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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산속에서 커피 이야기 ,,(4) 본문

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가을이 오는 산속에서 커피 이야기 ,,(4)

영혼의 수도자 2024. 9. 2. 05:09

가을이 오는 산속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숲을 바라보며 커피만 마신다,

 

얼마 전 산속에서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드롱기 전자동 커피 머신을 한 대 구입했다,

80만원 대의 커피 머신이다, 커피 애호가<?> 인 내가 그 동안 산속에서 이태리 비알레띠 모카포트와 뉴브리카를 이용해서 커피를 마시려고 하니까 무언가 아쉽고, 좋아하는 에스프레소다운 에스프레소를 마시지 못하니까 답답하고 해서 커피 기계를 하나 구입한 것이다, 

 

서울 집에 도착한 드롱기 전자동 커피 머신 사용 설명서를 읽어 보고 그대로 시운전해보니까 작동이 잘 된다, 그래서 큰 기대를 안고 산속 집으로 가져와 시운전 해보는데 작동이 되지 않는다,

얼마나 큰 기대를 안고서 커피기계를 사왔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

몇 번의 시운전을 해봐도 되지 않아서 드롱기 커피 서비스 센터로 전화를 했더니 직원이 자세하게 사용법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직원이 알려준 사용법대로 다시 한번 시도를 해보는데 여전히 작동이 되지 않는다, 순간 어쩌면 전기 때문에 작동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커피 기계는 보일러를 작동해야 하기에 순간적인 전압이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산속 집에서의 작동을 포기하고 다시 서울 집으로 가져와 커피 기계를 시운전해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커피가 아주 잘 나온다, 그래서 집에는 이제 커피 기계를 두 대 갖추게 되었다,

 

맛있는 커피를 맛보기 위해서는 신선한 커피 원두와 커피 기계, 그리고 커피 기계의 압력과 시간 조절, 커피 분쇄기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되었을 때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10년 전, 아프리카 케냐를 여행할 때 케냐의 커피 농장에서 금방 따서 말린 신선한 아라비카 커피를 마셨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커피 본연의 맛에 놀라서 커피 농장에서 파는 똑같은 커피 원두를 사가지고 와서 집에 있는 커피 기계에 넣고 마셨는데, 똑같은 커피인데도 케냐의 커피 농장에서 마셨던 커피 맛과 향과 너무도 달라서 실망하였다,

 

이런 경험은 에티오피아에서도 느꼈었다, 길거리에서 여자들이  커피 세라모니를 한다면서, 커피를 직접 볶고 갈아서 전통 흙도자기 주전자에서 따라준 커피의 향과 맛은 흡사 마술사가 요술을 부려 맛을 창조한 것처럼 신비하고 황홀했다, 또 남미 과테말라 안티구아에서 마셨던 커피도 마찬가지였다,

 

과테말라 커피는 주로 화산 지역에서 경작되는데, 비옥한 화산토, 일정한 일교차, 낮은 습도 등의 기후 조건을 가진 과테말라 안티구아(Antigua) 지역의 커피는  커피나무가 화산 폭발에서 나온 질소를 흡수하여 연기가 타는 듯한 향을 가진 스모크 커피(Smoke Coffee)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안티구아에서 남서쪽 고지대에 위치한 아티틀란 호수<화산과 원주민 마을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다> 주변에는 12개의 섬 마을이 있는데, 이 중 가장 큰 섬인 '산티아고 아티틀란' 섬의 커피 가게에서 마셨던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똑같은 커피를 사가지고 와서 서울 집에서 마셨는데 커피 맛이 완전히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콜롬비아의 카페에서 마셨던 그 황홀한 커피 향과 맛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다,

커피 원두의 풍미는 재배되는 지역의 기후와 토양의 영향을 받아서 각 재배 지역마다 특별한 향과 풍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콜롬비아의  수프리모 원두 커피는 콜롬비아 안데스산맥의 높은 곳에서 재배되는데, 이곳의 화산 토양과 일정한 온도 덕분에 원두의 품질이 뛰어나 깊고 풍부한 맛과 균형적인 향을 지니고 있어서 커피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나도 콜롬비아에서 마셨던 커피 맛이 그리워서 나중 콜롬비아를 한번 더 가려고 한다,

 

커피는 와인과 아주 흡사한 신비한 마술을 부리는 신비한 물이다, 

 

커피 애호가인 나도 우리나라에서 커피 잘하는 집을 찾아 방랑하고 있다, 서울과 분당의 유명한 커피 볶는 집, 강릉의 유명한 커피숍과 카페들, 통영과 여수의 유명한 커피집, 그리고 동해 망상 해변에 유명한 커피집 등이 있는데, 특히 망상의 <The 좋은날> 카페의 젋은 사장은 좋은 커피를 찾아서 직접 전세계의 맛있는 커피 농장을 방문하여 커피를 맛보고 커피를수입하여 손님들에게 판매하면서 바리스타 교육도 실시한다, 

 

참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고 이상한 넘이다,

세계의 유명 커피들을 맛보기 위해서 인도네시아의 사향 고양이 똥에서 나온 루왁 커피, 자메이카의 블루 마운틴, 파나마의 에스메랄다 게이샤 커피, 하와이의 코나 커피 등등 유명 커피들을 구입하고 선물로 받아서 맛본다, 지금도 산속 집에는 이런 휘귀한 보물과 같은 커피들이 보관되어 있다,

 

내가 지금 산속 집에서 즐겨 먹는 커피들은 세계 유명 커피들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의 커피들을 기분에 따라 블렌딩해서 마시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 하와이안 코나 커피, 블루 마운틴, 콜롬비아 수푸리모 커피, 루왁커피, 파나미 게이샤 커피, 케냐 AA커피, 과테말라 안티구아 , 베트남 다람쥐똥 커피, 이태리 커피 등등의 20 개 종류의 커피를 보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취향과 취미라는 것이 헛된 짓이 아닐까, 어쩌면 허상을 쫓아서 달려가는 소년과 같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어릴 때 동네 앞산에 걸려 있는 무지개를 보고서 무지개를 가까이에서 보고 잡아 보겠다고 앞산으로 달려가 보았는데, 앞산에 걸려 있었던 무지개가 또 멀리 도망가서 더 먼 산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한번 더 힘차게 먼 산을 향해 달려갔는데, 먼 산에 걸려 있던 무지개는 나보다 더 먼저 달려가서 더욱 더 먼 산 위에 걸려 있어서 또 다시 힘차게 숨을 헐떡이며 달려 갔었는데, 무지개는 또 더 먼 산 위에 걸려 있어서 그냥 멍하니 바라보다가 포기하고 말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마도 내가 어릴 때 경험했었던 무지개를 쫓아갔었던 그 시절의 그 경험과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