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 있으면 올해도 영원히 지나간다,
겨울의 산속은 농촌에서는 휴식 기간이라고 하는데, 산속에서의 삶은 일하는 게 끝이 없다,
겨울 추위를 대비해 통나무를 잘라야 하고, 또 난로에 들어가지 못할 큰 통나무는 엔진톱으로 자른 다음 도끼로 쪼개서 파고라에 저장해야 한다,
그래서 해리 집앞에 쌓아둔 긴 통나무를 엔진톱으로 난로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로 자른 후 도끼로 큰 통나무를 빠개는데, 소나무 종류는 쉽게 쪼개지는 반면에, 참나무 종류 중 덜 마른 큰 참나무는 아무리 도끼로 쪼개려고 하는데도 안된다, 그래서 함마로 도끼 머리를 몇 번씩 내려치고 나면 겨우 뽀개진다,
그런데 도끼로 쪼개지지 않는 참나무 큰 것은 쐐기<물건의 틈에 박아서 사개가 물러나지 못하게 하거나 물건들의 사이를 벌리는 데 쓰는 물건으로, 나무나 쇠의 아래쪽을 위쪽보다 얇거나 뾰족하게 만들어 사용한다, 즉 도끼 모양의 자루가 없는 쇠>로 함마로 내려쳐서 간신히 참나무들을 쪼개고 있는데, 옹이<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밑부분>가 박혀 있는 큰 참나무가 보인다,
그래서 이걸 도끼로 아무리 힘껏 내려쳐도 도끼날이 튕겨져서 도끼가 나무에 박히지 않는다, 그래서 쐐기로 도끼 자국이 난 곳에 놓고서 함마로 힘껏 내려치는데, 함마의 충격에 쐐기가 튕겨져 날아와 내 장딴지에 부딪친다, 순간 다리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급히 바지를 보니까 다행히 내복에 두꺼운 바지를 입어서 다리뼈는 이상이 없는 것 같지만 다리는 서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장작패는 것을 그대로 놔두고 집안으로 들어가 장단지를 보니까 큰 상처가 있고 장딴지가 부풀어 올라와 있다, 서둘러 상처에 포비돈 요오드<광범위한 살균 효과를 가진 소독약>을 바르고 상처 부위에 타박상에 바르는 연고를 바른 후 파스를 부쳤다, 만약 다리뼈에 부딪쳤더라면 큰 일 날 뻔했다,
다친 부위 때문에 온몸이 아프고 아무런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서둘러 원덕읍 병원에 가려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산길을 내려가는데, 통증은 가라앉지 않고 온몸을 덜덜 떨리게 한다, 원덕읍에 하나 뿐인 병원에 가보니 병원문이 닫혀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탕곡에 있는 온천에 가서 뜨거운 온천물에 상처 부위를 담그면 괜찮겠다 싶다, 왜냐하면 지난 번 말벌에 쏘였을 때 탕곡 온천에 가서 뜨거운 물속에 담궜더니 부기가 빠지고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2시간 동안 뜨거운 온천물에 상반신을 담그고 사우나를 하고 나니까 아픔이 많이 가시고 훨씬 좋아졌다,
그런데 이상하다, 극심한 아픔을 참고 있는데, 몸 한쪽에서 찌릿한 전기에 감전되었을 때와 같은 느낌이 오면서 짜릿한 쾌감이 몰려온다, 그러면서 고통이 쾌감으로 바뀌어 전신으로 흘러간다, 이게 무슨 징조이지? 마조히스트(masochist)의 징조인가,,,
아픔과 쾌락은 함께 공존하는구나, 난 이 모순된 징조를 경험하며 이 세상의 삶과 비교한다,
즐거움은 아픔과 함께하고, 밝은 빛은 어둠과 함께하며, 비가 오면 태양도 뜨고, 행복은 불행과 함께한다는 모순의 법칙을 온천탕 속에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산속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통증약과 염증 치료약을 먹고 잠을 자는데, 상처 부위가 아파서 한숨도 못잤다, 그래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 상처 부위를 부황침으로 피를 뽑고 나니까 훨씬 아픔이 가신다, 몇 번씩 피를 뽑고 나니까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만큼 상처 부위의 아픔은 가셨지만 5일 동안 고생했다,
이제부터는 절대로 위험한 일을 피해야겠다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커피도 마시고 쌍화차도 마시고 여러 종류의 약초를 달인 물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몸무게는 2kg가 빠지고 흡사 환자 같다,
산속에서는 항상 조심 조심하며 살아가야 한다,
겨울이 오면 나는 명상을 많이 한다, 요즘은 나의 내면 세계로 들어가 나를 찾는 명상을 하는데, 기나 긴 밤이 도움이 된다,
예전에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쳐간 순간 속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나의 과오와 사악한 마음들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나를 시험에 들게 한다, 그래서 이런 사악한 마음을 억제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두 개의 마음은 서로 갈등하고 싸운다,
좀더 선하게, 착하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데 이게 참 힘들다, 그래서 명상을 하면서 반성하고 지난 시간을 되새김하면서 나를 조각하듯 조금씩 새로운 모습으로 만든다,
산속에 혼자서 사는 건 흡사 수도사들의 삶과 비슷하다, 모든 것을 절제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끊고 자연과 동물들과의 연으로 하루 하루를 산다, 그러다 보니 미처 보지 못한 자연의 신비도 보게 되고 깨닫게 된다,
겨울밤에는 하늘에 펼쳐진 별들의 찬란함도 보게 된다,
남미 파타고니아의 사막에서 보았던 밤하늘의 찬란한 별들이 내가 사는 산속 하늘에도 떠 있다,
<티벳 사자의 서(死者의 書)>에 의하면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별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믿음이 온다,
'삶과 죽음',,, 인간이 풀 수 없는 영원한 수수께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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