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터키여행) 그랜드 바자르,,(40) 본문
그랜드 바자르는 비잔틴 제국 시대에는 마굿간으로 사용하던 곳이라 전해온다. 그러던 곳이 시장으로 바뀌게 된 것은 오스만제국의 제7대 술탄인 메흐메트 2세의 명령에 의해서였다. 처음 이곳은 실크 무역상들이 물건을 팔면서 낙타와 함께 잠시 쉬어가던 곳으로, 동‧서양의 문물과 문화, 그리고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만나는 장이었다. 동서양의 무역을 중계하면서 대상(隊商, 카라반)들이 많아지게 되자 그들이 묵을 숙소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이 숙소에는 상인들을 위한 사원, 목욕탕, 말과 낙타를 위한 우리도 있었다.
이후 제10대 술탄인 술레이만 1세 때 대대적으로 규모를 확장했다. 그러나 1894년 대규모의 지진으로 인해 시장이 파괴되자, 새롭게 증축을 했는데 이 때 시장 안에 있던 분수와 우물, 사원, 학교와 목욕탕은 복구에서 제외되어 철폐되었다. 몇 번의 증‧개축으로 인해 규모가 점점 커졌고, 지금의 지붕 있는 석조건물의 형태가 되었다.
그랜드 바자르는 58개의 좁은 길로 연결되어 있는데 출입구만 22개가 있다. 그랜드 바자르에는 각 품목마다 판매하는 구역이 정해져 있고, 각 매장들이 번호로 관리되어 있어 찾고자 하는 목적지의 번호를 알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좁은 길이 많고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조금만 헤매고 돌아다녔다간 길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포는 1100여개의 보석 상점으로 중앙 통로에 위치해 있다. 오스만제국 시절의 술탄은 귀금속이 장식된 보석함을 선호했고, 무기에도 각종 보석들을 박아 장식을 하는 등 귀금속을 선호했다. 이러한 풍습이 이어지는 것인지 이곳 터키에서는 돈을 벌면 금을 사서 그 재력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현지인들을 상대로 한 금은 보석상점이 그랜드 바자르에 가장 많이 입점해 있다.
그 뒤를 이은 품목이 500여개의 카펫 상점이다. 터키는 질 좋은 카펫으로 유명한데 그랜드 바자르에선 카펫 전문상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카펫하면 흔히 페르시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이것도 터키로부터 카펫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16세기 이전까지는 카펫시장을 터키의 이스탄불이 독점했다.
요즘에는 공장에서 나오는 카펫이 워낙 많아져 수공예 카펫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주로 면, 양모 실크로 제작되고 있고, 이 가운데 양모를 가장 선호한다.
그 외에도 가죽제품 상점, 민속 악기를 파는 상점, 지방 토산품 상점, 고수(Coriander), 오레가노, 커리, 칠리, 사프론 등의 각종 색상과 향기를 가진 향신료를 파는 상점, 인형 등 잡화를 판매하는 상점, 젤리같이 쫄깃한 로쿰(Lokum)이나 흰 치즈, 밀가루와 깨로 만든 터키 전통과자인 헬바(Helva), 버터를 바른 얇은 페스츄리와 같은 반죽 안에 피스타치오, 호두 등의 견과류를 넣고 시럽을 잔뜩 묻힌 바클라바(Baklava)등 터키과자를 파는 상점, 신발과 목도리를 파는 상점, 알록달록한 그림의 그려진 그릇과 전통 도자기를 판매하는 상점, 여러 가지 색상의 화려한 전등을 파는 상점과 각종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해있다.
특히 기념품 가게에는 악마를 도망가게 하여 재앙을 막아 준다는 터키의 부적인 나자르 본주(Nazar Boncugu)가 꼭 있다. 파랑색 바탕으로 된 유리에 눈모양이 그려진 것으로 목걸이나 팔찌 등의 장신구를 비롯해서 각 가지 형태로 제작되어 판매된다. 영어로는 '이블 아이(Evil eye 악마의 눈')라고 하며 ‘가장 강력한 악마의 눈을 가두어 놓아 주위의 악마를 도망가게 하고, 타인의 질투를 빨아들여 주위의 재난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밖에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차이(Çay)와 커피 용품을 파는 상점이 있다,
맨 오른쪽 벽에 있는 것이 악마를 도망가게 하여 재앙을 막아 준다는 터키의 부적인 나자르 본주(Nazar Boncu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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