들은 지금은 다른 세상으로 떠나가고 남아 있는 친구들도 소식을 모른다, 

 

또 하나의 추억이 떠오른다, 내가 동국대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닐 때다,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대학원생들과 함께 천혜의 자연 환경과 특급 리조트가 있어 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로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MT 마지막 날, 우리 동기들은 코타키나발루의 호텔앞 바닷가에서 캠프파이어를 했다, 캠프파이어 주위에 여자 남자 동기들이 모여 앉아서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웠고,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며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옷을 다 입은체 바다에 뛰어들어서 밤바다에 몸을 던져 흥에 취해 함께 물장구 치며 놀다가 호텔앞에 놓아둔 벤치에 않아서 함께 노래를 불렀다,

어떤  한사람이 노래를 선창하면 모두가 다 따라 부러며 밤을 세웠다,

새벽이 올때까지 함께 노래하고 춤추던 그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마지막으로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투어 또한 잊을 수 없다, 사하라 사막에 위치한 마을인 메르주가 마을에서 낙타를 타고 깊은 사막으로 이동하여 캠핑을 하였는데, 저녁식사를 마치고 캄캄한 밤에 모닥불 주변에서 함께 배낭여행 온 여자 남자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던 기억들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 특히 베르베르족들이 신나게 북을 치고 노래하며 고함치던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때 그 시간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욕망 때문에 모닥불을 피우며 그 시간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라디오를 켜놓고 모닥불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는데, 갑자기 라디오에서 '과수원길' 이라는 동요가 나온다, 나는 깜짝 놀라서 '과수원길' 노래를 따라 부르는데,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우리 딸과 아들이 어렸을 때 나를 위해 불러주던 동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동요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린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이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꽃 이파리 눈송이 처럼 날리네.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던 내 목소리는 거의 울음으로 변했다,

이날 밤 한숨도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다,

 

날씨가 추워지니 황토방에서 잠자는 게 좋다, 낮에 1시간 내지 1시간 30분 동안 아궁이에 불을 피우는데, 아궁이에 불을 땔 나무들은 너무 많다, 그래서 벽난로와 황토방에는 아마 10년 동안 불을 피우고도 남을 나무들이 세 군데 쌓여 있다, 

 

그러나 벽난로에 태울나무들은 큰 통나무를 잘라서 도끼로 나무를 쪼개서 난로에 넣어서 불을 피운다, 날씨가 추어지면 도끼로 장작을 패는 것도 즐겁다, 큰 통나무가 힘껏 내리치는 도끼에 짝 하고 갈라지는 쾌감은 재미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와 비슷하다,

 

벽난로에 불이 활활 타오르면 집안이 훈훈해진다, 그러나 3시간 마다 통나무를 하나씩 난로 안에 넣어야 하니까 이게 좀 번거럽다, 그러나 난 이런 일들이 재미있다,

 

날씨가 추워져서 일교차가 점차 커지는 요즘, 밤에 기온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밖에 내놓았던 꽃들을 집안으로 들여놓아야 하는데, 호야만 20개가 넘는다, 그렇게 많은 호야를 죽였는데도 아직도 싱싱한 호야들이 많이 있다, 대명석곡도 8개가 된다, 다른 여러 가지의 꽃들과 다육이들도 50개가 넘는다, 

 

겨울 준비는 그래서 나에게 바쁜 계절이다,

 

앞산에서 마지막으로 채취한 송이버섯, 갓이 피고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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