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겨울 산속,,(5) 본문
12월의 강원도 산속은 땅도 개울도 얼었다,
40일 된 새로운 가족 강아지 두 마리는 추운 날씨에도 튼튼하게 잘 자라고 있다,
두 마리 수컷 강아지 이름을 알마(Alma)와 비바(Viva)라고 지었다, 알마비바는 칠레판 5대 샤또 그랑크뤼(Grand Cru, 뛰어난 포도원)라고 부르며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으로 꼽히는 프리미엄 특급 와인으로, 내가 매우 좋아하는 와인이다,
그래서 칠레 와인의 전형적인 풍부한 과일향과 프랑스 보르도의 섬세함이 조화로운 알마비바의 특징을 두 마리의 강아지 성격에 빗대어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괜찮게 잘 지은 것 같다,
이 두 마리 강아지들은 영리하고 나를 참 잘 따른다, 한 마리는 검정색인데 더 크고 더 용감하다, 아마도 나중에 성견이 되면 사냥을 잘할 것 같다,
겨울 속 산속은 적막하고 더 쓸쓸하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노래가 잘 어울리는 그런 환경이 산속에 그려진다,
다른 한편으로 겨울 산속은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절인 것 같다,
절에서도 '동안거(冬安居)'라고 해서 겨울 동안 외부와 차단하고 참선을 하면서 깨우침을 얻기 위해 맹렬 수련하는 기간이 있다, 나도 절에서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수련을 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명상을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를 되돌아보면서 참이 무엇인지, 깨달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바다에서 항해를 하듯 그렇게 수련하고 있다,
명상이나 참선은 하는 방법이 똑같은데, 참선과 명상이 어떻게 다른지 절에서 오랫동안 수도하시는 스님께 여쭤 보니, 참선과 명상은 같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다만, 참선은 명상보다 더 깊은 수련 방식이라고 가르쳐주셨다,
참선을 오랫동안 수련한 스님들의 얼굴을 보면 얼굴이 일반 스님들과 다르다,
환하고 자비스러운 표정에 강건하고 눈빛은 현현(玄玄, 현묘하고 심오함)하다,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것 같은 그런 이미지를 느끼게 해준다,
예전에는 스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리고 인연도 많았었다, 수많은 절에 수많은 스님들이 계시는데, 어떤 중들은 땡중이라고 불리며 세상의 보통 사람들보다 더 탐욕스럽고 세상에서 지탄받는 중들도 참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더 넓은 시선으로 보게 되면, 물질문명이 고도화된 속세를 떠나 부처님을 위해 불공하며 혼자서 수행하는 것 자체가 존경스럽다, 카톨릭의 수도사들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더 엄격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을 바라 보기만 해도 가슴이 저려오고 존경스럽다,
나도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흉내라도 내고 싶어서 겨울 동안 산속 집에서 수련을 하려고 한다,
'나의 산골이야기 > 2024년 하반기(8월~12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산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다,,(7) (0) | 2024.12.23 |
---|---|
꿀 아르바이트?,,(6) (0) | 2024.12.19 |
나의 퀘렌시아에서 새로운 꽃들과 함께,,(4) (2) | 2024.12.15 |
12월의 산속 - 영혼의 쉼터에서,,(3) (0) | 2024.12.09 |
12월의 산속, 상념에 잠기다,,(2) (4) | 2024.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