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산속에 살면서 기분 좋은 일들,,(3) 본문
여름의 산속은 시원하고 매일 매일이 휴식이다 보니 한편으로는 심심하고 따분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즐겁고 행복함으로 가득찬 날들이다,
정자나 평상에서 커피나 차을 마시고, 냉장고에 보관한 시원한 수박을 먹으면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그동안 바빠서 보지 못한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는다,
산속에는 장마가 지나가고 나니까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산속 곳곳에 새로 나와 있다,
버섯에 대해서 유튜브와 책을 통해 공부를 했지만 독버섯인지 아닌지 자신이 없어서 내가 확신하는 버섯들만 가끔 채취하는데, 그래도 조심한다,
영혼의 쉼터에 작년부터 온갖 종류의 꽃들을 심어 꽃밭을 조성하였는데, 그 꽃들이 성장해서 이젠 제법 다양한 매력의 꽃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되었다, 또한 작년에 당귀 씨앗과 방풍나물 씨앗을 뿌려두었는데, 이 씨앗들이 싹을 터서 황토방땅 위에 잘 자라고 있다, 아마도 수백 개의 당귀와 방풍나물이 될 것 같다,
예전에도 삼척 시장에서 방풍나물 모종 한 개에 1,000원씩 주고 사가지고 와서 산속에 심었었는데, 작년에 원덕에서 낚시 가게를 운영하는 김사장이 산속 텃밭에 키우라고 방풍나물 씨앗을 한 컵 정도 가져왔다, 그래서 그것을 가을에 밭에다가 뿌려 두었었는데, 올해 장마가 시작되면서 새싹이 나오더니 지금은 제법 크다, 그리고 참당귀도 작년 가을에 씨앗을 받아서 영혼의 쉼터 여기저기에 뿌려두었었는데, 올봄에 당귀 새싹들이 나와서 지금은 많이 자랐다,
이런 모양들이 신기하다, 여러 종류의 약초들과 과일나무들< 호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복숭아나무, 감나무, 사과나무>이 잘 자라고 있는데, 그중 밤나무는 심은지 2년 밖에 안되었는데도 올해 알밤들이 주렁 주렁 열렸다,
보통 5년이 지나야 과일이 열리는데, 묘목을 심은지 2년되는 해에 알밤이 열리니 신기하다,
아마도 내가 과일나무에 3년 동안 묵혀둔 퇴비를 많이 주어서인지도 모른다, 또 작년에 심었던 맨드라미와 메리골드의 모종을 새로 심지 않았는데, 씨앗이 땅에 떨어져서 자연 발아되어 새로운 꽃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그런데 장마가 끝나고 나서 내가 사는 강원도 산속에도 온도가 높아지고 가뭄이 찾아와서 나무와 꽃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산속의 계곡에서 200m의 긴 호스를 연결해서 물이 필요할 때 물을 주리라 마음먹고 3일 전 구입한 호스를 가져와 영혼의 쉼터까지 연결했다,
호스를 연결할 때는 여러 가지 주의사항과 노하우가 있다,
예를 들면 호스를 연결하고 나서 호스 안에 공기가 들어가 있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 공기압에 의해 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호스 속에 찌꺼기나 오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맨 처음의 호스 끝에 작은 스텐망을 모기장으로 덮은 다음 단단하게 묻어두어야 한다, 더불어 태풍이나 많은 비가 올 때 스텐망이 빗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큰 바위돌로 고정해 두어야 한다,
200m의 호스를 높은 계곡에서 영혼의 쉼터까지 끌고 와서 연결한 후 시운전을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과 조급한 마음이 나를 설레게 한다, 호스를 연결한 두 곳에 호스물을 연결하고 잠그는 장치를 해둔 곳에서 영혼의 쉼터로 가는 호스물을 틀고서 서둘러 쉼터로 달려가 보니 호스에서 힘차게 물이 나온다,
이 광경이 나를 즐겁고 황홀하게 한다,
기쁜 마음에 두 개의 물조리개로 가뭄에 시든 꽃들과 나무들에게 물을 주는데, 큰 물통에 금방 물이 차오른다, 두 개의 물조리개로 빠르게 물을 주는데도 워낙 물이 힘차게 나오니까 금방 물통에 물이 찬다, 옷과 신발은 물을 퍼나르고 물을 주느라 흠뻑 젖는다, 그래도 즐겁다, 가뭄에 목말라 하는 꽃들과 나무들이 내가 주는 생명의 물을 마시고 원기를 회복하여 싱싱하게 잘 자랄 것을 생각하니 피곤한지도 모르겠고 그냥 놀이하듯 즐겁고 신이 난다,
한 시간 정도 물을 주고 나니까 영혼의 쉼터는 비가 온 것처럼 땅이 젖어서 생명의 기력을 회복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계곡으로 다시 올라가 영혼의 쉼터로 가는 호스 연결 장치를 잠갔다,
산속의 물은 생명의 원천인 동시에 고마운 생명수다,
집 정원과 연못 두 곳, 그리고 개집 세 곳에는 물이 항상 흘러야 한다,
깨끗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살아 있는 물은 산속에 사는 나에게 피로를 풀어주고 건강을 유지시켜줄 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요리할 때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서울 집에서 사서 먹는 제주 삼다수보다 산속에서 먹는 생수 맛이 훨씬 더 좋다,
이런 모든 것들이 도시와 떨어져 살고 있는 나를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지금의 이 순간을 즐겨라, 그리고 이 시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라는 명언을 가슴 속에 되새기며,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들을 즐겁고 신나게 보낸다,
휴가철이라서 강원도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래서 1년 중 제일 북적거리는 이맘 때가 되면 겉으로는 즐거우면서도 속마음은 씁쓸하다, 휴가를 보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떠나거나 머물거나,,,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고, 무엇이 삶을 쓸쓸하게 하는 것인지, 중요한 것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인데, 뜨거운 태양 아래 바닷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서 더운 열기 속에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바보 같기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귀중한 휴가를 망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다른 좋은 방안들이 있을 텐데, 휴가를 휴가답지 않게 보내는 우리나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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