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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강가 두번째 이야기,,(2)

영혼의 수도자 2023. 6. 26. 21:33

얼굴이 예쁘고 교양이 넘치며 몸도 날씬한 여자 친구 미세스 김은  강가넘과  6개월 동안 사귀면서 여행도 다니며 인생을 즐겼다, 돈이 많은 그녀는 강가넘에게 5천만원짜리 비싼 시계<파텍 필립>를 선물하기도 했다, 나는 그 당시에 이런 이야기를 강가넘한테서 듣고  그가 자랑하는 시계를 보면서 솔직히 마음 속으로 엄청 부러워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세스 김이 강가넘한테 작은 건물을 하나 사야겠다고 하면서 서초동 교대역 근처에 있는 신축하지 오래되지 않은 12층짜리 건물을 보여주면서 어떠냐고 묻더란다, 원래 120억원에 나온 건물로, 월세가 1억원이 나온다고 하더란다,

 

주인이 돈이 급해서 100억원에 판다고 해서 미세스 김 본인이 사려고 한다고 하길래, 강가넘은 건물 위치, 가격, 월세 등을 고려했을 때 괜찮은 것 같다고 구입하라고 조언을 했단다, 

 

그러자 미세스 김은 건물 위치가 좋아서 앞으로 건물 가격이 많이 오를 것 같다고 하면서 투자 가치가 유망하니 자신과 함께 공동으로 구입해서 건물주가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더란다,  사실 강가넘이 사업하고 있는 논현동 건물도 세를 주고 장사를 하고 있어서 자기도 건물주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강가넘은 자신이 보아도 건물 위치가 좋고, 또 월세도 많이 나와서 구미가 당기더란다,

 

미세스 김은 자기가 70억원을 투자할 테니 강가에게 30억원을 투자하라고 하더란다, 그런데 강가넘의 수입품 가구점은 가구를 수입하느라 현금이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장모님으로부터 큰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미세스 김한테 푹 빠져서 두 눈이 먼 강가넘은 미세스 김의 제안에 흔쾌히 그러자고 했단다, 그의 생각에 미세스 김과 함께 건물주가 되면 오랫동안 연인관계가 지속될 것이고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고, 또 자존심상 자신이 돈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오케이했단다,

 

그래서 계약금은 미세스 김이 마련하고 중도금은 강가넘 자신이 준비하기로 약속을 하고선, 10일 후 강남의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커피숍에서 계약을 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자와 건물주라는 노신사를 만나 서로 명암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었단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등기부 등본과  노신사의 주민등록증을 강가넘과 미세스 김에게 보여주고 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건물주라는 노신사는 자신이 나이가 많아 건물 관리하기가 힘이 들었는데, 마침 아들이 사업상 돈이 필요해서 급하게 건물을 매각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중도금과 잔금을 빨리 지불하는 조건으로 건물을 판다고 이야기하더란다,

 

계약금으로 미세스 김이 수표 10억원을 노신사에게 건네주고, 건물 계약서와 영수증을 받았단다, 그리고 10일 후 중도금 30억원을 주기로 하고, 남은 잔액 60억원은 20일 후 미세스 김이 준비하기로 하고 헤어졌단다,

 

그리고 강가넘은 거래하던 신한은행에 가서 2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그 동안 사업하면서 워낙 신용이 좋아 2일만에 20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고, 자신의 가구점 통장에서 10억원을 인출해서 미세스 김을 만나 신나게 거시기를 한번 치른 후, 당당하게 미세스 김에게 30억원의 수표를 주었단다, 그리고 미세스 김이 건물 등기할 때 필요하다고 주민등록등록 등본 한 통을 떼어달라고 해서 직원을 시켜 주민등록등본과 자신의 도장을 그녀에게 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돈 가치가 없어서 그렇지만, 80년대 초반 30억원은 엄청나게 큰 돈이었다, 지금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50평대가 60억이 나가는데,  그 당시에는 50평대 현대아파트가 3억원에 거래되었고, 보통 강남의 50평대 아파트가 1~2억 정도 였으니까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30억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짐작할 것이다, 

 

중도금으로 30억원을 지불하고, 중도금 영수증을 받은 강가넘은 미세스 김이 돈이 아주 많은 복덩어리라고, 좋아서 하하거리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자신도 건물주라고 부푼 꿈에 젖어 미세스 김과의 미래를 설계하며 매우 행복해했다,

 

두 사람은 잔금을 치르고 등기 수속을 마치면 둘이서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하였단다, 프랑스의 유명 와이너리에 가서 최고급 와인을 마시고, 파리의 세느 강변을 걸으며 낭만을 즐길 생각을 하니까 신이 난다고 하자, 불어를 잘하는 미세스 김이 자기가 유명 레스토랑과 유명 와이너리에 가서 로마네꽁띠 와인을 사겠다고 하면서 즐거워하더란다,

 

그런데 중도금을 치르고 일주일 후 미세스 김으로부터 전화가 와서는 자기 딸이 영국의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영국에 일주일 동안 다녀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란다, 공항에서 떠난다고 전화가 오고, 하루 뒤 영국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고 나서 2~3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되더란다, 전화를 해도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문자로 전화를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으니 슬슬 불안해지더란다,

 

그로부터 며칠 후 미세스 김으로부터 급한 일이 생겨서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 테니 걱정말고 기다려 달라는 문자가 왔는데, 그래도 불안한 강가넘은 문자를 받은 다음 날 미세스 김이 살고 있는 현대아파트를 찾아가 현관문을 살펴본 후 경비원을 만나서 1202호실 주인에게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까, 경비원이 자기를 뻔히 바라보다가 왜 그러느냐고 묻더란다, 그래서 내가 김 아무개 주인과 잘아는 사이인데, 연락이 안돼서 걱정되어서 그런다고 하니까, 경비원은 그 여자는 20일 전에 이사를 갔단다,

 

눈앞이 캄캄해진 강가넘은 사기를 당했다는 걸 직감하고 어지러워서 계단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다가, 서초동에 있는 계약한 건물로 급히 찾아가 관리사무실에 가보니, 여직원 한 명과 나이든 관리원 남자가 있어서 사장한테 급히 연락을 해달라고 하니까,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 건물을 내가 계약을 했는데, 건물 주인이라는 사장 명함에 있는 전화를 해도 전화기가 꺼져 있고 연락이 안돼서 사무실로 왔다고 하니까, 관리원이 고개를 갸웃하며 건물 사장한테 전화를 해서는 "어떤 사람이 이 건물을 샀다고 하면서 찾아와서는 사장님을 만났다고 하면서 전화가 안돼서 찾아왔다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하면서 한참 동안 통화를 한다,

 

그러더니 강가넘을 바꿔 주더란다, 전화로 건물 사장이라는 사람은 당신 누구냐고 하면서, 난 건물을 당신한테 팔지도 않았고, 당신을 만난 적도 없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하길래, 사장님 성함이 박OO 아니냐고 물으니까, 그렇다고 하면서 아마도 당신이 사기꾼들한테 속은 것 같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하길래, 사장님 주민등록증도 확인했다고 해도,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리더란다,

 

이후 강가넘은 이 사기사건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 돈많은 장모님께서도 더 이상 도와주지를 않고, 또 이후에 수입가구의 인기도 시들해져서 결국 강가넘은 쫄딱 망했다,

 

서울에서 재벌처럼 놀다가 사업이 망해 할 일이 없어진 강가넘은 너무 챙피해서 마누라와 자식 둘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가 힘들게 살았다, 그 이후 내 친구 한 명이 부산에서 고생하며 살고 있는 강가넘을 보았다고 전해주는데, 강가넘의 모습은 시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과 같았다고 하면서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만,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며 고소해하더라,

 

나하고도 더 이상 연락이 안 된다, 여자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을 망친 강가넘을 나는 산속 정자에 앉아서 되새김질해보며, 인생이란 다 그런 거라고 지난 시간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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