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산속에서 가장 힘든 일을 끝내고 나서,,(3) 본문
여름철 휴가를 끝낸 강원도는 한가로움이 가득하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바닷가와 식당들과 카페에는 손님들이 보이지 않고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도의 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반갑고 기쁘다,
아무도 없는 텅빈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시켜서 2층의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참 좋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나 혼자만의 카페 공간이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을 가져다준다,
푸른 바다는 갈매기들이 한가롭게 날아다니며 울어댄다,
산속의 중요한 일을 다 끝내고 나서 임원항의 카페에 앉아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며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그 동안 바쁘게 일하느라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 있었기에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즐겁다,
표고버섯 종균을 배양하던 참나무 250개를 표고버섯 재배장으로 운반하여 설치 완료했다,
나무 하나가 10kg에서 50kg까지 나가고, 길이가 1.5m에서 2m 정도 되는 참나무들이다, 이 참나무들을 재배장이 있는 곳, 약 50m에서 100m까지 운반한 후 참나무들을 똑바로 세워두어야 하는 작업이다,
이 참나무들을 운반하는 것이 너무도 힘든 작업이기에 사람을 고용해서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원덕에 있는 인력소개소에 전화해서 문의하였더니, 인건비가 하루에 16만원이고, 이런 힘든 작업은 다칠까봐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인이라도 괜찮으니 하루만이라도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외국인은 하루 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표고버섯 재배용 참나무를 운반하는 일은 안된다고 하면서 거절한다, 참 황당하더라, 이제는 힘든 일은 돈을 주어도 한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그런 시대에 내가 살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건설회사 사장들도 건설 현장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걸 귓등으로 듣고 넘겼는데, 강원도에서도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해서 현장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가 지금 겪고 보니 황당하다,
그래서 또 다른 인력 소개소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았는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내가 직접 참나무를 운반해야겠다고 작정하고 시간이 나는 틈틈히 운반하기로 했다, 파고라를 만들면서 잠깐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표고버섯 재배용 참나무를 운반하는데, 이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양팔목과 무릎이 시큰거리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
즐겁게 일하고 재미있게 살자고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은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뭐하려고 이렇게 많은 표고버섯을 재배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작년에 우리 산을 간벌 작업하면서 참나무를 많이 얻게 되었는데, 이 참나무들을 그냥 땔감으로 쓰기에는 너무도 아까워서 표고버섯 재배하기에 알맞은 참나무들을 고른 후, 참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황토방이 있는 공터에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올해 산속 집으로 가져와서 참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뜷고서 표고버섯 종균을 넣은 다음 진돗개 해리집 앞에 쌓아두었다,
그리고 4개월 동안 잠재워서 배양시킨 후 이번에 표고버섯 재배장으로 운반한 거였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왕 일하는 것 신나게 하자고 마음을 다잡고서 낑낑거리며 참나무를 운반했다, 약 250개의 참나무를 3일만에 다 옮겼다, 이때의 성취감이란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그 순간 만큼은 그렇게 아팠었던 허리도 아프지 않고 무릎도 아프지 않았다,
올해의 가장 어렵고 힘든 작업이 끝난 것이다,
이제는 그냥 놀면서, 쉬고 휴식하면서, 장난하듯 그렇게 여유롭게 지내면서 일할 작은 것들만 남았다,
평상 지붕을 완성하고, 해리집 지붕을 새로 보수하고, 즐겁게 고기 굽고, 와인 마시고, 캠프 파이어 하면서 산속 집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리라,
참으로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대단한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수고했다고, 최고로 멋진 넘이라고, 남자 중의 상남자라고 나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세상에 있는 칭찬은 다 갖다대며 주절거린다,
마음의 평화와 함께 몸의 노곤함과 피로함과 안락함이 동시에 온몸에 스르르 퍼진다,
행복하다, 이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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