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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 벨리즈 시티,,(27)

영혼의 수도자 2023. 12. 13. 05:50

리즈는 계절상 1월이 우기인지 2박 3일 머무르는 동안 비가 왔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날씨가 좋지 않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흐리다, 윤사장 부부가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면서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키코커 섬에 가자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은 나는 그냥 호텔에서 쉬겠다고 하고 사양하였다, 

 

호텔에서 책을 읽으며 쉬다가 11시경에 시내로 나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어제 저녁 길잡이 미스 정이 호텔에서 콜택시를 부르게 되면 시내까지  20달러<미국 1달러가 벨리즈 돈으로 2달러라고 한다>를 내야 한다고 해서 직접 택시를 잡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왔는데,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그때 내 앞을 지나가던 한 중년 남자가 나한테 택시를 잡으려고 하느냐고 묻는다, 내가 그렇다고 하자,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을 주시하더니 손을 들어 차 한 대를 세운다,

 

그런데 '택시'라는 표시등이 없는 일반 승용차다, 내가 미심쩍어 안 타겠다고 손사래를 치자, 이 중년 남자는 번호판을 가리키면서 택시가 맞다고 알려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법인 택시가 아닌 개인이 우버 비슷하게 불법<?>으로 운행하는 택시였다, 중년 남자에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선 택시기사에게 벨리즈 시티에서 유명한 해산물 레스토랑 주소를 보여주며 거기까지 가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 8달러<벨리즈 달러>란다, 호텔에서 시내까지 약 20분 정도 걸렸는데, 목적지에 도착해서 미국돈 10달러를 내니까 거스름돈이 없다면서 주지 않는다, 대개 다른 나라에서는 거스름돈으로 자기 나라 현지 돈을 주는데,,,결국 난 호텔에서 콜택시 부르는 가격으로 오게 된 셈이었다,

 

'셀레브리티(celebrity)'라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시내쪽으로 걸어가며 거리를 구경하는데, 정말로 자그마한 도시다, 그리고 시내 중심가에 왜 그렇게 거지들과 노숙자들, 아픈 노인들이 많던지,,,길을 걸어가면서 어딘가 몸이 불편하거나 아픈 노인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서 얼마 안되는 벨리즈 동전을 이들에게 적선하였는데, 이것을 본 거지들이 떼로 몰려와서 돈을 달라고 해서 참으로 곤혹스러웠다,

 

호텔에서 저녁으로 먹을 과일과 요거트를 사려고 벨리즈 시티에서 가장 큰 수퍼마켓에 들어갔다, 그런데 권충을 찬 경비원들이 삼엄하게 <흡사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에 있는 것처럼> 손님들을 일일히 살피며 경비를 하고 있었는데, 핸드백이나 가방을 입구에 있는 짐 보관소에 맡기고  수퍼마켓에 들어가라고 지시한다, 이것은 손님들이 수퍼에 있는 물건들을 훔쳐가지 못하게 하는 방지책이라고 한다,

 

수퍼 안에도 공산품과 과자, 음료수, 과일 등 물건이 별로 없다, 아보카도와 오렌지 몇 개를 현지 돈으로 계산을 하면서 다른 손님들을 보니까, 콜라나 간단한 싸구려 물건들<전부가 다 중국산 물건들> 몇 개를 계산하고 있는 것을 보니 비참한 심정이 든다, 같은 중미권에 있는 나라인데도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 건 대통령이 자기 권력만 유지하려고 하면서 국민들의 경제나 삶의 질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국가를 지배하는 탓이리라, 

 

불쌍한 국민들만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과테말라로 밀항하거나 위험을 무릎쓰고 불법으로라도 국경을 넘어가서 일자리를 얻는 게 벨리즈 국민들과 젊은이들의 꿈이며 로망이란다,

 

세상에 이렇게 거지가 많고 길거리에서 잠자는 노숙자들이 많은 걸 보는 건 벨리즈가 처음이다, 게다가 치안도 불안하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도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았었는데, 함께 지구상에서 숨쉬며 사는 인간으로서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좋은 옷에 편안하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도 사먹고, 세계를 여행하는 내가 다른 세계에서 온 이방인 같았다, 만약 내가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아니면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생각하니 한국의 남한에 태어난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고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하는 소리가 나왔다,

 

작은별 여행사의 잘못된 여행 스케줄 때문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게다가 볼 거리도 없어서 관광이나 휴식하기에 최악인 벨리즈라는 나라에서 그야말로 2박 3일 동안 완전히 시간만 죽였다,

 

윤사장 부부는 벨리즈 시내에서 수상 택시를 타고 약 40분 정도 걸리는 키코커 섬에 갔으나,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 외에 마땅히 구경할 것도,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것도 없는 모래섬에서 비를 맞으며 처량하게 보내다 왔다고 나한테 하소연한다, 오전 10시에 배를 타고 들어갔는데, 오후 3시에 오기로 한 수상 택시가 5시에 오는 바람에 6시에 벨리즈 시내로 돌아왔는데, 거지가 너무 많고 사람들이 무서워서 택시를 타고 황급히 호텔로 왔다고 한숨만 내쉬면서, 도대채 왜 이런 나라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작은별 여행사에 대한 불만을 토한다,

 

다음 날에도 다른 외국 관광객들은 아침 일찍 호텔을 떠나는데 우리팀은 오후 2시에 과테말라로 떠난단다, 그래서 내가 길잡이 미스 정에게 우리도 오전에 떠나서 과테말라에 일찍 도착해서 쉬면 좋겠으니 벨리즈 현지 여행사에 전화를 해서 일정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라고 하니까, 작은별 여행사와 벨리즈 여행사, 그리고 과테말라 여행사 간의 계약 시간이 고정되어 있어서 변경 불가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호텔 로비와 호텔 식당에서 윤사장 부부와 이야기를 하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윤사장 와이프 오여사는 앞으로 두번 다시 작은별 여행사로 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완전 사기꾼 여행사라고 욕을 하고 또 한다, 나도 덩달아서 차라리 파나마를 갔으면 좋았을 텐데, 파나마 운하 등 구경할 곳이 많은데, 왜 이런 거지가 득실되고 삼엄하고 사람들의 눈초리가 무섭고 불쌍한 나라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아마도 경비를 아끼려고, 호텔비가 싸니까 이 나라에 온 거라고 말하면서 나도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불편함과 불만에 대해서 사장과 담당 직원한테 이의를 제기하고 SNS에 올려서 알려야겠다고, 기분 나빠서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는다고 성토하고 욕하였다, 결국 오후 2시에 벨리즈를 출발해서 과테말라에 저녁 9시에 도착하였는데, 자유배낭이었으면 얼마든지 차량과 일정을 변경해서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이상한 나라 벨리즈, 꼭 지옥을 구경하고 온 느낌이랍니다,

 

 

          벨리즈 시티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

          우리가 머문 호텔 리조트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