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0월 3일(금)부터 10월 10일(금)까지 8일 동안 산속에 비가 왔다,

처음에 비가 올 때는 구세주라고,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기뻐하였는데, 3일째부터는 지긋지긋하다고 투덜댄다,

내가 신이라면 인간들을 얼마나 변덕 스럽고 좁살같은 짐승이라고 혀를 끌끌 찰것 같다,

 

예년 같으면 추석 이맘 때즘 비가 오면 산속에 송이버섯이나 능이버섯이 나왔는데, 비가 와도 송이버섯이나 능이버섯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올 여름철과 가을 초입에 100년만의 가뭄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인다, 

 

송이버섯이 나오려면 낮 기온이 24~25도, 밤 기온이 10~14도의 일교차가 필수적이며, 땅속 온도가 19도 이하로 5~7일간 유지되어야 하는데, 올해는 이상기후로 송이버섯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난 8월만 해도 개울이 말라 붙어서 물이 흐르지 않는 개울을 보고 있으면 흡사 사막의 삭막한 풍경을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렸었다, 가을 초입에 매일 오는 비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에는 효과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산속 집과 가곡 유황온천탕을 왔다 갔다 하면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다, 

온천탕에도 비가 오니까 많은 사람들이 목욕하러 왔는데, 특히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스파와 인피니티풀과 자쿠지풀에서 수영과 물놀이 시설을 즐기기 위해 온 사람들로 그득하여 발 디딜 틈이 없다, 

 

추석인데도 산속에서 나 혼자 있으려니 왠지 외롭고 서럽다, 그래서 집안에 있다 배낭을 메고서 산속으로 향했다,

산속은 아직 송이버섯이나 능이버섯이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나왔다, 그래서 이 버섯들이 독버섯인지 식용버섯인지를 내가 잘 아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공부한 지식을 가지고 버섯들을 구별하여 채취하였다,

 

싸리버섯과 노란 계란 버섯 등을 따서 집으로 가져와 깨끗하게 물에 씻은 다음 냄비에 물을 가득 담아 이 버섯들을 넣고 끓여서 찬 물속에 담가두었다, 이렇게 하면 독버섯이라고 해도 독성이 빠져서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점심 때 이 버섯들을 가지고 쇠로 된 무쇠솥에 된장과 두부, 호박 등을 함께 넣어 끓여서 밥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진미(珍味) 된장국이 된다, 그런데 요리를 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인데, 무쇠솥에 야채를 넣고 끓이면, 일반 솥과 달리 야채들이 푹 익지 않고 식감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그래서 난 무쇠솥이나 무쇠로 된 후라이팬, 무쇠 고기 구이판 등을 구입하여 아끼며 잘 사용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점점 남자는 여성화 되고 여자는 남성화 된다는데, 나도 점점 여자처럼 변해간다, 이쁜 그릇이나 요리 기구들을 보면 갖고 싶어서 사고 또 사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접시가 너무 많아져서 쌓아두게 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이젠 산속은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서 과일들을 수확해야 하는데, 그중 알밤이 탐스럽게 많이 열려 있어서 요즘은 알밤을 줍느라 바쁘다, 특히 알밤이 익어서 껍질이 벌어져 땅에 떨어지면 쥐들이 가져가기에 쥐들과 알밤 줍기 경쟁이 치열하다, 매일 비오는 산속의 알밤나무 밑으로 면으로 된 에코백과 낫을 들고 가서 알밤을 줍는데, 오늘은 알밤을 줍느라 비탈길에 미끄러져 넘어져서 바위에 허리가 부딪쳐 허리를 다쳤다,

 

두 군데의 허리를 다쳐서 연고와 파스를 부쳐도 아픔은 계속된다, 그래서 황토방으로 내려가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황토방을 뜨겁게 하였다, 뜨끈뜨끈한 황토방에 몸을 지지면 개운하고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토방에서 잠을 자려고 해도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그래서 게르마늄 대리석 판을 황토방에 달구워서 허리에 대고 아픔을 이겨보려고 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아파서 잘 수가 없다,

 

긴긴 밤을 뜬 눈으로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산속 집으로 와서 나 혼자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픈 부위를 사혈 침으로 찌른 후 두 개의 부황 도구로 피를 뽑고 나니까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그렇게 아팠던 부위가 시원하다, 참으로 신기하다, 심한 담(痰)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가져온다,

 

산속에서 살다 보면 일하다가, 혹은 산속을 다니다가 넘어지거나 굴러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하고 다친 후에는 신속하게 치료를 해야 한다, 이날 오후에 가곡의 유황온천탕에 가서 뜨거운 물에 2시간 동안 몸을 담그고 뜨거운 사우나를 했더니 다친 상처가 다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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