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겨울 산속에 눈이 오다,,(8) 본문

나의 산골이야기/2024년 하반기(8월~12월)

겨울 산속에 눈이 오다,,(8)

영혼의 수도자 2024. 12. 25. 03:25

2024년의 마지막 달인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달인 12월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내년의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강원도 산속에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우리나라 다른 지역에서는 많은 눈이 내려  폭설로 인한 피해가 속출해서 야단이 났었지만, 의외로 동해안은 눈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다른 곳에선 비가 내렸는데, 산속에는 눈이 내렸다, 기온이 내려가 눈이 얼어 붙어서 길이 미끄럽고  위험하다,

 

사람도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깊은 산속은 다른 세상이다,

 

지리산 깊은 산속의 암자와 비슷하다, 그래도 암자에는 가끔씩 신자들이 암자를 찾아와 담소도 나누고 차도 마시지만, 내가 사는 산속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특히  겨울에는 눈이 쌓여 있어서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땐 사람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깊은 산속에서 그동안 소흘했던  명상이나 책을 읽든지 음악을 듣든지 더 많은 잠을 자고 휴식을 더 많이 취한다,

 

그래도  시간이 널널하니까, 사람이 그립다, 그런 틈새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한 모양들을 보며  자연과 우주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등을 생각하고 삶과 죽음등을 깊게 생각한다, 

수도하는 스님들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스님들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본능은 누구나 똑같다, 편하게 살고 싶고, 넓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고, 좋은 자동차를 타고 싶고, 섹시하고 예쁜 여자를 보면 강한 성욕이 치솟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고, 좋은 옷을 입고 싶고,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싶고, 높은 권력을 가지고 싶고,,,등등 이런 욕망은 국적과 인종의 차이와 상관없이 똑같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다,

 

그런데 스님이나  신부님 같은 종교인들은 이 강한 본능과 욕망을 억제하며 하나님과 부처님을 공양하며 모든 걸 억제하고, 인내하며, 아니 모든 본능을 다 버리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돈과 권력과 욕심, 그리고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강한  성욕을 어떻게 참으며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되고,

고차원의 다른 세상에서 사는 그분들이 두렵다 못해 너무나 거대하여 경외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다른 우주에서 온 외계인같은 특별한 사람들 같다,

 

어떻게 그런 고난의 길을 하루도 아니고 평생 동안 참고 또 참으며 인내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오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마음 속 깊이 존경심이 솟아난다, 

 

저속한 나는 지금도 맛있는 음식을 보면 참지 못하고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곤 하는데, 그러다 가끔 하루 동안 단식을 하는 게 고작인데,,,단 하루 동안의 단식에도 허기지고 배가 고파서 물을 계속해서 퍼마시며 배고픔을 참는데,,,그리고 명상을 할때도 1시간 이상을 계속하지 못하고 30분 정도 하는 것으로 만족해 하는데, 하루 종일 가부좌로  참선을 하는 스님들이 존경스럽다, 

 

식사도 그렇다, 발우공양이라고 해서 소박하고 단출한 몇 가지 채식 위주의 반찬과 밥과 국만 먹고 사시고, 옷도 단출하게 장삼 승려복 한 가지 종류만 입고 사시는 모습은 맑고 향기롭다 못해 사람 같지 않은 신선의 모습 같다, 이처럼 청빈한 삶 그대로가 수행 자체인 스님들을 상상만 해도 고개가 숙여지고 나를 겸손하게 만들며 나를 되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 철저한 수행과 깨달음의 길을 걷고 있는 종교인들을 생각하면 나는 참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세상의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나 내면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다고 할 수 없지 않을까, 

 

돈이 최고 라는 물질만능주의 사상과 끝없는 탐욕으로 혼탁한 세상에서 사는 것이 너무나 버겁고 숨이 막히는데, 어쩌면 오스트리아의 상징주의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가 말하는 "인간이 아무리 철학을 한다 한들, 결국 고통과 번민 속에 있을 뿐이다. 그것이 진실이다." 라는 이 말이 진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겨울 밤은 길고 또 길다, 이 긴 겨울에 나를 반성하고 새로운 내가 태어나길 기대하며 깊은 명상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리하여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