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추억여행) 아타카마 사막에서 산티아고를 향해,,(98) 본문
아타카마는 사막 한 가운데 짚과 진흙을 섞어 벽돌을 만든 다음, 그 벽돌을 쌓아 올린 아도베(Adobe) 양식의 건축물로 이루어진 마을로, 마을 사이의 길이 모두 울퉁불퉁한 흙길 그대로였다,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을에서 볼 것은 거의 없지만, 아타카마 사막이 세계 여행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이곳에 달의 계곡<Valle de la Luna>과 땅 밑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간헐천이 있기 때문이란다,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붉은 흙으로 이루어진 산과 계곡들이 도로 옆으로 펼쳐지는데, 군데군데 보이는 하얀 물질은 천연소금이라고 한다,
아타카마 마을의 아르마스 광장을 주변으로 많은 상가들이 있는데, 어제 저녁을 먹기 위해서 인테리어가 멋지고, 내 나름대로 제일 음식을 맛있게 할 것 같은 집을 찾았다,
오늘밤은 좋은 와인과 이태리식 스파케티나 파스타를 먹으리라고 마음 먹고 여러 곳의 음식점 앞을 기웃거린다, 식당 분위기가 좋고 음식이 맛있을 것 같은 레스트랑을 물색해 보는데, 책에서 소개한 음식점은 믿지 않기로 작정하였기에, 몇 군데 방문한 음식점들은 나름대로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분위기는 좋았지만 마음이 영 내키지 않는다, 그러던 중 마음에 드는 레스토랑 한 곳을 발견하였다, 이 레스토랑은 이태리안이 직접 화덕에 요리하고 운영하는데, 분위기가 매우 좋고 생음악도 연주하는 그런 곳이었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으며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이 앞서가는 디자인이라고 할까, 세련되었다기 보다는 약간은 괴상한(?) 옷차림에 머리를 길게 기른 웨이터한테 파스타와 와인을 주문하고 가격을 보니, 와 이건 우리나라의 고급호텔 급의 가격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를 위한, 그 동안 너무도 고생한 나를 위한 위로의 저녁 식사 자리 아닌가, 그냥 분위기로 먹자고 결심하고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와인을 홀짝이며 마시는데, 하긴 칠레라서 그런지 맛이 좋은 와인인데도 와인값은 싸더라,,,
그런데 잠시 후 나한테 서빙한 웨이터가 바(bar) 앞으로 나가더니 악기을 연주하고 노래한다, 또 다른 웨이터들도 함께 참가하여 연주하고 노래하는데, 아 이건 보통이 아니다, 파스타도 면발이 고르고 쫄깃쫄깃 하고 맛있다, 비싼 것은 맛있다는 어느 선배님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픽 하고 웃었다,
식사하면서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박수 치고, 와인 마시고, 그야말로 분위기 죽이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서 내가 잠자는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런데 분명히 내가 눈으로 확인하고 표시한 건물을 기점으로 숙소를 찾아가는데, 늦은 밤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쓸쓸하고 좀 무섭다,
강도가 나타나면 꼼짝없이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몸이 굳어진다, 그런데 우리의 숙소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다시 골목길을 걸어 나와서 메인 광장의 거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른 골목으로 찾아가는데, 옛날 오래된 마을이어서인지 골목길의 모양이 다 똑같다, 당황스럽고,,,혼자서 다 마신 와인의 취기가 확 하고 달아나는 것 같다,
불빛이라곤 가끔 전등불이가로등에서 비추는 게 전부인데,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내가 머물고 있는 호스텔 명함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게 생각난다, 근처의 호스텔 이름이 생각 나서 상가의 장사하는 사람들한테 호스텔 이름을 말하고 위치를 물어보는데, 묻는 사람마다 위치가 다 틀린다,
몇 군데의 골목길을 더 더듬고 헤매다가 상가로 나와서 혹시 우리 일행 사람들이 보이는지를 살펴보는데, 동양사람이라곤 단 한 사람도 보이질 않고 전부가 서양사람들이다, 그래서 전봇대에 기대 서서 그냥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만 구경하고 서 있는데, 시간은 점점 흘러서 자정을 넘어 상가들도 문을 다 닫고 있다, 그런데 저 멀리서 혼자 검정 비닐 봉투를 들고 오는 여자가 보이는기라,
한국사람 같아서 자세히 보니 우리와 함께 여행 온 일행 여자인기라, 그녀는 광주에서 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왔는데, 캐나다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한국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리 반가울 수가,,,마치 물속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데, 지나가는 사람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것 같아서, 아니 죽은 우리 아버지를 만나 것처럼 반갑고 기쁘다,
어디 갔다 오시나요,,이 늦은 밤중에 왜 혼자서 나왔느냐고 너스레를 떨면서, 그녀가 들고 있는 검정 비닐 봉투를 받아 든다, 내일 먹을 과일과 빵을 샀단다, 그리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했단다,
내가 길을 잃어버려서 이렇게 하염없이 서 있다고 말하니까, 아니 이 길로 곧장 가면 되는데요, 하는 게 아닌가, 내가 서 있는 상가 골목길에서 5m도 안되는 골목길에서 서 있었던 거다,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그래서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다정한 연인들처럼, 오손도손 이야기 하면서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데, 꼭 귀신한테 홀린 기분이고 그 당황스럽고 황당함은 말로서 표현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두근 거리네요,
다음날 아침, 과일과 빵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방에서 늦게까지 잠을 자며 뒹굴다가 밖으로 나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아침 7시에 출발하는 달의 계곡 투어에 참가한 인천에서 온 고등학교 수학선생님과 공주에서 온 체육선생님 와이프인 여선생님이 돌아왔다,
사람들이 어땠냐고 물어 보자, 인천 수학선생님이 자기가 찍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신나게 설명을 한다, 먼저 투어 버스가 여행자들을 모래 절벽으로 이루어진 길 사이에 내려주면, 거기서부터 40분 정도 걸어가게 되는데, 생명 하나 자랄 것 같지 않은 황무지의 한 가운데를 천천히 걷다 보니 마치 다른 별 위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종착지 달의 계곡 공원에 들어서면, 결정화된 소금과 풍화작용에 의한 지형이 장관이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그저 감탄만 하고 왔다고,,,그러면서 그늘진 곳이라고는 전혀 없는 뜨거운 사막을 걷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서 죽을 뻔 했다고 엄살을 떤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 안가길 잘하고 방에서 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우리팀은 12시에 산티아고행 버스를 타러 터미날에 갔다, 그리고 비행기로는 7~8시간이면 갈 수 있는 산티아고를 장장 28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야만 했는데,,,중간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휴게소에서 5분 내지 10분 동안 쉬는 것 빼고는 너무나 힘든 여정이었다,
이 마을은 인테리어가 옛날의 담이나 집은 그대로 살리고 실내만 현대적으로 변형시켜서 운취가 있고 아름답다,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와 물가를 비교하면 깜짝 놀란다, 세계에서 물가가 제일 싼 나라에 있다가 이곳
칠레에서 비싼 곳이기에 당황스럽다, 과일 값과 음식 값,,,너무도 비싸다,,그래도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강도를 염려할 필요도 없다,
<아래의 사진은 푸에르토 안토파가스타(Puerto Antofagasta)항구,,
창밖에서 바라 본 불타는 일몰,,
다음 날 아침 산티아고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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