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돌로미티 풍광,,(26) 본문
돌로미티 산에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도착하니 산 밑 풍경과 완연히 다르다,
나무 하나 없는 고산의 삭막함은 우주 여행을 떠나서 어느 행성에 도착한 느낌이다, 바위와 모래만 있는 풍경은 지구 같지가 않다,
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커피를 마시며 눈앞에 펼쳐진 돌로미티 풍광을 바라본다,
그리고 천천히 산 정상을 향해 산책을 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작은 바위 위에 앉아서 사방을 구경하며, "지금의 나는 어디에 있으며 무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돌로미티 산에 올라오니 기분이 어떠하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항상 똑같은 느낌과 감정,,,예컨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싶을 때의 강렬한 욕망과 실제로 갖고 싶은 것을 가지고 난 후의 감정은 언제나 비슷하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그렇게 갖고 싶어서 몸살을 앓았느냐고, 허망한 감정과 기쁨이 교차하는 그 묘한 감정이 함께 한다, 지금도 돌로미티 산에 올라와 느끼는 것은 해발 8,000m가 넘는 세계 최고봉들이 위치해 있는 네팔 히말라야산맥의 그 아름다웠던 산들과 뭐가 다른데,,,
돈이나 물건 같은 경우, 잠시 동안은 만족감을 주고 기분의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물질로 내 마음의 만족을 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을 모두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갖게 되는데, 답은 모르겠다,
그래서 바위 위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명상을 한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반복하면서 명상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는데, 내가 흡사 신선이 된 것 같다, 구름이 내 발 밑에 있고 구름 위에서 노니는 내가 신선이 된 것 같다,
3,000m가 넘는 고산의 숨가쁨과 답답함, 그리고 어지러움, 또 세속의 복잡함과 온갖 고민들이 다 사라지고 난 다른 사람이 되어서 훨훨 구름 위를 날아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시계를 보니 40분 동안 명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천천히 산에서 내려오는데, 한 발만 미끄러져도 천길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위험한 가파른 바위 길이다,
다른 사람들은 위험해서 오지 않는 위험한 절벽 길을 나 혼자서 겁도 없이 온 거다,
가을의 돌로미티는 산 아래의 온도와 전혀 다르다,
바람도 거세고 춥다, 그리고 구름과 안개가 시시각각으로 산을 감싸고 변한다,
햇빛도 보였다가 금방 구름 속에 숨어버리고, 갑자기 비가 오다가 멈추는 고산(高山) 특유의 날씨와 기온을 갖추고 있다,
흡사 수시로 변하는 변덕스러운 우리 집 마누라 성격 같다고나 할까,
고산은 항상 내 마음 속의 고향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높은 고산에서 수련하고 명상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또 하나의 욕구가 생긴다,
나중에 나 혼자서 꼭 다시 한번 오리라 다짐하고 맹세하며 천천히 산 정상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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