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골이야기
파고라를 짓다,,(1) 본문
산속에서 살면서 어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만큼 즐겁고 재미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을 조립해서 완성한 후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만족해하는 것처럼, 나 역시 나이가 좀 들어서<?> 어렸을 때 했던 것처럼 집앞에 새로운 파고라를 하나 더 만들었다,
이번에 만든 파고라는 쇠 파이프가 아닌 소나무 기둥과 소나무 각목을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태풍이 불거나 폭설이 내려도 괜찮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었다, 산속에 혼자 살다 보니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나 혼자서 나무 기둥을 세우고 이런 저런 목공일을 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실수도 많았지만 작업한지 일주일만에 아주 튼튼한 파고라를 완성했다, 사실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또 목공이 내 직업도 아닌데 그냥 나 혼자서 상상하고, 설계하고, 자로 재고, 특히 기본 뼈대인 무거운 소나무를 똑바로 세우는 건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었다,
계절상 처서(處暑)가 지났지만, 여전히 낮에는 산속 또한 덥기에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하다가 집안으로 들어와 찬물에 샤워하고, 커피도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산속에는 소소하게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어서 파고라 만드는 일에만 집중할 수가 없어서 다른 일도 틈틈히 하면서 파고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작업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작업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새로 뜯어서 고치고 다시 작업을 하다 보니 파고라 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도 즐겁게 일하니까 보람과 함께 신이 난다,
목수라는 직업이 참으로 힘들고 머리 좋은 사람이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지인이 퇴직 후 공방에서 목공일을 배우고 있는데, 이게 아주 꼼꼼하고 세심한 작업으로 창조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난 전문적인 목공 공구도 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공구를 가지고 요령껏 이용하여 파고라를 만들었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최소한 다른 한 사람의 공조가 필요한데, 난 참 무모하게도 나 혼자서 이런 일들을 감행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던데, 아마도 내가 좀 무모하고 무식해서 일 거다, 아니면 겁이 없든지,,,'무소의 뿔'처럼 그냥 돌진하면서 시행하고 도전한다,
이런 무모한 나 자신을 바라보며, 허허거리며 웃는다,
여하튼 이렇게 저렇게 작업을 해서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멋진 예술 작품이라고,
나는 나의 완성된 예술품을 보며 웃고 또 웃는다,
그와 동시에 나를 향해 칭찬을 많이 한다, 참 수고 많았다고, 고생했다고, 그리고 넌 아마도 타고난 예술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이 세상에 유일한 너 만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칭찬과 함께 파고라를 보면서 탄성을 지른다, 아 그러고 나니까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펄펄 나는 것 같다,
남이 아닌 내가 나를 향해서 칭찬을 하니까 내가 정말로 천재 같기도 하고, 유명한 목수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조각가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또 창조성이 높은 훌륭한 천재 예술가로 재탄생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맨날 나 자신한테 '바보'라고 하면서 과거에 잘못했던 일들을 후회하고 나를 꾸짖고 욕하며 나를 자학했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꿈속에서도 그 옛날 겪었던 그 사건들과 사람들 얼굴이 보이고, 그때의 상황들이 꿈속에서 재현되어 잠에서 깬 후에도 마치 악몽을 꾼 것처럼 괴롭고,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무리 지나간 일들, 과거의 후회되는 일들을 기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나를 자학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매번 잠잘 때마다 그때의 후회되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기분이 좋지 않고 가슴이 아팠었다,
그래서 작은 일을 해도 내가 나를 칭찬을 하니까, 머 사실 현재 내 주변에 나를 칭찬해 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기에 할 수 없이<?> 나 스스로 나를 칭찬해주었더니 내 몸과 마음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는 별 것 아닌 작은 일에도 나를 칭찬한다, 심리학 박사 김정운 교수의 책을 읽어보니, 자기 자신을 많이 칭찬하라고 하더라만,
그런데 이번 파고라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이것 하나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 5월에 참나무 200개에 표고버섯 종균을 넣는 작업을 마치고 나서 건조시켰었는데, 이번에 이 참나무들을 진돗개 해리집 뒤 표고버섯 재배하는 곳으로 옮기는 일도 함께 했다, 참나무는 한 개의 무게가 작은 것은 10kg 정도 나가고, 큰 것은 50 kg까지 무게가 나간다, 이 무거운 참나무를 맨손으로 들고 50m에서 100m 가량 거리에 위치해 있는 표고버섯 재배하는 곳으로 운반하여 저장해 두었는데, 이것 역시 참 힘든 작업이다, 그래서 쉬는 틈틈히 작업을 했다,
여름이 지나가는 8월의 한낮에 하는 일들은 힘들다,
땀이 많이 나서 금방 옷이 물에 빠진 것처럼 흠뻑 젖어서 샤워를 7번 정도 하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다시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갈증이 나서 물을 계속 마시는데도 갈증이 풀리지 않는다,
이렇게 낮에 힘든 일을 하고 나면 저녁 8시가 되면 깊은 잠을 자게 된다,
맑은 공기와 서늘한 온도가 깊고 깊은 숙면에 들게 한다, 그러면 다음날 5시경에 잠이 깨어서 명상을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몸이 건강해지고 힘이 더 세졌다,
살면서 일을 한다는 건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한 삶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면서, 건강과 행복과 재미를 함께 가져오는 비밀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또 어떤 새로운 일을 찾아서 신나게 일을 해야겠다고 산속 이곳 저곳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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