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산속 오지에 사는 즐거움,,(6) 본문

나의 산골이야기/2023년 하반기(8월~12월)

산속 오지에 사는 즐거움,,(6)

영혼의 수도자 2023. 8. 31. 05:10

깊은 강원도 오지의 산속에 살면서 도심과 다르게 행복감을 느끼며  매일 매일을 신나게 어린아이처럼 즐기는 게 몇 가지가 있다, 

 

첫째로 산속에서는 나 하고픈데로 하면서 산다는 거다, 이게 참 중요하다, 

도시에서는 나 하고픈 데로 하다가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든지 아니면 법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

 

산속에서처럼 아파트 내에서 고함을 친다던가, 북을 두드리거나 징을 친다면 아마도 정신병자로 오인되어 경찰서로 직행할 거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갑자기 고함치고 노래를 큰소리로 부른다고 상상해보아라, 아마 지하철 안은 난리가 날 거다,

 

내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집에는 오래된 빈티지 진공관 오디오 세트가 거실에 있는데, 내가 이 빈티지 오디오를 듣고 싶어서 CD나 LP판을 꺼내 음악을 들을려고 하면 마누라는 소리가 너무 크다고 야단이다,

 

그래서 마누라가 없을 때, 혹은 마누라님이 기분이 좋을 때 시간을 정해서 허락을 받아야 하고, 스피커 소리도 조용하게 조정해서 들어야 한다, 힘이 장사인 사람이 가벼운 아령만 가지고 운동하는 것 같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음악 소리를 듣고 있으면 답답하고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콘서트홀에 온 것처럼 집안이 떠나갈 것 같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오디오를 더 이상 듣고 싶지가 않다,

 

그러나 산속에서는 내 마음대로 북도 두드리고, 징도 치고, 꾕과리도 신나게 치고, 종도 두드리고, 고함도 지르고,  오디오도 크게 튼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는 것이 어쩌면 제일 큰 행복일 것이다, 

징을 신나게 두드려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징의 울림과 여운과 파장은 건강에도 좋단다,

좋은 징소리의 파장은 오장 육부를 파고 들어서 건강에 좋다고 하더라,

 

장구소리와 북소리도 마찬가지다, 신나게 장구를 두드리고, 신나게 북을 두드려 보면  흥도 나고 신이 나고 기(氣) 울림과 그 파장이 신명을 돋구고 흥을 돋구고 기분을 좋게 한다,

 

난 가끔 이런 멋진 행동을 하는데, 내가 정자에서 신나게 북을 두드리고 장구를 치고 징을 두드리면 개들도 신명이 나는지 왈왈 짖어대고, 자기들끼리 장난치고 신나게 뛰논다,

 

좋은 파장은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하고 건강한 뇌를 갖게 한다고 하더라, 아마 치매도 예방할 거다,

예전에 기<氣> 수련할 때가 생각난다, 아 ~ 아~ 하고 길게, 그리고 크게 복식 호흡으로 오랫 동안 소리를 내게 되면 파동이 온몸으로 퍼져서 건강하게 된다고 해서 기 수련을 할 때 자주 사용했었던 비법이다, 

 

산속에는 이런 저런 일들이 매일 매일 새롭게 다가온다,

그래서 참 바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바쁜 건 참 좋은 거란다, 내 친구들은 아침에 눈을 뜨게 되면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나, 무얼 먹어야 하나, 긴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나를 생각하며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집안에서 마누라 눈치를 보며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점심 때가 되면 마누라가 냉장고에 넣어둔 반찬 몇 가지와 보온 밥통에 넣어둔 밥을 퍼서 식탁에 앉아 혼자서 먹는다고 한다, 

 

마누라는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고 아침상만 차려주고 외출하였기에 혼자서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정치인들을 욕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하소연하더라,

 

어떻게 하면서 사는 게 남자의 행복일까, 직장에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 모두가 다 하는 고민이란다,

그래서 어느 날 커피숍에서 한 친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면서 시간이 그렇게 많이 있는데, 직장에 다닐 때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면 되는데 뭘 그렇게 고민하느냐고 말하면서, 혼자서 배낭여행을 해보라고 권했더니, 한번도 해보지 못한 여행이라서 두렵고 무서워서 못하겠단다,

 

그러면 우선 국내여행을 혼자서 다니며 경험을 쌓아라, 내가 사는 강원도만 해도 '해파랑길'이라고 해서 동해안의 해변길과 숲길, 그리고 마을길을 혼자서 걷는 여행자들을 많이 보았다, 체력을 기르는데 걷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그리고 나서 해외여행을 해보라고 권했더니, 어느 나라부터 시작하면 좋으냐고 묻는다,

 

그래서 인도부터 시작하라고 추천했더니, 인도는 도둑넘들이 많고, 더럽고, 강도들도 많아서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하길래, 그러면 일어를 다시 공부해서 일본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을 해보라고  추천했더니, 일본은 물가가 비싸서 여행하기가 좀 그렇단다, 그래서 요즘 엔화 가치가 떨어져서 일본의 시골은 한국의 물가보다 더 싸다고 해도 자신이 없단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없는 친구에게 그 어떤 말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시오, 하고 씁쓸하게 커피숍에서 나왔는데,

 

나처럼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 혼자서 자연을 친구 삼아 살아가려면 용기가 필요하고, 혼자서 매일 밤을 견뎌내야 하는 외로움과 싸워야 하고, 또 하루 하루를 매너리즘<mannerism,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는 일>에 빠지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보내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매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 일도 즐겁고 신나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그렇게 놀이하듯이 일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일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창조하는 재미는 그 어떤 것보다 더 많은 행복함을 가져오는 것 같다, 내일도 또 다른 새로운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