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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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골이야기/2023년 하반기(8월~12월)

산속에 가을이 찾아왔다,,(4)

영혼의 수도자 2023. 9. 14. 07:00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백로(9월 8일)가 지나고, 낮과 밤의 길이가 비슷해지는 추분(9월 23일)을 앞두고 기온이 점차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중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의 기운이 나타내고 있는 요즘이다, 

 

 IQ가 210이라는  김웅용씨가 TV에 나와서 강연하는 장면을 보았다,

김웅용씨는 4살 때 미적분과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말하며 세계를 놀라게한 천재였었다,

 

그런데 이런 천재도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고 싶어서 천재의 길을 버리고 평범한 일반 사람으로 돌아와 사는 게 너무 행복하고 신나고 좋다고 말한다, 

 

이 인터뷰를 보고서 나 역시 그의 말에 공감한다, 예컨대 사람들이 죄를 짓고 감옥에 들어가서 자유를 빼앗긴 채 답답한 좁은 공간에 살게 될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를 영화나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데, 내 지인 중 한 사람도 감옥에서 3년 동안 지내다 나와서는 예전의 삶과 사는 방식이 바뀌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또 북한에서 자유를 빼앗기고 살다가 중국이나 남한으로 탈출해 온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큰  행복인지를 알게 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준 자유를 향유하면서 북한을 옹호하고 대한민국을 북한 정권에게 넘기려고 거짓 찬양하고 선동하며 민주주의 이념과 가치를 뒤흔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여전히 정치 사회적으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를, 이 감사한 자유를 빼앗으려는 김정은이라는 독재자 정권에게  넘기려고 하는 자들을 왜 두려워하지 않고 방관하는지를 모르것다,

 

가을은 산속에서 많은 것을 수확하게 되는 최고의 계절인 동시에 아름다운 계절이다,

산에는 송이버섯과 능이버섯을 비롯해 수많은 종류의 버섯들이 산속 곳곳에서 솟아난다,

또 내가 힘들게 배양한 표고버섯들이 참나무에서 태어난다, 참 신기하고 신비스럽다,

 

그래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가을이 오면 난 이상한 병이 가만히 숨어 있다가 단풍잎과 함께 찬 바람이 불면 온몸을 휩쓸고 다닌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슬퍼지고 눈물이 나고 가슴이 썰렁해져서 안절부절 못한다, 

 

그래서 이맘 때가 되면 나 혼자서 여행을 떠나곤 했었는데, 올해는 외국은커녕 국내 여행도 가지 못했다, 

아픈 가슴을 달랠겸 고향 함양에 다녀왔다, 올 4월에 조상님 묘소를 새로 단장하고 처음으로 가는 길이다,

마누라한테 함께 가자고 해도 혼자 다녀오라는 말만 하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핑계를 댄다,

 

아들넘한테 함께 고향의 조상묘를 참배하려 가자고 해도 회사에 바쁜 일이 많아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으니 가족 전체를 대표해서 나 혼자서 다녀오시라고, 죄송하다고 말한다, 아 아들넘의 생각을 바꿀 수도 없고, 이젠 가족들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옛날에는 내가 한번 명령을 내리면 무조건적으로 따르고 시행했었는데, 이제는 마누라도, 딸도, 아들도 어느 누구 하나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아니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슬프다, 애통하다,

 

이른 아침에 나 혼자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이른 새벽부터 고속도로는 정체다,

1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이 넘게 나 혼자서 운전하고 가는 게 참 그렇다,

 

젊었을 때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다가 나이가 들어서 나 스스로 운전하고 다니는 게 뭔가 바뀐 것 같고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묘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새벽의 고속도로를 달리니 기분이 쪼금 좋아진다,

 

고향 함양에 도착해서 조상님 묘소에 가려고 우리 밭에 가보니, 잡초가 무성해서 내 키를 훌쩍 넘기는 잡초밭으로 변했다,

그 동안 우리 밭을 맡아서 농사지으셨던 친척 형수님이 무릎이 아파서 작년부터 농사를 짓지 못하고 나서부터 밭은 완전히 정글이 되어버렸다, 앞이 보이지 않는 잡초밭을 걷는 게 무섭다, 뱀을 밟게 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줄도 모르고 낫이나 제초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어쩔 수 없이 나무 지팽이를 주워서 풀속을 두드리며 조심스럽게 무성한 풀속을 헤치고 겨우 조상님 묘소에 도착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새로 조성한 조상님 묘소에 잔디들이 잘 자라고 있다, 산소에 별 탈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해진다, 

 

성묘 음식으로 조부모님께서 살아 생전에 즐겨 드시던 음식을 간단하게 준비해서 가져왔다, 소주 한 병을 따서 상에 올린 후 감사의 마음과 그리움을 담아 절을 올렸다, 그리고 술을 세 번에 나눠서 묘에 뿌린 다음 내가 살던 고향을 바라보는데, 가슴이 아리다, 이렇게 저렇게 세월이 흘러 나도 늙어서 조상님을 찾아와 뵈니, 나도 언젠가는 머지 않아 조상님들처럼 이름없이 흙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서늘해진다, 

 

어린시절, 친구 병탁이와 함께 놀았던 잠실(蠶室, 누에를 치는 방)이 있던 곳에는 병탁이 형님이 살고 있는데, 병탁이가 생각이 나서 슬픔이 몰려온다,

 

성묘를 마치고 고향 함양을 떠나면서 다시 한번 산소 주변을 둘러본다,

이젠 모두가 다 내 곁을 떠나갔구나, 이제 내 곁에는 아무도 없구나, 나 혼자 남았구나, 하고 혼잣말을 하는데, 참 쓸쓸하다, 이건 모두가 가을 때문이라고, 차가운 가을 바람 때문이라고, 중얼거린다, 

 

내가 살았었던 옛날 집은 지금은 다 사라졌다, 그리고 모든 모습이 변했다, 내 모습이 변했듯이 고향의 모습도 다 변모했다,

그래서 더 쓸쓸하다, 가을 참 쓸쓸한 계절이다,

 

 

함양군 안의면에 있는 <삼일식육식당>의 갈비탕,,점심식사로 먹었는데 주인이 바뀌었는지 맛이 예전에 먹었던 맛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