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가을은 쓸쓸하다,,(2) 본문
가을은 항상 내 마음을 흔들어놓고 울린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가을은 지난 시절의 친구들과 내 가슴 한 구석에 숨어 있던, 내가 사랑했던 여인들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어디에 있을까, 살아 있을까,,,
그런데 유독 작년 가을부터 내가 고등학교 시절, 함께 교회를 다니면서 찬양대에서 노래하고 내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내 첫사랑 노필선이 떠오르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보고 싶다는 욕망을 억제할수가 없다,
그래서 고향 친구들과 초등학교 여자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노필선의 전화번호를 알고자 했지만 전부가 다 모른단다,
할 수 없이 노필선이가 태어난 함양군 유림면에 있는 유림초등학교 동창회 총무에게 전화를 해서 노필선의 연락처를 문의해보았는데 전화번호를 알 수 없다고 해서 암담하고 답답했었다,
아주 오래 전에 내 고향 친구들 중 한 명이 노필선을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많이 변했다고 하면서 전화번호는 모른다고 하더라, 교회 목사님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는 것밖에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그때 그 시절, 난 노필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지 못했고, 손 한 번 잡아보지도 못했었기에 어쩌면 나 혼자만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선이도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과 감정은 있었다, 그래서 함양 교회에서 저녁 예배를 마치고 노필선의 고향 집인 유림까지 약 2시간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골의 산길을 걸었었는데,,,그것이 그녀와의 유일한 추억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서울에서 다니면서 단 한번 우연히 노필선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젠 내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꼭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보고 싶다,
이런 나의 간절한 마음을 마누라한테 고백하면서 내가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노필선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까,
마누라는 아마도 노필선이라는 사람은 당신의 이름도 잊어버리고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헛된 꿈을 깨라고,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충고를 한다, 그러면서 남자라는 동물은 왜 그렇게 순진하고 바보 같은지 모르것다고 혀를 끌끌 찬다,
그래서 난 박인희가 불렀던 '세월이 가면'이라는 박인환 시인이 쓴 가사를 곱씹으며 노래를 듣는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노필선을 생각하고,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 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를 따라 부른다,
보고 싶은 내 첫 사랑 노필선은 지금 어디서 이 가을에 무얼하고 있을까, 제발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을 이 가을에 빌어본다,
그러면서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을 들으며 내 마음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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