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5월 아름다운 달,,(1) 본문
산속은 요즘 완전 초록색이다,
평상에 앉아서 산속의 푸른 나무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참 '싱그럽다' 라는 생각이 든다,
모란꽃도 피어나고, 산사나무꽃도 피어났다, 하얀 꽃들이 푸른 나뭇잎 사이에서 고고하게 피어 있다,
마음은 편안하고 머리도 맑고 몸은 건강해진 것 같다,
우리 산속에는 피톤치드<Phytoncide,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자연적인 화학물질> 함유량이 매우 높은 소나무들이 많다, 소나무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공기를 정화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 강화에 기여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 산속의 물은 비록 광천수나 해양 심층수는 아니지만 깊은 산속에서 채취되는 물이다 보니 미네랄이 풍부하다, 알다시피 물은 노폐물 배출, 노화 방지, 체온 조절, 소화를 돕는 등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이 작동하는데 에너지를 넣어주기에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 이 뿐인가, 우리 산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산나물들이 지천으로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곰취, 당귀, 방풍, 삼채, 부추, 참나물, 머위, 산마늘(명이나물), 곤드레, 취나물, 돌나물, 냉이, 고사리, 잔대, 방아잎, 바위취, 쇠비름, 두릅 등등이 산속에 널려 있다,
이 놀라운 자연의 선물은 도시에서는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도 어쩌면 살아있는 좋은 물을 많이 마시고 산나물을 쌈을 싸서 먹거나 삶아서 밥과 함께 먹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머위의 어린 잎들을 따다가 찜기나 밥솥에 살짝 쪄서 쌈을 싸서 먹고 있는데 쌉싸름한 머위잎이 입맛을 돋구고 특유의 풍미가 있다, 특히 머위잎은 비타민 A와 C를 비롯하여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머위잎에 포함된 항산화 성분은 세포 보호 및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어서 인기가 많다,
또 점심 때 당귀잎을 따다가 방아잎과 곰취잎, 참나물 등을 깨끗히 물에 씻어서 보리밥에 멸치볶음과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약간 넣어서 함께 비벼서 먹으니 최고의 음식이 된다, 그냥 건강한 여러 가지 약초를 먹는 것만 같다,
적당히 쌉싸름해서 입맛이 확 살아난다는 말처럼 여러 가지 산채나물의 향과 맛은 최고의 식사가 된다, 큰 대접의 비빔밥 한 그릇을 다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은 포만감이 들지만 배탈이 나지 않고 소화가 잘된다,
산속에 사는 즐거움과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일상적인 일들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작은 일상의 일들은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하는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 느끼는 휴식과 힐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즐거움과 행복함, 그리고 기쁨을 가져다주는데, 참 바쁘게 하루 하루를 살아온 나에게 이제서야 겨우 삶의 중요한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표고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참나무를 자르고, 참나무에 구멍을 뜷고, 표고버섯 종균을 하나씩 넣는데,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모른다, 그냥 이 작업을 하게 되면 지루하고, 허리도 아프고, 힘들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기에 포터블(portable, 휴대용의) 라디오를 가져와 내가 좋아하는 음악 목록이 저장되어 있는 usb를 꽂은 후 볼륨을 크게 높여서 듣는다, 그러면 음악 소리가 산속에 울려퍼지며 마치 야외 음악회에서 연주회를 듣는 것만 같다,
참 기분이 좋고 일하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좋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귀에 감미롭게 들려오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울적한 기분이 개선된다,
음악이라는 건 참 신비하다, 들어도 들어도 싫증나지 않고, 더 좋아지고, 더 듣고 싶어지는 신비한 마약이다, 그래서 이런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근처에 있는 개들도 달려와 내 옆에 앉아 귀를 기울이고 음악을 듣는다, 나무들과 꽃식물들, 그리고 나와 함께 사는 개들도 음악을 듣는다,
서울 집에서 키우던 여러 종류의 호야들을 전부 산속으로 가져와 정자(亭子)의 처마 끝에 매달아 두었더니, 곧 죽을 것 같았었던 호야들이 다시 살아나고 꽃을 피운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과 햇빛이 식물들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원천인 것 같다,
여름 철새들도 다시 돌아왔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지저귀는 철새들의 노래는 그야말로 특송이라고 할 수 있다,
산속은 매일 매일이 다르다, 날씨도 다르고, 바람도 다르고, 나무가 자라는 모습도 다르다, 야생화들도 하루 하루가 다르다,
오늘은 목단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났는데, 내일은 그 꽃이 활짝 피어나 속살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들이 산속에서는 매일 매일 바쁘게 일어난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산속에 일년 내내 살고 있는 토종새들의 울음 소리 혹은 노래 소리는 별로인데, 철새들과 여름 철새들<뻐꾸기, 꾀꼬리, 뜸부기, 두견새, 물총새 등>의 울음 소리는 참 독특하고 아름답다, 특히 꾀꼬리새의 노래 소리가 아름다운데, 여러 종류의 여름 철새들의 노래 소리는 카나리아 새소리보다 더 아름답다, 정자에서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런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듣고 있으면 황홀하다,
상상을 해보시라, 시원한 숲속의 산들 바람이 불어오는 정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풍경(風磬)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개구리들이 신이 나서 노래하는 소리<사실 개구리들의 울음 소리는 번식기에 수컷이 암컷을 부르는 일종의 사랑 노래이다>, 그리고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가 산속에 아득히 퍼지면서 내 귓속으로 살며시 파고 드는 광경을,,,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런 숲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순간 순간의 시간들은 흡사 천국으로 여행을 하는 것 같다,
아마 천국이 이런 곳이 아닐까,
충분한 휴식은 여유를 가져오고, 자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나에게 평화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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