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이다,
고운 빛깔로 물들어 있었던 단풍이 어느 새 낙엽이 되어 떨어져 만추의 적막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이맘 때는 사색에 잠길 때가 많다,
가을만 되면 '만추(晩秋)'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1966년 이만희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두 남녀의 일시적인 불꽃같은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 영화다, 이 영화는 세 번이나 리메이크되었는데, 그 중 2011년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한 '만추'는 쓸쓸하고 담담한, 그리고 잔잔한 감성을 서정적인 영상에 잘 담아냈다,
나는 애잔하면서도 그리운 정서가 잘 녹아들은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였었다,
'떠나는 자, 남는 자',,,가을에는 이별이 생각나고 자연과 인생이라는 철학적 사색을 한다,
나의 친척 중 한 분이 췌장암에 걸려서 지난 주 화요일에 병문안을 갔었는데, 그렇게 건강했던 사람이 병원에 입원해서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워서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얼굴은 노랗게 변해 있었고, 배는 복수가 차 올라서 곧 사망할 거라는 의사선생님의 선고는 사형선고 같다, 작년에는 내 친구 일환이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자꾸만 내 주위의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이 가을처럼 그냥 가지 말고 함께 하고 싶은데, 계절과 사람과 동물들도 다 떠난다, 떠날 때 이별 편지나 말도 없이 떠난다,
그래서 가을은 슬픈 계절이라고 하는가 보다, 영혼이 떠나간 잔해처럼 말라비틀어진 낙엽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땅 위에 뒹굴고 있다, 낙엽이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날씨가 추워지니 황토방에서 잠자는 게 그립고 좋다, 따뜻한 황토방은 아득하고 편안하다,
시골 출신인 나는 어릴 때 침대가 아닌 황토 구들방에서 잠잤다, 그래서 그런지 황토방에서 잠자게 되면 마치 고향의 우리집에서 잠자는 것처럼 편안하고 좋다,
방바닥에 누워 방안이 뜨거워지면 열기를 식히기 위해 작은 창문을 여는데,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보인다, 별을 보는 것은 도시에서는 어렵지만 깊은 산속에서는 밤이면 볼 수 있어서 다른 세상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산속에 나 혼자 살고 있으니, 꼭 수도원에서 수도하는 수도사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카르투시오 봉쇄 수도원을 떠올린다,
전 세계에서 단 11개 국가에만 있다는 카르투시오 봉쇄 수도원, 평생을 수도원 안에서 침묵 속에서 기도하며 자급자족하는 농사일을 하면서 보내는 수도사들의 삶은 나의 내면의 나와 나의 모습을 비교하게 된다, 참 교만하게 살았다는 생각과 함께 하나님을 멀리하고 살아온, 지금까지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산속의 밤이 차가운데도 정자로 가서 무릎을 꿇고 "나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드린다,
나의 죄는 너무도 많아서 다 셀 수도 없고 다 용서받을 수가 없다, 흔히 인간의 복합적이고 모순된 본성을 '야누스의 두 얼굴'로 비유하는데, 나의 페르소나<자신이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모습, 즉 나의 사회적 이미지>는 착한 사람인 것처럼, 죄가 하나도 없는 선량한 척하며 살아왔다, 하늘의 별만큼 내 죄가 많은데도 위선자로 감추고 살아왔다, 남을 비난하면서도 나 자신은 깨끗하고 죄가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참 부끄럽다, 그래서 오열하며 기도드린다,
한밤중에 고요한 산속에 나의 통곡 소리가 온 산속에 울려 퍼진다,
"제발 제발 나의 하나님이시여, 저를 용서하소서." 하며 울며 소리친다,
"이 죄인, 곧 아버지 하나님을 만나려 가려 하오니 저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용서 하시옵소서,,,
아버지이시여, 나의 아버지 하나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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