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태풍 때 망가진 평상 지붕을 수리하다,,(5) 본문
산속은 이제 가을이다,
아침 저녁은 춥다, 가을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했는데, 이 찬란한 가을을 맞이하기 위해 지난 6호 태풍 '카눈" 때 망가진 평상 지붕을 개보수하리라 작정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사실 지난 태풍 때 조립식 지붕이 완전히 망가졌기에 이번에 새로 튼튼하고 본래의 모양을 갖춘 지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난 한 달 동안 고심하고 방법을 찾았었다,
기본 형태인 4개의 기둥을 새로 설치하기로 작정하고 소나무의 기둥을 세우려고 준비를 했다,
두 개의 기둥은 평상이 세워진 곳이 급경사진 곳이어서 길이가 4m 가량 되는 나무 기둥이 필요했다,
그래서 2년 전에 베어둔 배나무와 층층나무를 4m 길이로 잘라서 운반했는데, 4m의 나무는 너무나 무거워서 자동차에 싣고 가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간신히 운반해서 나무 껍질을 벗기고 새로 페인트칠을 한 후 말려두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무 기둥보다는 쇠파이프 기둥이 더 튼튼하고 서로 연결할 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보관하고 있던 쇠파이프 4개를 가지고 평상 기둥을 연결하여 만들었다, 쇠파이프 기둥은 강한 태풍에 견딜 수 있도록 4개의 평상 기둥에 철사로 튼튼하게 묶었다,
그리고 지붕은 대나무8개를 텐트 쇠파이프에 새로 연결하여 아주 튼튼하게 연결해서 묶어두었다,
그리고 텐트 지붕은 방수천을 씌워서 각 사각의 텐트 끝에 나일론 줄을 가지고 나무와 연결해 묶어두었더니 아주 튼튼하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아서 텐트 지붕 위에 밧줄로 텐트가 강한 바람에 흔들리지 못하게 위에다가 연결해 묶어두었다,
이런 저런 사소하고 꼭 필요한 작업들을 마치고 나니 그런데로 괜찮다, 보기에는 깔끔하지도 미학적이지도 않지만, 튼튼한 게 마음에 든다, 강원도 산속에 살게 되면, 태풍이나 폭우와 폭설 등 상상 이상으로 강한 바람이 휘몰아쳐 모든 걸 망가지게 한다, 그래서 튼튼하게 하는 것이 예쁘게 하는 것보다 더 우선시된다,
집 마당을 정리했다, 여러 가지 물건들을 새로 만든 파고라에 옮긴 다음 집 마당에 쌓여 있던 통나무들도 파고라에 쌓아두니까 집 마당이 훨씬더 넓어지고 보기에도 좋다,
에스프레소 한 잔과 포도 한송이를 평상으로 가져와 먹으면서 새로 개보수한 텐트 지붕을 살펴보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천사장이 평상 위에 지붕을 새로 만들려면 약 4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했었는데, 전문적으로 목수일을 배우지 못한 내가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만 그래도 보수하고 나니까 400만원의 돈을 번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곳을 더 안락하고 멋지게 꾸며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은 애착이 더 간다, 전문적인 목수가 만든 것이 더 튼튼하고 깔끔하며 보기에도 좋지만, 좀 부족해도 내가 만들어서인지 더 아름다워 보이고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정자와 평상을 각각 다른 용도와 의미로 사용하려고 한다,
정자는 명상을 하거나 손님들이 산속을 찾아왔을 때 이용하고, 평상은 커피나 과일을 먹을 때, 그리고 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위한 치유가 필요할 때 힐링용으로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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