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원도는 한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뭄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황토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5월 3일, 일요일)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황토방 지붕과 파고라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빗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황토방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가서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소리치며 비를 맞는데, 굵은 빗방울은 금방 내 머리와 온몸을 적신다, 그래도 머리를 하늘로 향해 젖히고 비를 맞는다, 빗물에 얼굴이 범벅이 되었지만 기분은 매우 상쾌하다,

 

지난 주에 여러 종류의 채소 모종<상추,고추, 가지, 토마토, 오이, 호박, 신선초 등>을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있는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직접 사가지고 왔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강원도 삼척 시장이나 울진 시장에서는 채소 모종들의 가격이 2배에서 5배까지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토마토 모종을 농장에서 직접 사면 한 포기에 200원 정도 한다, 특수 모종이라고 해도 500원 정도 하는데, 삼척 시장이나 울진 시장에서는 토마토 한 포기에 2,000원에서 3,000원 정도에 판매한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모종을 나의 단골 모종 판매상이 있는 삼척이나 울진에서 구입하지 않고 성남 시흥동에 있는 농장에서 직접 구입한다, 이곳에서 10만원어치의 모종을 구입했다, 이때도 에피소드가 있었다,

 

모종의 종류가 많다 보니 계산하는 과정에서 주인 여자와 세 번이나 다시 계산해야 했다, 먼저 토마토 한 판을 17,000원에 계산하고, 마지막 모종까지 계산을 마친 후에 모종들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있는데, 주인 여자가 와서는 계산을 안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자동차에 실은 모종들을 다시 땅에 내려 놓고서 하나 하나 다시 계산해야만 했다,

 

나는 분명히 계산했는데 주인 여자가 안했다고 화를 내고 우기는 통에 할 수 없이 수많은 모종들을 한 개씩 다시 계산해 보니, 처음 계산과 다르게 가격이 나온다, 세 번이나 다시 계산해본 결과 처음 계산보다 2,000원이 더 적게 나왔다, 그래서 난 이미 돈을 다 치렀기에  2,000원을 달라고 하니까, 주인 여자는 사과도 안하고 인상을 쓰며 그냥 횡 하니 가버린다,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약간 괘씸하고 화가 났지만 참았다, 나이가 들어서 힘들게 농사짓는 여자가 불쌍해서 참았다, 그렇지만 솔직히 기분은 나빴다, 

 

새로 구입한 모종들을 산속으로 가져와서 황토방 입구와 산속집 위의 텃밭에 검은 비닐을 덮고 심었다, 모종들을 다 심은 후에 매일 아침마다 물을 주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시들시들한 모종들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고 걱정이 되었었는데, 이번에 내린 비로 가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게다가 비가 이틀 동안 내려서 가뭄이 완전 해소되었다,

 

영혼의 쉼터에도 올봄에 많은 꽃들과 꽃나무, 과일나무들을 심어 놓았는데, 가뭄이 심해서 꽃나무들이 새싹이 나오지 않아 매우 속상했었다, 그런데 이번 비로 나무들이 싱싱하고 새싹들이 나온다, 꽃씨와 상추 씨앗이 움터서 땅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찌나 신기하고 아름다운지 자연의 신비함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산속에 살고 있으면 주위의 온갖 자연물에서 자연의 오묘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작년에 경동시장에서 가져온 한약재를 달이고 버린 한약재 찌꺼기를 여러 종류의 꽃나무와 과일 나무 밑에 주었는데,이 퇴비가 약효가 뛰어난 것 같다, 줄기 장미는 싱싱하게 새순을 틔우며 잘 자라고 있고, 과일나무들도 싱싱하게 새순이 나오고 있다, 경동시장의 한약방에서 버린 한약재 찌꺼기는 쓰레기이지만 우리 산속의 나무들에게는 최고의 보약이다,

 

그리고 내가 자주 가는 커피숍에서 여주인이 커피를 그라인더로 갈아서 사용한 후 나오는 커피 찌꺼기를 커다란 봉투에 모아두었다가 버리는데, 내가 이것을 내 자동차의 트렁크에 몇 번씩 싣고 산속으로 가져와서 산속의 큰 함지박 5개에 퇴비와 함께 섞어서  6개월 동안 숙성시킨 후 꽃들과 과일나무한테 밑거름으로 주었더니 효과가 최고다, 화학 비료는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만 토지가 산성화되고 퇴비보다 훨씬 좋지 않아서 적당히 고르게 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 동안의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사람의 몸에도 좋은 보약이 나무들과 식물들한테도 좋다는 거다, 작년에 한약 찌꺼기를 앞마당의 화단에 있는 모란꽃에게 듬뿍 주었더니 올해는 모란꽃이 큰 접시만하게 많이 피어났다, 보통 때는 5개 정도 피어나고 꽃의 크기도 손바닥 만큼의 크기였는데, 올해는 완연히 다르게 꽃을 피웠다,

 

이런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양은 나를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마당과 영혼의 쉼터로 가서 가만히 꽃들을 구경하고, 살펴보고, 주변의 잡초도 뽑으면서 꽃들과 꽃나무와 과일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준다, 

 

그런데 사람은 심리가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나 혼자만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도 꽃들과 꽃나무들이 작년보다 더 아름답고 예쁜데, 더 아름답게 가꾸고 싶고, 더 많은 꽃들과 꽃나무를 심고 가꾸고 싶은 욕망이 나를 자극한다,

 

마치 여자들이 자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예쁘게 보이게 싶어서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화장하듯 그렇게 시간과 돈을 쓰게 한다,

 

 

중국에서 수입된 모란꽃인데 엄청난 크기의 모란꽃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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