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부터 시작된 산속의 일상은 대충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잡다한 일들이 많이 있어서 쉬면서, 또 놀면서 틈틈히 장난하듯 일들을 한다, 그 중 이른 아침 4시 30분에 일어나 명상을 한 후 5시경에 집 화단에 심은 꽃들에게 호스로 물을 준다, 그리고 여러 가지 꽃들과 꽃나무들<동백꽃, 레몬나무, 만병초, 귤나무 등등>에게 매일 아침 물을 준다,

 

물을 주는 시간은 약 한 시간 정도인데, 이 시간은 나의 일과 중 가장 소중한 시간으로 무아의 텅빈 명상 시간으로 변한다,

물을 충분히 주고 퇴비를 충분히 준 탓인지 꽃들이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다,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이 시간이 즐겁다,

꽃들에게 물을 주고 나서 집안으로 들어와 약물과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는데, 나는 요거트에 견과류<호박씨, 호두, 아몬드, 블루베리>를 넣어서 먹는다, 그리고 풀무원에서 나온 '검은 콩 낫또'를 먹은 다음 커피 한 잔을 끓여서 정자로 가져가 산의 정경(情景)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웅장한 산과 숲을 보면서 마시는 커피 맛은 집안에서 마시는 커피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경치가 아름다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여러 종류의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맑은 아침 공기와 함께 멋진 경치를 보면서 마시는 커피는 최고의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같다, 천천히 커피 맛과 향을 음미하면서 아름다운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삼매경에 빠져 한 동안 의자에 앉아 무아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런데 어제부터 꾀꼬리 새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뻐꾹새 노래도 들려온다, 참 반갑다,

 

산속은 화려한 축제가 시작되었다, 

개구리들이 노래하고, 산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숲은 초록색으로 변신하고, 초록색으로 가득찬 숲속에서 푸르고 붉은 새들이 날아다니는 광경은 아름다운 그림 같기도 하고 다른 세상에 여행을 온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시간 속에서 머무는 것이 도시에서의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이른 봄부터 시작된 꽃들과 각종 농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내가 정성을 쏟은 것 만큼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도움을 주고 보살펴주면 꼭 은혜를 배신과 손실로 되갚아주는데, 식물이나 동물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고 도움을 준 것 만큼 은혜와 보답을 준다, 이것이 자연과 사람의 차이인 것 같다, 

 

작년 3월부터 검봉산<해발고도 686.4m> 자연휴양림 쪽으로 내려가는 임도를 새로 만들기 위해 임도 공사를 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이곳에 가보기로 하고, 자동차로 내가 사는 산속집 위의 임도를 달린다,

 

검봉산 정상 부근에서 시작된 임도는 20톤짜리 포크레인과 7톤 포크레인, 그리고 2톤짜리 포크레인 3대와 트럭 등이 함께 작업을 해서 산과 절벽을 깎아서 길을 닦았다, 절벽 아래에서부터 큰 바윗돌로 축대를 쌓아 만든 임도를 조심스럽게 달리는데 매우 위험하다, 길이 모두 구불구불하고 절벽 길이라서 아찔하게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자동차를 잘못 운전하면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져 큰 사고로 이어지게 만들어져 있다, 이왕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만드는 만큼 임도를 좀더 넓고 위험하지 않게 만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산 정상에 임도를 만드는 것은 산불이 났을 때를 대비한다고 하는데, 산불이 났을 때 이 임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나를 자책하며 먼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데, 경치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라고 중얼거릴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나중에 경치 좋은 곳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자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산에는 산불보다 더 무섭고 급한 것이 발생했는데, 바로 소나무 재선충병이다, 이것은 소나무에 선충이 침입해 수분 이동을 막고 잎이 붉게 변하며 주변 나무가 급속하게 마르는 시들음병으로, 한 번 감염되면 치료가 어렵고 고사 위험이 크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재선충병에 소나무 한 그루라도 걸리게 되면 근처에 있는 모든 소나무가 빨갛게 말라서 죽는데,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이 재선충병에 걸려 일본 전역의 소나무들이 다 전멸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처음에는 이 병을 발견하고 방제하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지금은 포기 상태다,

 

울진까지 이 병이 올라오고 동해까지 왔다는데, 정부는 그냥 두 손을 놓고 있다, 나도 삼척시청 산림과와 동부지방산림청에 몇 번이나 전화로 민원을 넣고 이야기 했는데, 그냥 말 뿐이다, 다시 한 번 더 산림청과 삼청 시청에 민원을 넣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기에 성과가 있을런지 솔직히 걱정이다,

 

소나무가 없는 강원도 산속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작년부터 새로 만들고 있는 검봉산 주변의 임도, 2년째 공사하고 있다, 그러나 길이 위험하다,

새로 만든 임도는 산 정상 부근이라서 먼 바다와 궁촌 마을이 보이고 인터넷 및 전화도 잘된다, 나중 공사가 끝나면 , 산 정상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자리라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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