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나의 퀘렌시아에서 새로운 꽃들과 함께,,(4) 본문
겨울철의 꽃들을 강원도 산속 집에서 서울집으로 가져왔다,
호야와 박쥐란 등등이다,
세월이 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모든 게 변해가는 것 같다,
특히 감정 변화가 심하다, 화도 잘내고, 인내심도 점점 사라지고 싫증도 잘낸다, 그리고 맛없는 음식을 먹지를 못하겠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 2>에 나오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불안’, ‘당황’, ‘따분’, ‘부럽’ 같은 기존 감정들 말고도 내 안의 새로운 감정들이 나타나서 충돌하는데, 이러한 수많은 변화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되는 걸 느끼게 된다,
강원도 산속에서는 오로지 나 혼자만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럭 저럭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아가는데, 서울 집에 오면 갑자기 모든 게 변하게 된다, 마누라는 사사 건건 일일이 참견하고 잔소리를 한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꽃들에게 물을 주거나 분갈이를 하다가 작은 쓰레기 하나라도 바닥에 떨어뜨리면 화를 내면서 잔소리하고 야단이다,
그래서 이런 잔소리꾼 마누라를 피해 나의 방에서 조용히 컴퓨터를 하거나 내 영혼의 쉼터인 '퀘렌시아 ' 방으로 피신해서 꽃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 등을 뜻하는 말로, 다시 기운을 되찾는 곳을 이른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퀘렌시아이다,
나는 가슴이 답답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퀘렌시아 방으로 피신한다, 그리고 포터블 무선 라디오를 켜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한참 동안 이 방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마누라가 나의 퀘렌시아 방에 들어오거나 컴퓨터가 있는 내 방에 들어올 때 항상 노크를 하고 들어오라고 엄중하게 이야기하지만, 이게 잘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면 나는 화가 나지만 될 수 있으면 참고 참으며 싸움을 피한다, 이런 나를 보고 마누라는 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이 변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내가 변한 게 아니고 그냥 꾹 참고 살아왔던 거다,
참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묘하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는 끊임없는 잔소리에 악처로 유명해졌는데, 내 친구들은 마누라들이 너무 사나워져서 무섭다고들 한다, 내가 우리 마누라 잔소리가 너무 심하다고 하니까,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자신들의 마누라는 밥도 안해주고 화만 버럭 버럭 내며 고함을 치는데, 무서워 죽것다고 하소연한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변하는 것 같다, 남편이 능력이 없거나 벌어놓은 돈이 없으면 이혼하자고 야단이며, 밥해 주기 싫다고 밖에서 천천히 놀다가 늦은 밤중에 집에 들어오라고 하면서 집에 있지 말라고 쫒아낸다고 한다, 이런 말을 들으면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 우리나라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자들이 사나워지고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제일 많이 변한것 같다,
이번에 내 방에 새로운 스피커를 한 대 샀다, TV를 볼 때나 유튜브에서 오페라나 오케스트라 연주회 장면을 볼 때, TV의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음향 소리가 좋지 않아 아쉬워했었는데, 내가 즐겨 보는 유튜브 <공돌이 아빠>라는 오디오 전문 유튜버가 소개하는 '클립쉬 R 50 PM' 이라는 스피커를 새로 구입했다, 그리고 이 스피커를 TV와 연결했다, 작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향 뿐만 아니라 음질이 좋고 소리가 너무 크다,
그런데 이넘의 스피커는 소리가 너무 커서 방안이 쿵쿵거리고 온 집안에 울린다,
예컨대,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면 꼭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 유튜브에서 연주회나 오페라 공연을 보면 노래하는 장면들이 너무 실감나서 참 좋다, 조그만한 스피커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지 참으로 신기하다,
음악을 듣다가 싫증이 나고 피곤하면 또 다른 나의 방인 '퀘렌시아' 방으로 가서 포터블 라디오를 켜놓고 그냥 휴식한다,
그리고 명상도 한다, 이처럼 음악과 함께 하는 나의 생활이 너무 좋다, 그러다 보니 여행도 가기 싫고 밖으로 나가기 싫다,
이럴 때 해외로 여행을 가면 딱 좋은데, 이젠 패키지 여행은 질색이다, 패키지 여행사의 무리한 스케줄과 가이드들의 횡포, 그리고 형편없는 식사와 숙소는 나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힐링하고 싶은 생각을 모두 부셔버린다, 대신에 더 피곤하고 염증이 나게 한다, 언제까지 이런 행태의 여행사 관행이 계속될런지 모르겠다,
그래서 차라리 나 혼자서 떠나는 조용한 국내 여행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지난 번에 TV를 보기 위해 편안한 의자를 새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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