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4 월의 산속 - 벽난로를 고치다,,(1) 본문
강원도 산속은 이제서야 눈이 다 녹았다,
전부가 아니고 거의 다 녹았는데, 아마도 이번 주에는 눈이 다 녹을 거라 예상된다,
눈이 녹고 난 산속집 마당은 처참하다 ,흡사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후의 상태 같다,
습설로 인해 붕괴된 평상 지붕과 가마솥 지붕을 하나씩 분해하며 정리하는데 한숨만 나온다,
파고라 지붕을 짓느라 온 정성을 들이고 고생한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게 인생인 것을, 다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니 겨우 마음이 진정된다,
한 달 전부터 집안의 벽난로에 이상이 생겼는데, 벽난로를 피우려고 하면 난로에서 연기가 나와서 추운 겨울인데도 불을 피우지 못했다, 벽난로를 아무리 살펴 보아도 원인을 모르겠다, 그래서 눈이 다 녹은 후 벽난로를 수리해보고, 수리가 안되면 벽난로를 새로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선 인터넷으로 여러 종류이 벽난로를 검색해 보았는데, 벽난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최소 800만원~1500만원을 주어야만 내가 사는 산속 집 평수에 맞는 벽난로를 설치할 수가 있다,
그런데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피우면서 자세히 살펴 보니, 며칠 동안 불을 피우지 않은 탓에 처음 아궁이에 불을 땔 때는 아궁이에서 연통으로 연기가 빠져 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2시간 정도 불을 활활 피우게 되면 막힌 것이 펑 하고 뚫리는 것처럼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연기가 쑥쑥 잘 나간다,
예전에 유튜브를 통해 보았던, 황토방에 구둘을 잘 놓는 명인(名人)이 한 말이 생각난다, 아궁이와 구둘 아래에 습기가 많으면 연기가 잘 빠져 나가지 못하기에 구둘을 설치하기 전에 소금을 깔고 그위에 비닐을 깔아서 흙이나 시멘트로 기초를 다진다는 말이 생간난다, 그 이유는 구들 아래가 습기 차지 말라고 소금을 넣고 기초를 하는 거였다,
황토방 아궁이에 불을 2시간 동안 피우고 난 후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황토방 입구의 정경(精景)을 바라본다, 그리고 개울에 가서 여름철 홍수처럼 많은 물이 흐르는 개울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오전 10시에 눈이 녹은 산속 집 지붕에 사다리를 걸치고서 지붕으로 올라가 미리 준비한 하수구 구멍을 뜷는 기구로 굴뚝을 쑤셔보는데, 약 1.5m 정도를 쑤시는데 굴뚝 속 구멍으로 더 이상 강철줄이 들어가지 않는다, 굴뚝 속 연통의 구멍이 꽉 막힌 것 같다,
그래서 집안으로 들어와 스텐 연통을 분해한 다음, 연통 아래에 개사료 포장지 포대 자루를 씌웠다, 그리고 기다란 창을 가져와 연통 속을 후비니까 꽉 막혀 있던 연통 속에서 새까만 숯검댕이< 그을음이나 연기가 엉겨 생기는 검은 물질>가 쏟아져 나온다, 약 한 포대의 재가 연통 속에서 쏟아진다,
여러 가지의 기구를 가지고 깨끗하게 연통 속을 후벼파고 연통에 붙어 있던 찌꺼기와 재를 털어내는데, 이왕 시작한 것 벽난로 속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10년 동안 한번도 청소하지 않은 벽난로 속은 재로 가득하다, 청소하느라 내 얼굴과 장갑 낀 손도 새까맣게 변했다, 벽난로 속 연통과 연통과 연통을 연결하는 고리도 새로 연결하고 이곳 저곳을 깨끗하게 청소를 하였다,
청소를 끝내고 나서 시험삼아 신문지에 불을 붙여 연통 속에 가까이 대보니까 불길이 확 하고 연통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성공이다! 그런데 막상 연통을 난로와 연결하려고 하니까 겁이 난다, 1년 전 벽난로에 있던 연통을 새로 교체할 때 원덕에 사는 천사장과 미스터 박이 함께 약 2시간 넘게 걸려서 겨우 설치했기에 걱정이 된다, 그래도 용기를 갖고 해보기로 한다, 시도해보다가 안되면 천사장에게 부탁하리라 마음먹고 이리 저리 연결해 보니까 설치가 잘 되었다,
얼마나 감동스럽고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천사장이 설치할 때는 벽난로와 연통이 완벽하게 조립되지 않아서 벽난로와 연통 연결 부분에서 항상 연기가 새어나왔었는데, 이번에 내가 이리저리 흔들며 조립해보니 완벽하게 연결되어서 연기가 새어나오지 않는다,
연통과 연결되는 부분에 알루미늄 테이프를 감고 시험삼아 벽난로에 불을 피어 보니, 연기가 새지 않고 쑥쑥 잘도 빠져나간다, 나는 감격에 겨워서 만세를 불렀다, 이 기쁨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마른 나뭇가지와 장작과 통나무를 벽난로에 넣고 불을 피우는데, 불이 활활 타오르며 연기 또한 새지 않는다,
금방 집안이 훈훈해진다, 4월인데도 산속은 아직도 춥다, 봄이라고 하지만 밤이 되면 0도에서 5도까지 온도가 내려가 춥다, 보일러를 틀어도 훈훈하지 않던 집안이 벽난로에 활활 불을 피우니까 금방 집안이 따뜻해진다,
라디오 음악을 들으면서 통나무가 활활 타는 벽난로를 바라보며 흔들의자에 누우니까 금방 졸음이 몰려 온다, 이런 재미에 산속 생활을 하는 건데,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나 자신을 탓하며 달콤한 낮잠을 잔다,
큰 걱정거리를 해결하고 나서 안락한 휴식을 취한다, 세상 모든 걱정과 근심을 다 날려보내고 평온한 상태에서 음악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굴뚝에서 연기가 잘나온다,
벽난로 속의 통나무도 잘 탄다,
눈으로 인해 대나무들이 다 쓰러져서 부러져 있다,
눈으로 부셔진 지붕을 다 철거했다, 새로 지붕을 설치할 거다, 이번에는 튼튼하게 눈과 태풍을 견딜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설중매가 피어났다,
매화꽃도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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