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돌로미티,,(27) 본문

해외여행/유럽지역

돌로미티,,(27)

영혼의 수도자 2024. 11. 12. 09:36

이번 이태리 여행의 현지 가이드 미스터 Lee는 성악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왔다가 이태리에 정착한 성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한국 안동에서 태어나 지금도 안동에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고 하면서 클래식 음악과 이태리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우리 여행객들한테 펼쳐보인다,  

 

나 역시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기에 이태리에서 성악을 공부하는 유학생들의 현실과 과거 이태리 유학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듣는다, 책이나 신문, 그리고 TV나 인터넷 등의 매스 미디어에서 접할 수 없는 클래식 음악의 속살을 듣는데 참 감동적이다, 특히 전문 성악가로부터 그만이 알고 있는 숨은 지식을 듣게 되니까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가이드의 와인에 대한 상식과 지식은 틀린 게 많아서 와인에 대해 많은 것을 단 둘이서 얘기하고 싶었지만, 내가 이태리를 10번 이상 왔었다고 하면서 옵션을 전부 선택하지 않으니까 나를 미워하고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게 눈에 보인다, 그래서 가이드가 와인에 대해 틀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당신이 말한 게 틀렸다고 목구멍까지 타고 올라왔지만 꾹꾹 누르고 말하고 싶은 것을 참고 또 참는다,

 

아주 오래 전에 정형외과 의사인 친구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이 친구에게 특이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세계 역사와 관련하여 사건이 일어난 년도와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래서 가이드가 스페인의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한 년도를 잘못 말하거나 역사를 잘못 소개하면 큰 소리로 틀렸다고 하면서 그 사건은 몇 년도 몇 월에 발생했다고 정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가이드는 자기 말이 틀렸다고 지적하니까 얼굴이 빨개지며 순간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난처함에서 벗어나고자 급히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곤 했었는데, 나중에 나한테 몰래 다가와서는 자기가 도저히 말을 못하겠다고, 친구분 좀 어떻게 해달라고 하소연하더라, 

 

그때의 일을 교훈삼아 나도 가이드가 설명할 때는 틀린 설명을 해도 눈을 감은 채 들으면서 이를 악물고 참고 또 참는다,

패키지 여행을 할 때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도 안하고서 그냥 자기 소개만 하고 전문지식 없이 여행객들에게 쓸데없는 소리만 주절거리는 가이드를 만나면 미치고 환장한다, 그냥 입을 다물고 음악이나 들으면서 버스 창밖으로 전개되는 바깥 풍경을 내다보게 놔두는 게 훨씬 더 좋다,

 

그런데 이번 이태리 여행 가이드 미스터 Lee는 많은 공부를 해서 지식이 풍부하고 클래식 연주와 오페라 무대에서 성악가들이 노래할 때의 긴장감과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이드는 돌로미티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태리의 숨은 보석 같은 장소라고 하면서 꼭꼭 숨겨 놓고 조용하게 지낼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돌로미티가 한국 사람들한테 소개되면서 수많은 한국 여행객이 몰려오고 있다고 하면서 가이드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좋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우려되는 점이 있단다,

 

예컨대 중국이 '한한령(한류금지령)'을 시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중국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떼를 지어 몰려와 큰 소리로 떠들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 현지인들에게 누를 끼치며 행동하였는데,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그들의 모습과 같을까봐 걱정을 한다, 

 

어쩌면 이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단체 관광객이 몰려다니는 여행지는 불편하고 인심도 변한다, 

전세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이태리는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만 좀 오라고, 유명 관광지가 있는 대도시에 관광세를 부여해서 받는데도 사람들이 아랑곳 하지 않고 더욱 더 몰려와 로마나 피렌체, 베네치아는 내년부터 관광세를 2배로 부과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