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살구가 익어가는데,,(4) 본문
산속에 있는 집 주변과 산 입구의 밭에 살구나무들을 심어놓았다,
이른 봄에 매화꽃이 피고 나면 그 다음에는 살구꽃이 화려하게 피어난다,
그리고 6월말경이 되면 살구 열매들이 주렁 주렁 달린다,
살구 열매와 살구씨는 여러 가지 병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한다, 예컨대, 살구는 비타민 A가 많아 야맹증을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히 하는 효과가 있으며, 베타카로틴, 퀠세틴, 가바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여 암 예방에 도움이 되며, 또한 살구씨에는 올레인산, 리놀렌산 등 불포화지방이 많아 피부 건강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살구 열매가 익을 땐 참 즐겁다, 올해도 집 주변에 10 그루의 살구나무들이 열매를 맺어서 노랗게 익어간다,
평상을 설치해둔 바로 옆에 큰 살구나무가 있는데, 올해는 커다란 살구 열매들을 많이 열렸다, 살구 열매는 시지도 않고 달콤하고 맛있다, 살구 열매가 크고 맛있는 것은 내가 살구나무에 많은 퇴비를 듬뿍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좋은 이 살구나무 열매를 천사장한테 맛보게 했더니 이렇게 시지 않고 맛있는 살구 열매는 처음이라고 우리집에 두 번이나 찾아와서 따가지고 갔다, 두 번째 올 때는 미스터 박도 함께 와서 두 양동이 가득 살구 열매를 따가지고 갔다,
나도 배가 고플 때 살구 열매를 따서 몇 개를 먹게 되면 배도 부르고 속이 편안해진다,
살구나무하면 항상 생각나는 게 있다,
파키스탄의 훈자마을이 생각난다, 살구꽃이 필 때 훈자마을은 세계 최고의 경치를 보여준다고 한다,
높은 고산을 배경으로 하얀 눈이 쌓여 있는 설산 아래 훈자마을을 뒤덮은 분홍색의 살구꽃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혼이 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난 이 훈자마을의 살구꽃이 필 때, 꼭 한번 가리라 마음먹고 지금까지 10년 동안 준비하고 기다려 왔는데, 가려고 할 때마다 일이 생기고, 또 코로나19가 발생하여 지난 4년 동안 갈 기회를 놓쳤다, 그런데 2013년에 나와 남미배낭 여행을 함께 했었던 지인이 6월에 훈자마을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을 때, 부러워서 죽는 줄 알았다, 나에게 배낭여행 전문여행사 '인도로 가는 길'을 통해 카라코럼 배낭 여행을 30일간 갔다 오자고 제안했었는데 올해도 가지 못하고 말았다,
내년에는 꼭 가리라 작정하고 있지만, 내일을 누가 알겠는가, 기약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고 쓸쓸하게 혼자서 중얼거려 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허전한지, 꼭 가슴 한가운데가 구멍이 뻥하고 뜷려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그냥 내가 사는 산속의 살구나무꽃들이 집 주변을 뒤덮고 꽃잎을 휘날릴 때 막걸리 한 잔을 마시며 허해진 내 마음을 위로했다,
그런데 살구나무에 살구 열매들이 너무 많이 달려서 가지들이 축 늘어지고 감귤과 같은 노란색 살구들이 주렁주렁 열려서 주황빛으로 익어가고 있는 가운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까, 살구나무와 살구 열매가 흔들리며 춤을 춘다,
그래서 살구나무한테 말한다,
"살구나무야 그러지 말거라, 너만 흔들리는 게 아니란다, 내 마음도 흔들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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