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추억여행) 탱고를 잉태한 원색의 항구, 라 보카,,(140) 본문

해외여행/남미지역

(추억여행) 탱고를 잉태한 원색의 항구, 라 보카,,(140)

영혼의 수도자 2023. 10. 20. 05:28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보카지구는 1800년도 유럽의 가난한 이민자들이 보카 항구를 통해 이곳에 정착하면서 도시가 형성되었다, 그 당시 이민자들은 배를 만들고 남은 철판과 페인트를 이용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그만하고 초라한 자기집을 찾기 쉽도록 다양한 원색의 페인트칠을 하여 지금은 거리 전체가 화사하고 개성있는 집들이 되어서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되었다,


그리고 저녁에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선술집이나 골목에서 서로를 껴안고 추기 시작한 것이 탱고의 시발점이 되었는데, 그 이후 보카지구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그림도 그리고, 술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등 보헤미안들이 함께 모여 휴식하고 예술을 즐기던 그 거리가 오늘날의 그 유명한 보카지구가 되었다,

 

난 이 보카지구의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차가운 맥주도 마셨다,

그리고 길거리의 돌 위에 앉아서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이들을 상대로 돈을 벌려는 여러 장사꾼들, 그리고 가게에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여러 종류의 손님 유인객들, 그리고 카페에서 탱고춤을 추면서 맥주나 음류수를 팔고 있는 댄서들과 종업원들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아르헨티나에 오기 전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전역에서 데모와 폭동이 일어나서 이곳이 여행객들한테 위험 지역이라는 여행경고가 내려졌었다, 그래서 난 나름대로 주의하고 가난한 배낭여행객으로 길거리에 주저 앉아서 이런 여정의 분위기를 즐겼다, 

 

그 옛날 80년대 중반, 남미에 처음 여행와서 아르헨티나에서 보냈던 추억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탱고춤을 많이 춘 탓인지 아르헨티나의 아가씨들이 허리 돌리는 것도 예사스럽지가 않게 보인다, 유럽 문화의 탓인지, 생각하는 것도 긍정적이고, 리버럴한 사람들,,, 그들은 마음만 맞으면 함께 춤도 추고 맥주도 마시고 신나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멋쟁이 여인들이었다, 멍하니 앉아 있는 나한테 어리고 그다지 이쁘지 않은 여자들 3명이 다가와 자기들과 함께 놀잔다, 내가 일행이 있다니까, 그러면 기념 사진을 함께 찍잔다, 그래서 OK 하고선 대한민국 남자를 대표해서 함께 사진을 찍었지요,머,

 

아마도 내가 자기들이 보기엔 다른 한국 남자들보다 더 멋있었는가 봅니다요, 나중에 이과수 폭포에서도 두 번이나 모델이 되주었거던요, 혼자 있는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도 모르고, 아님 자기들 잉카인처럼 얼굴이 시커멓고 키도 작고 배도 나오고 하니까, 친밀감이 들어서 기념 사진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러거나 말거나 난 이 잘 생기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은 여자들의 허리를 감싸 안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요, 

 

내가 참으로 많이 늙었다는 걸 느끼는 건 이런 때랍니다, 옛날엔 내가 먼저 여자들한테 사진도 찍자고 말하고, 저녁식사도 하자고 하고, 커피도 마시자고 하고, 또 길 안내도 부탁했었는데,,,이젠 여자들이 나한테 다가와 사진 찍고 함께 놀자고 해도 거절하니, 이게 늙은 게 아니고 뭐겠느냐고 한탄한다, 아 그 좋았던 옛날이여, 그리운 그 옛날이여,,,한숨만 나오는구나,

 

 

          이곳 식당에서 탱고를 추는 여자는 한국 사람이다, 우리나라 TV에도 나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