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가을의 숲속,,(3) 본문
숲속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숲의 한 부분이고 하나의 소나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나무가 되어서 하늘 끝까지 치솟은 커다란 소나무를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마치 소나무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나이테가 말해 주듯 수백년을 살아온 소나무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있으리라,
그렇게 오랜 동안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견디며 묵묵히 살아온 소나무들은 침묵하며 고고히 살아간다,
오래된 소나무를 가만히 안고 있으면 감정이 교감된다, 언어로는 서로 통하지 않는 깊은 파장과 감정이 가슴을 통해 몸으로 전달된다, 그러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숲속에서는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숲을 통해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감성의 눈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자연 속에 숨어있는 숲은 탄생과 죽음과 현재가 함께 공존하며 숨쉬며 살아가고 있다,
도심에서는 볼 수도 없고 느낄 수 없는 원시 상태의 깊은 숲속은 영혼의 쉼터이다, 명상을 하면 깊은 호흡을 하게 되는데, 자연의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되풀이하다 보면 내가 어디에 있고, 지금 어떤 세계에서 무얼 하고 있는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을 잊어버리고 그냥 구름 속 위에 떠있는 듯한, 공기 속에 우주 속에 떠있는 것 같음을 느낀다,
우주의 무한 속에서 타임 머신을 타고, 공간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듯함을 느끼게 된다,
참선이나 명상의 좋은 점은 바로 이런 현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고 텅 비어 있는 공(空)의 세계에서 힐링하는 것도 산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신선들이 살고 있는 세계가 이럴까 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스트레스가 없는 세상, 걱정과 고민이 한순간 바람에 날려가 버린 것 같은 홀가분한 세상, 이것이 산속에서 사는 사람의 진정한 기쁨이 아닐까,
며칠 전, 김 청장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나의 산속에서의 살아가는 모습이 최고의 삶이라는, 김 청장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그러면서 자신이 아는 중견 건설회사 회장 이야기를 하는데, 일년 매출액이 1조 5 천억이며, 요즘 건설 경기의 호황과 아파트 분양의 호황으로 인해 회사의 이익금이 엄청나게 많이 나는데, 얼마 전 이 회사의 회장이 사망했다는 신문 부고를 보고 깜짝 놀랐단다, 돈도 많고 건강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회장이 왜 갑작스럽게 사망했는지 궁금해서 자신의 지인들을 통해 알아보려고 했었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경찰청에 있는 지인에게 알아보니, 이 회사의 회장이 아들과의 불화로 비관해서 자살을 했다고 알려주었단다,
개인 재산이 수천억을 가진 회장이 아들과의 불화로 삶을 포기한 것은 얼마나 괴로웠으면 자살을 했겠느냐고, 행복은 돈이 아니라고 김 청장은 쓸쓸하게 말한다,
작금의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감보다는 불안과 공포, 아픔과 슬픔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북한, 이란, 아프리카 등등의 수많은 국가들이 전쟁과 기아, 독재자들로 인해 공포와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며,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도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저 멀리에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했지만, 이에 반해서 국민들의 행복 지수는 훨씬 더 낮아진 것 같다,
행복이라는 건 금전적인 측면과 정신적인 측면, 그리고 육체적인 측면 등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달라지겠지만, 우선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옛날보다 행복 지수가 훨씬 낮아진 것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해 관계가 앞서고, 남보다 내가 우선시되는 그런 각박한 사회에 살고 있으니, 행복하지가 않다고들 말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살벌하고 각박한 사회를 떠나 산속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과 어우러져 개들과 함께 지내고 그와 더불어 정신적인 충만함과 육체적인 건강함이 함께 하는 산속에서의 삶은 나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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