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월 말이다,
산속에 살면서 1년 중 가장 바쁜 달은 3월부터 4월달이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 3월이 되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하는데, 올해도 예년처럼 과일나무와 꽃나무들을 묘목상에서 구입하여 심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심어야 하고, 이어서 나무들에게 퇴비와 비료를 주어야 하기에 바쁘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마당에 일명 '불멍 집' 또는 '모닥불 집'을 새롭게 만드느라 분주하고 바빴다,
큰 바윗돌을 맨 밑에 둥글게 쌓아 두고 3단으로 돌을 쌓아 불멍 집을 만드는데, 무엇보다 서로 아귀가 잘 맞게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여러 개의 돌들 중에서 한 개를 찾아서 쌓는데 쉽지가 않다, 2006년 황토방에 있는 연못을 만들 때 바윗돌을 쌓는 전문가들이 바윗돌의 정면과 서로 잘 어울리는 돌을 찾고 위치를 잡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보고 무척 답답해 했었는데, 지금에서야 내가 그 이유를 깨닫게 된다,
서로 잘 어울리고, 위치가 잘 맞고, 보기 좋은 돌을 찾아서 제자리에 맞추어 놓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공기가 들어가는 구멍과 나무재를 꺼내는 입구를 만든 다음 작은 돌들을 틈새에 끼워 넣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페루의 잉카인들은 마추픽추나 오얀따이땀보 유적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돌과 돌 사이에 시멘트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돌을 서로 완벽하게 맞물리도록 깎아 쌓았다, 돌 표면을 아주 정밀하게 다듬어 틈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밀착시켰는데, 종이 한 장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정밀도라고 한다,
무거운 커다란 바윗돌들을 경사로를 사용하거나 사람의 힘과 밧줄을 이용해 옮긴 다음 서로 다른 모양의 돌이 퍼즐처럼 맞물림으로써 틈새 하나 없이 꽉 들어맞게 쌓았는데, 그 과정이 얼마나 고난도의 힘든 일이었는지를 이번에 불멍 집을 만들면서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이 작업을 하면서 꼭 맞는 작은돌이 구멍에 딱 맞을 때의 기쁨이 매우 컸다, 그리고 마침내 진흙과 시멘트를 섞어서 반죽해 틈새에 바르고 나니까 내 나름대로 만족할만한 훌륭한 모닥불 집이 되었다,
그리고 베란다 앞에 새로운 화단을 만들기로 하고, 여러 종류의 꽃들을 사다가 심어 놓고 화단을 만드는데, 그 과정이 힘들고 바빴다,
먼저 화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긴 통나무가 필요하다, 그래서 산속 집 아래에 있는 작년 가을에 잘라둔 벚나무를 집 마당으로 운반하는데, 벚나무가 마르지 않아서 엄청나게 무겁다, 통나무 한 개를 운반하는데 진이 다 빠져나간다,
단 한 개의 벚나무를 운반하고 나서 너무 무거워서 벚나무를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대신 황토방 입구에 있는 재작년에 벌목하고 쌓아둔 나무들을 이용하기로 하고, SUV 자동차로 나무들을 운반해서 화단용으로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작년에 단골 커피점에서 얻어온 커피 찌꺼기를 배양해둔 것과 퇴비를 섞어서 넣은 다음 그 위에 황토흙으로 덮었다, 황토흙도 자동차로 세 번에 걸쳐 운반해 와서 퇴비와 커피 찌거기 섞은 것 위에 덮어 두었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화훼단지에서 사온 여러 종류의 꽃들을 베란다 주변 화단에 심어 놓았더니 화분에서 자랄 땐 시들 시들하고 곧 죽을 것 같았던 꽃들이 금방 활력을 되찾고 싱싱하다, 지저분하고 보기 싫던 화단 주변이 예쁘게 변모했고, 새로 만든 모닥불 집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같다,
저녁 6시부터 통나무와 습설로 인해 큰 나무에서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가져다가 모닥불 집에 넣고서 불을 피웠는데, 산불로 번져 나갈 위험도 없을 뿐더러 안전하고 보기에도 좋다,
그리고 작년 겨울에 태무 쇼핑몰에서 구입한 태양광 정원등을 화단 곳곳에 꽂아 두었는데, 밤이 되니까 운치가 서리고 정원과 잘 어울린다, 모닥불을 보고 있으니 잠이 오지 않는 것 같다, 봄이 온 탓일까? 개구리들의 울음 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찬란한 별들의 향연 때문일까? 그 어떤 기대감과 설레임이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드는 것 같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 새로 만든 정원이 나를 만족하게 하며 봄의 축제를 연다,
평상으로부터 맨 아래에 위치한 작은 연못에서 밤이 되니까 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하기 위해 요란하게 울어댄다,
요즘은 개구리의 울음 소리를 듣는 것이 힘들어졌다,내가 어렸을 때 온 동네가 떠나갈 듯 울어대던 개구리떼의 울음 소리는 항상 옛 추억을 기억하게 해서 고향을 그리워하듯 그립다, 여기에 요즘 듣기 힘든 부엉이 우는 소리가 먼 숲에서 들린다, 이런 천상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듣기 힘든 자연의 노래다,
새벽 2시에 잠이 깨어 마당에 나와서 하늘에 있는 찬란한 별들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활활 타고 있는 모닥불을 의자에 앉아 지그시 보면서 봄의 밤을 함께 하는데 낮의 마당과 밤의 향연이 펼쳐진 숲속은 완연히 다르다,
낮에 보는 설중매와 밤의 달빛 아래서 보는 매화꽃은 완연히 다르게 보인다, 우리나라 선비들이 왜 매화꽃을 그렇게 좋아하고 시를 읊고 노래하고 칭송했는지를 조금 알 것 같다,머릿속은 완전히 비어 있는 공(空)의 상태다,
평상 옆에 있는 설중매의 꽃들이 활짝 피어났다, 작년에 설중매에게 퇴비를 많이 주었더니 올봄에 활짝 핀 꽃들로 보답한다,
정자에서 커피를 마시며 설중매를 보고 있으니 옛날의 친구와 연인들이 생각난다,
봄은 나비등을 타고 온다고 하였던 통영의 부둣가에 위치한 '강약국' 집 딸 강옥선, 예쁘고 순수했던 고등학생이 항상 생각난다,
지금 어디에서 살고 있을까, 아마 그 어린 여학생도 이젠 할머니가 되었을 거다, 통영에서 한번 만나서 커피 마시며 옛날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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