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있다, 입추가 지나면서 강원도 산속은  가을이 왔다,

그렇게도 덥고, 그렇게도 가뭄이 심했던 올 여름인데, 이젠 낮에도 선선하고 밤이 되면 춥다,

그래서 침대 위에 전기장판을 깔고 요매트를 전기로 따뜻하게 하고서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벽난로에도 나무를 넣고 불을 피우고 황토방에도  아궁이에 불을 피웠다,

올 여름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황토방에 자지 않고 비워 두었더니 습기가 찼다, 그래서 이불과 요를 산속집으로 가져와 마당에 길게 설치한 빨래줄에 하루종일 말렸다, 뜨거운 햇빛 속에서 바람에 말린 이불과 요는 고실 고실하다,

 

다음 주부터는 황토방에서 잠을 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뜨근 뜨근한 황토방에서 잠을 자면 그 동안 쌓인 피로가 다 풀리고 온몸이 쾌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참 이상하다, 항상 황토방에서 잠자고 나서 느끼는 건데, 왜 황토방에서 잠자고 나면 건강해지는지 이론적으론 이해가 되지만,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된다, 그러나 게르마늄과 황토와 삼나무의 조화 속에서 알 수 없는 신비한 기운이 심신을 건강하게 한다는 이론을 알고 있는 정도지만 항상 신기하다,

 

지난 주 평상 앞에 힘들게 운반했던 발받침 돌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베란다에서 마당으로 오르내리는 돌계단 앞에 어떤 것으로 발받침을 할 것인지 고심했었는데, 현관 옆에 놓여 있는 발받침 돌을 운반해서 돌계단 앞에 설치하면 돌과 돌끼리 조화를 이루고 멋질 거라는 생각에 발받침 돌을 운반하는데, 매우 힘들다, 이른 아침에 운반용 리프트를 이용해 운반하는데, 약 200kg의 돌은 힘에 부칠 정도로 무겁다,

 

그래도 이리 저리 궁리하며 지렛대를 이용해서 간신히 운반하여 베란다 계단 밑에 설치하고 나니 참 잘 어울리고 멋지다,

평상 앞과 베란다 돌계단 앞에 설치한 두 개의 발받침대를 올라가고 내려가고, 또 멀리서 보고 가까이에서 바라보는데 싫증도 안나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 돌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몇 번씩이나 반복한다, 흡사 어린애들이 놀이기구를 타면서 놀듯이 그렇게 즐겁게 오르내린다, 

 

두 달 전, 새로 태어난 강아지 파두가 나를 따라서 계단을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면서 장난을 친다,

개구쟁이 강아지가 새식구가 되었다, 또 한 마리의 개가 새로운 식구가 되면서 사료를 많이 먹는다,

 

지금 현재 우리 산속에는 7마리의 개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개들은 각기 독특한 특성과 체격을 갖추고 있는데, 람보<늑대와 사냥개가 교배한 3세대 새끼> 같은 경우, 사냥을 잘하고 싸움을 잘한다, 그리고 우리 산속의 대장이다, 그리고 사냥개와 보더콜리 믹스 사이에서 태어난 라멜은 서열이 두 번째로 우리 산속에서는 부대장인데, 몸집이 제일 크고 순하다, 

 

라멜은 점잖고 우아하다, 몸집도 큰데 마치 키가 크고 잘 생긴 영국 신사 같다, 그래서 라멜하고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소통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다, 내가 산속에서 가장 믿고 가장 사랑하는 개다,

 

얼마나 순종적이고 착한지 나는 다른 개들보다 맛있는 음식을 제일 먼저 챙겨주고 제일 많이 준다,

라멜은 내가 어디로 가든지 항상 나를 뒤따라와서 나와 함께 있으면서 산속에서 나를 보호해준다,

진드기가 몸에 붙어서 가려우면 긁어대며 나한테 다가와 몸에 붙은 진드기를 잡아달라고 가만히 있는다, 그러면 나는 작은 진드기라도 열심히 잡아서 죽이고 진드기를 퇴치하는 가루를 몸에 뿌려준다, 그러나 이것도 3일이 지나면 약의 효과가 사라져서 또 다시 진드기가 몸에 붙어서 피를 빨아 먹고 자란다,

 

이런 일들이 매일 매일 반복된다, 산속에서는 어린 동심으로 돌아간다,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작은 변화에도 놀란다,

그러나 이런 작은 일들이 나를 무심하고 무아의 세상으로 인도한다, 잡념이 전혀 생기지 않으니 편안하다,

절에서 스님들이 무심히 앉아서 하늘을 보는 것도 이런 편안함 때문인 것 같다,

 

마당에 쌓아둔 나무들을 태운다, 그 동안 뜨거운 여름철이라서 차일 피일 미루던 일이다,

집 입구에 있던 나무들도 가져오고, 대나무 말린 것도 가져와 마당에 만들어 놓은 모닥불 피우는 곳에서 불을 피운다,

불빛을 보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모닥불은 신비하다, 그냥 멍때리며 몇시간동안 불빛을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혹시나 몰라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물 한 양동이를 준비하고서 불을 피우는데 불은 잘 타오른다,

깨끗하게 나무들을 다 태우고 나니 마당이 한결 정돈되고 내 마음도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 같다,

 

내가 하고픈 일들을 다 끝내고 나니 그 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가본 구례 사성암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여수와 순천에도 가보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마음이 급해지고, 이런 저런 잡다한 일들을 마무리하려니까, 바쁘다,

 

영혼의 쉼터에 설치한 파고라 안에 텐트를 치고 이곳에서 명상하고 휴식한다,

이 쇠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구름이 보이는 곳이 먼 바다다, 밤에는 바다에서 고기 잡는 배들이 환한 불을 밝히고 밤바다를 은하수처럼 수놓는다,

지난 주 설치한 평상 앞 발받침대,

이번에 설치한 돌받침대, 엄청 힘들었다, 지금도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다,

이번에 새로운 가족이 된 파두, 재롱쟁이다,

마당에 쌓아 놓은 온갖 나무들을 다 태웠다,

모닥불은 신비롭다, 그리고 마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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