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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 페루 쿠스코,,(9)

영혼의 수도자 2022. 12. 25. 07:59

쿠스코의 하늘에 날벼락이 친다,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와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에 스콜<squall , 지구 열대 지방에서 대류에 의하여 나타나는 세찬 소나기. 강풍, 천둥, 번개 따위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을 휘뿌리기 시작한다,

 

비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온통 사방이 어둠에 휩싸인다, 마치 시간 여행을 하여 과거로 돌아가서 19세기 영화 속 한 장면에, 18세기 유화의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것만 같다,

 

비를 피해서 상가 처마 밑에서 멍하니 시커먼 하늘과 소낙비를 바라본다, 또 다른 운취가 느껴진다,

뜨거운 날씨였는데,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는 냉장고에 들어 있는 콜라를 마시는 것처럼 상쾌한 시원함을 가져다준다,

당장 빗속으로 달려가서 소낙비를 맞고 싶었지만 빨래할 것과 몇 벌 가져오지 않은 옷 때문에 그 충동을 참는다,

 

소낙비에 다 젖은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온몸에 걸치고 있는 옷가지를 다 벗어버리고,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다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아르마스 광장으로 있는 힘껏 달려가고 싶다, 나의 모든 껍질을 다 벗어버리고,,,비로 깨끗하게, 청결하게 목욕하고 싶다,

 

그러면 여태껏 쌓아 온 몸과 마음의 묵은 때가 다 깨끗하게 씻어질 것 같다,

새롭게 태어나고 싶다, 지난 과거와 가슴에 뭉쳐진 쌓이고 쌓인 한(恨)을 이 넓은 광장에 휘휘 뿌리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는 혼자 여행을 온 싱글들이 많다, 그래서 일주일이 지나자,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는 팀들이 이루워졌다, 

남미 여행에서는 가격이 싸면서 품질이 좋은 와인들을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가 있는데, 와인과 함께 곁들여 먹는 질 좋은 치즈 가격이 너무 싸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좋은 와인 몇 병과 염소 치즈 등을 구입해서 숙소로 돌아와 일행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흥에 겨워 자연스럽게 노래도 불렀다, 힘들었던 낮의 고단함을 와인을 마시면서 풀게 되는데, 참 좋다,

여행의 즐거움이란 이런 시간들이 틈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